최고가 되겠다는 의지, 그리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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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되겠다는 의지, 그리고 준비
  • 박상범 기자
  • 승인 2009.01.09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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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조랑우랑작목회 송지헌 사무국장
▲ 송지헌 사무국장

■ 2009 희망을 일구는 농민을 찾아서 (1)

농사란 사람의 손을 빌어 하늘의 뜻을 전하는 것이란 말처럼 농업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기간산업으로서 중시되어야 할 산업이다. 이 중요한 농업은 생명을 기르는 것이고 생명을 기르는 것은 인간밖에 없다. 이제 생명을 기르는 인간 즉, 농민들이 살아나야 한다.
UR, IMF, FTA 등의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꿋꿋하게 농업을 지키면서 그 속에서 희망을 일구고 있는 농민들을 찾아 그들의 희망가를 들어보자. 농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음을 그들이 전하는 희망가속에서 찾아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속리산황토조랑우랑 송지헌(48, 탄부면 매화리)사무국장을 만나기 위해 그가 운영하고 있는 한우사랑목장 사무실을 찾았을 때, 송 국장은 ‘월간 한우’ 2009년 1월호를 읽고 있었다.
책의 ‘한우컨설팅’,‘한우상담실’ 코너 등에서 많은 축산정보를 얻고 있다는 그의 뒤편에는 약품상자가 있었는데, 그 속에는 각종 축산의약품·영양제·주사기 등을 구비되어 있었다.
꾸준한 정보습득과 만일을 위한 철저한 준비, 이것이 그의 성공비결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외양선 항해사, 한우농민이 되다
보은중(26회)을 졸업하고 부산해양고등학교를 나온 송지헌 사무국장은 외양선 항해사로 일을 했었다.
그러던 그가 부인 김선자(45, 농협 충북대지점)씨와 결혼을 하면서 1989년 고향으로 돌아와 시작한 일이 독서실을 운영이었다.  그러나 지역여건상 학생수가 점점 줄면서 대안을 찾던 그는 우루과이라운드(UR)로 소값이 폭락한 상태인 1995년 8월 두당 6∼70만원을 주고 5마리를 구입해 한우농민으로 첫 걸음을 시작했다.

이 5마리가 송아지를 낳고 기타 수입으로 송아지를 사서 50여두가 되던 1998년부터는 한우와 병행하던 독서실, 고구마농사, 벼농사 등 모든 일을 접고 오로지 한우전업농이 되어 2001년과 2006년 축사를 추가로 증설해 현재는 축사 3동에 200여두의 한우를 키우고 있다.

“이왕 시작한 거 최고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한우에만 전념하기 위해 모든 것을 접고 한우에만 집중했다”
오로지 한우에만 전념한 지 10여년이 지난 현재 보은군 1천800여 한우농가 중에서 최고라는 소리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사육두수에서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더불어 최고 등급출현율·최고경매가를 여러 번 갱신했을 만큼 최고가 됐다.

#IMF, FTA의 거센 파도를 넘어
송 사무국장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1997∼98년경 IMF로 인한 소값하락과 사료값 폭등 때문.
당시 소를 팔아 사료값을 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소득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고 벼농사, 고구마농사 등으로 번 돈을 송아지를 사서 사육두수를 유지하는 등 한우물만 파는 길을 택했다.

난관은 지난해 또 다시 닥쳤다. 소값은 1년 전보다 마리당 100∼120만원씩 급락한 반면 사료값은 치솟고 있으며, 값싼 수입쇠고기까지 시중에 많이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1년 전 당시 고민을 많이 했으나, 좌절하거나 포기는 없습니다. 소는 노력한 만큼 주인에게 보답한다는 믿음을 갖고 그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송 사무국장이 말하는 극복방안은 사양관리, 고품질 한우생산, 생산비 절약이다.
철저한 사양관리를 위해 각종 교육과 정보를 수집해 적어두고 질병치료시 어떤 약이 효과가 있었는지 꼼꼼히 기록을 해두었다.

“필요한 약품을 준비하고 있어 아픈 소를 보는 즉시 직접 치료를 하고 있으며, 특이한 질병이 아니면 수의사의 손을 빌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미 뱃속에서 건강하게만 태어나면 폐사하는 하는 일은 거의 없을 정도다”라며 사양관리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고품질 한우생산을 위해 우수 정자를 공급받아 우수한 송아지 생산에 신경을 쓰고 있고 송아지때부터 영양제를 공급하여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생산비 절감을 위해 배합사료에 농가 부산물인 쌀겨, 보리겨, 율무 등을 혼합하여 이용함으로써 사료비를 30%이상 절약하고 있다.

#해내겠다는 의지와 철저한 준비면 성공 가능!
“열심히 일하면 반드시 그에 준하는 대가는 온다”
2004년 충북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바 있으며, 2007년 농협중앙회 충북본부 ‘한우 경영모델 농가’로 선정되고 2008년 농협중앙회로부터 한우부문 우수경영평가에서 전국 8개 농가 중 한 곳으로 선정된 것은 한우를 키우면서 이런 신조를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최고의 소리를 듣겠다고 다짐하면서 시작한 한우축산에서 최고가 되었지만 만족할 수가 없다. 국내외적인 여건이 결코 호락호락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와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그이다.

송 사무국장은 “어려움속에서도 항상 길은 있기에 자구책을 끊임없이 찾겠다”며 “특히 보은군과 보은축협이 보은한우를 명품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만큼 한우농가들이 힘을 더 모은다면 보은한우가 전국 최고의 한우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15년간 우리 민족의 자존심인 ‘한우’를 키워온 그는 200여두의 저녁식사를 챙기러 우사로 향한다.
우직하고 정직한 소의 발걸음처럼 그가 내딛는 희망을 향한 발걸음이 보은을 넘어 전국으로, 아니 세계로 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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