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에게 사랑을 자녀는 부모에게 공경을
상태바
부모는 자녀에게 사랑을 자녀는 부모에게 공경을
  • 박상범 기자
  • 승인 2008.09.19 1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필·김도화 부부 '다자녀 화목가정’ 충북도지사 표창
▲ '다자녀 화목가정'으로 선정돼 충북도지사 표창을 받은 김용필·김도화 부부 가족 사진. 왼쪽으로부터 김도화씨, 장남 경찬, 어머니 황정희씨, 막내 규민, 김용필씨, 딸 채린.
▲ 김용필·김도화 부부의 결실(?)인 아이들의 밝고 해맑은 표정에서 ‘화목’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앞에서부터 개구쟁이 막내 규민, 이쁜 귀염둥이 둘째 채린, 아직 어리지만 의젓한 장남 경찬.  

8년전 직장 선배이자 누나가 어느 날 마음속에 꽃으로 자리잡았다.

그 누나에게 다가가 잊혀지지 않는 꽃이 되기 위해 진달래꽃을 꺾어다 바치고, 그녀의 꽃이 되지 못하면 한줌의 낙엽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다.

이러한 눈물나는(?) 노력으로 보은읍 이평리 김용필(37, 보은BYC 대표)씨와 김도화(41)씨는 2001년 부부가 되었고, 8년이 흘러 지난 주 9월11일 ‘다자녀 화목가정’으로 선정되어 충북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 황정희(77)씨를 모시고, 첫째 경찬(7), 둘째 채린(5), 막내 규민(4)과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이들 부부와 가족이야기를 나누었다.

# 다가올 시간들을 잘 준비할 터

두 부부의 삶의 터전을 찾은 시각이 오후 4시 반 다행히 손님들이 많은 시간은 피한 듯 싶다. 누군가 축하인사를 건넨 듯 탁자 위에 커다란 빨간색 장미꽃 바구니가 보인다.

평소 친분이 있음에도 감쪽같이 속인 것이 열받아(?) 슬쩍 농을 던졌다.

“얼마나 화목하시길래, 상까지 받으셨나?” “과분한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럽고, 이번 표창을 계기로 보다 더 모범적이고 화목한 가정이 되도록 하겠다” “상을 받을 만큼 잘한 것 같지 않은데, 좀 더 잘할 걸 하는 후회도 든다”

부부의 쑥스러워 하면서도 진지한 대답에 괜한 농을 던진 것 같다.

이번에 받은 표창이 지난 8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다가올 시간들을 잘 준비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더욱 소중하다는 부부의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 가족은 소중한 추억이 담겨지는 곳

“가족은 실이 끊어지지 않고 실패에 동글동글하게 뭉쳐지는 것과 같으며, 결혼 후 남편이 최고이고, 내 남자에 내가 속해져 가고 있는 것 같다”고 가족에 대한 부인의 말에 용필 씨는 마냥 좋은가 보다.

정신차리라고 한 마디 던지고 가족에 대해 묻자, 용필 씨는 “가족이란 참으로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담겨지는 모임으로서, 서로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고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신을 바로 차린 듯 하다.

뱃들공원에서 어머니 황정희 씨께 며느리에 대해 여쭤봤다.

“결혼당시 나이도 많고 아들의 속을 많이 태워 탐탁치는 않았지만, 지금은 다섯 며느리 중 가장 믿음직하고 여러 면에서 잘 하고 있다”면서 며느리 자랑에 침이 마르신다.

몸이 불편하신 시어머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 어려울 만도 한데, 그녀에게는 아닌가 보다.

도화 씨는 “결혼 전 금융기관에서 10여년을 넘게 일하면서 시골의 어르신들을 많이 접해봐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 며 “대리점 일로 바쁜 우리 부부를 위해 아이들도 봐주시고 간단한 집안일도 도와주셔서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혼내고 매질을 하는 것에 대해 물었다.

“일반주택에서 살 때는 아이들에게 매질한 적이 없었는데, 아파트에서 살면서 아이들이 뛰고 장난치는 바람에 아래층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아이들에게 매질을 하게 되었다”

“이런 매질은 잘못된 것이다는 생각이 들어 이사를 했고, 지금은 회초리로 혼을 내고 매질한 후 잘못한 것을 스스로 말을 하게 하여 이해를 시킨다”.

평소 아이들에게 대하는 모습과 이런 말들에서 두 부부 나름의 아이들을 사랑하고 훈육하는 원칙을 엿볼 수 있었다.

# 계획(?)에 없던 막내

결혼당시 경제적 어려움이 많았고, 아무래도 아이 셋은 많다싶어 세 자녀를 둔 이유를 물었다.

도화씨가 나선다.

“둘만 낳고 그만 두려했으나, 계획에 없던 셋째가 생겨 병원을 찾았다가 뱃속 아이의 심장소리에 생명을 존귀함을 느끼고 병원에서 되돌아 나와 낳은 아이가 막내 규민이다”

“막내라 개구쟁이이고 계획에 없었던 아이지만, 지금은 제일 이쁘고 귀엽다”

미안했던 마음이었을까, 막내를 낳게 된 당시를 설명하는 그녀의 눈가가 촉촉하다.

이해가 된다. 요즘은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으로 늦둥이를 갖는 등 다자녀를 두는 가정이 늘고 있지만, 8년전만 해도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가 대세였던 때였으니까.

# 아이들 손잡고 산책할 때가 가장 행복

야구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용필 씨의 여가는 당연 야구. 볼링협회 이사인 도화 씨의 여가생활은 말하나 마나 볼링이다.

각자의 취미나 여가생활은 다르지만, 이들 부부는 종종 퇴근 후 군청주변을 도는 산책을 한다.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와 아이들 셋을 데리고 하는 것이 땀나는 일이지만, 가족의 화목과 건강을 위해서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 될 일이란다.

또한 부부가 일주일 내내 생업에 매달려야 하므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해 두 달에 한번정도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비행기, 나비가 있는 청주 우암어린이회관과 공기좋고 경치좋은 군내 유원지 등으로 가족여행을 간다.

# 어려움 알기에 남에게 작으나마 배려

보은읍내에서 BYC대리점을 운영하는 이들 부부는 연말연시나 어버이날에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층에게는 속옷을 선물로 제공하고 다자녀우대카드 참여매장으로 10%할인혜택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복지관이 운영하는 ‘나눔이 있는 행복한 마을’에 참여해 지역에 공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 수재민들에게 꼭 필요한 속옷들을 여러 번 다른 지역에 보내기도 할 만큼 함께사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 부부이다.

도화 씨는 “큰 수해를 두 번이나 겪어봐서 수재민들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 며 “다른 지역사람들이지만 수재민들에게 속옷과 옷가지를 보내드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한다.

# 다른 것 같지만, 다르지 않다

“종종 말다툼을 하지만, 자기주장만을 고집하지 않고 서로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보다 나은 방법을 찾아가게 된다”면서 용필 씨가 화쟁(和爭)이란 단어에 대해 설명한다.

“처음에는 의견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지만, 마지막에는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면서 결코 의견차이가 큰 것이 아니었음을 느낀다”며 “서로가 얼굴을 붉히더라도 그때그때 푸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도화 씨는 ‘다른 것 같지만,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했다.

살아온 환경, 직장 선후배사이, 연상연하 커플 등 많은 부분에서 달랐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잦은 말다툼도 있었지만, 부부와 가족이라는 울타리속에서 함께하면서 결코 다르지 않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산다는 이들 부부.

사랑·행복·화목이란 단어를 피부로 느끼게 해준 이 가족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붉은 노을이 깔리고 있었다. 그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어디선가 읽었던 글귀가 생각이 났다.

‘남편은 뿌리이며 아내는 꽃이다! 그러므로 행복한 가정은 튼튼한 뿌리에서 꽃이 만발하며 언제나 향기가 가득하다, 그리고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