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의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마도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는 것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실제 가구당 평균 소득이 3천500만원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니 마을에서 어떤 사업을 결정할 때도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
김진봉 위원장도 여기에 동의했다. 이는 마을의 복지센터를 건립한데 주민들의 참여도만 봐도 알 수 있다.
부지매입에서부터 건축까지 총 9억7천만원, 1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사업이고 보조는 절반 정도에 불과해 나머지 5억원 가까이 되는 돈을 주민들이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주민들은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우리보은군의 어느 마을이 10억원 가까운 건물을 지을 수 있으며 보조금을 5억원 받는다 해도 자부담을 5억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마도 포기할 것이다.
보조금 확보에만 눈이 밝고 자기가 부담해야 하는 부분은 어물어물 넘어가는 우리지역의 보조행태와 크게 비교된다.
이런 상황에 대해 김진봉 위원장은 주민들의 긍정적인 생각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마을의 의사를 결정하는 최고의결기구인 마을개발위원회의 역할, 그리고 앞에서 마을일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에 대한 신뢰때문에 저지마을에서는 가능한 것이라는 것.
저지마을 주민들이 이같이 공동체 의식이 강한 주민의식을 갖게된 것을 김 위원장은 마을공동목장 운영에서 찾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군유림을 임대해 넓은 초원에서 소와 말을 방목해 공동으로 사육하고 공동 분배했다. 그러다 소값이 떨어지면서 자연적으로 없어졌는데 1988년까지만 해도 운영이 됐었다는 것. 김위원장은 지금은 공동목장이 없어졌지만 이것은 우리마을의 문화적 상징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마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공동목장에 대한 현대적 계승 작업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의 원형을 복원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을길과 집을 연결하는 좁고 구불구불한 돌담길인 '올래', 출입구 양옆에 구멍이 뚫린 돌기둥을 세운 뒤 3개의 통나무를 끼워 대문 역할을 하는 '정낭' 등 제주의 문화적 상징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위원장은 마을만들기 사업이 외지인들을 끌어들이고 마을의 현대화를 꾀하는데 주안을 두고 있는데 일상적인 문화나 환경이 지역의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지역의 문화와 자연을 체계화해 원형이 살아있는 마을로 거듭나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