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4일부터 7일까지 보은읍 신함리 4차선 신설 국도 휴게소 부지에서 전국 한우싸움대회가 열린다.
올해로 4회째인 보은 한우축제 메인 행사인 이번 전국 한우싸움 대회는 보은군이 주최하고 한우협회 보은군지부와 투우연합회 보은군지부가 주관한다.
지난해까지는 시범 초청경기 식으로 소싸움대회를 유치했던 보은한우협회·투우연합회는 올해 3월 농림수산식품부가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규정에 따라 보은군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주관(주최)하는 민속 소싸움 경기를 할 수 있는 지역으로 고시하면서 정식 소싸움 대회로 발전한 것이다.
이에따라 올해 대회를 주관하는 협회 측은 전국 최초 돔구장을 설치해 전국에서 내노라하는 싸움소들이 야간까지 경기를 펼치고 소 등타기와 같은 각종 놀이와 함께 보은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장터를 운영하는 등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한우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소싸움은 두 소를 마주 세워 싸움을 붙이고 이를 보며 즐기는 놀이다.
예전에는 마을마다 싸움 소를 따로 길렀고 이 싸움에서 이기는 것을 마을 전체의 영예로 알았다.
싸움을 주관하는 이를 ‘도감’이라 불렀고 도감은 싸울 소의 나이, 체구 등에 따라 비슷한 것끼리 싸움을 붙인다. 무릎을 꿇거나 넘어지거나 뒤로 밀리면 지는 것으로 한다.
주로 추석 놀이로서 일제 강점기에는 우리민족의 협동단합을 제압하기 위하여 이를 폐지시켰으나 그 명맥을 조심스레 이어오다 마침내 광복을 맞아 부활되어 그 맥을 이어오다가 70년대 중반부터 고유의 민속놀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럼 보은에서 펼쳐지는 전국 한우싸움 대회의 볼거리를 미리 살펴 본다.
◆ 소싸움 보는 요령
우리나라의 소싸움은 소가 한곳에 모여 풀을 뜯다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겨루게 되고, 소의 주인도 자기네 소가 이기도록 응원하던 것이 발전하여 사람이 보고 즐기는 소싸움으로 변하게 됐다.
초기에는 소의 크고 작음에 구애받지 않고 힘과 기술로 한판승부를 겨루었으나 근래에 와서는 체급에 따라 특갑(810㎏이상), 갑(730㎏∼810㎏미만), 특을(695㎏∼730㎏미만), 을(650㎏∼695∼미만), 특(615㎏∼650㎏미만), 병(615㎏미만)으로 나누어 경기를 치른다.
소 주인의 추첨으로 대진표를 작성하며 이때부터 긴장감과 신경전이 시작된다.
싸움소가 대결 중 머리를 돌려 달아나면 패한 것으로 인정한다.
경기시간에는 제한이 없으며 한 마리가 패할 때까지 계속된다.
각 경기는 조별 토너먼트로 이루어진다.
체급별로 경기를 하고 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뿔치기, 머리치기, 배치기, 목치기, 옆치기, 뿔걸어 당기기 등 소들이 여러가지 재간을 구사하며 힘을 겨루어 승자를 가리게 된다.
◆ 이색 소들이 펼치는 한판
이번 축제에는 이색 소들이 등장해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대회 첫날인 4일과 5일에는 한우와 미국소 ‘알칸소’가 자웅을 겨룬다.
청도 공영공사 소유인 알칸소는 몸무게 970㎏으로 10승5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소와 겨루는 한우는 몸무게 850㎏의 ‘야수’로 15승 4패를 기록, 어느 소가 이길지 주목된다.
또 5일에는 경북 의령의 외 뿔 ‘조국이’가 펼치는 싸움의 묘미도 감상할 수 있다.
뿔이 하나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하지만 노련하게 공격해 상대를 무너뜨리는 조국이의 기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6일에는 한우와 흑소 간의 겨루기도 구경할 수 있다.
현재 흑소는 우리나라에 단 2마리밖에 없는데 이날 보은대회에 출전하는 흑소는 경북 대구에 사는 축주가 소유한 것으로 780㎏급이며 20승 7패를 기록하고 있다.
흑소와 겨루는 한우 ‘순돌이’는 830㎏ 급으로 전적은 7승3패다.
물러서지 않는 승부근성이 장점이다. 과연 한우와 흑소 싸움의 승자는 누구일까?
◆ 각 대회 주름잡았던 싸움소 집결
이번 보은한우축제 전국 한우 싸움대회에는 전국에서 위용을 떨치는 유명 싸움소가 출전을 예약해 소싸움 마니아 층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경남에서 덩치가 가장 큰 의령군 의령읍 무전리 최인규(59)씨의 싸움소 ‘코끼리’가 출전한다.
코끼리는 1천150㎏의 몸무게와 얼굴부터 엉덩이까지 몸길이 250㎝, 키 155㎝ 거구의 덩치를 자랑한다.
코끼리는 2006년도 10월 창녕에서 열린 전국 소싸움대회에서 1억원을 호가하는 유명 싸움소 ‘대한이’를 꺾는 이변을 연출해 이름을 떨친 의령군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싸움소이다.
또한 지난 4월 경남 의령에서 열린 제21회 경남 의령 소싸움대회에 첫 출전 준우승(특을종)을 차지한 산외면 봉계리 곽철수(51)씨의 ‘핵펀치’의 경기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전국 투우연합회 중앙회와 보은 투우연합회에서 참가 신청을 받고 있는 가운데 170여마리의 출전 신청이 확정됐으며 최대 200여 마리가 출전할 것으로 협회 측은 내다보고 있다.
◆ 보은투우연합회
한우협회 회원들로 구성된 보은 투우연합회는 총 25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국투우연합회 보은군지부로 정식 등록돼 있다.
현재 보은 회원들도 이번 보은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싸움소들을 운동시키는 등 승리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조위필 회장이 특을 급으로 진주대회와 정읍대회에 출전한 바 있는 순돌 등 2마리를 보유하고 있고 곽철수씨가 특을 급으로 올해 의령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핵펀치를 비롯해 7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또 조우진씨는 의령대회에 출전한 병급의 강철 등 7마리를 갖고 있고 올해 진주대회에서 1등을 차지 한 바 있는 병 급의 싸움소 1마리 구입했다.
김홍범씨도 진주대회에 출전한 갑급의 보스를 비롯해 총 4마리를 보유하고 있고 김재복씨도 1마리, 최영호씨는 2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이번 보은대회에서 정식 소싸움 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주인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