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발원지인 중간늘근이(궁점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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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발원지인 중간늘근이(궁점마을)
  • 곽주희
  • 승인 2008.06.2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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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면 중판1리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돼 비를 한 줌 뿌린 뒤 마른 장마가 시작된 지난 25일 중판리를 찾았다.

무더운 날씨에 한줄기 소나기라도 내리면 논과 밭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마을주민들이 조금은 시원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중판1리 찾아오는 길

전국 최대의 명산인 속리산, 이 속리산에서 발원한 물은 한강, 금강, 낙동강 등 세지류(삼파수라고도 한다) 중 남한강으로 흐르는 발원지에 위치한 동네가 바로 속리산면 중판1리이다.

보은읍에서 37번·25번 국도를 따라가다 14번 군도인 바깥북실마을로 접어들어 23번 군도를 따라 속리산터널을 빠져 나가면 보이는 곳이 바로 중판1리다.

중판1리는 남한강의 발원인 달천(속리천)을 따라 동네가 형성되어 있다.

#중판1리 지명의 유래

중판리는 너더리 중간이 되므로 중간늘근이 또는 중판근리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점촌, 신기, 내기, 평촌을 병합하여 중판리라 하였다.

1947년 속리면이 분할됨에 따라 내속리면에 편입되었고, 2007년 10월 내속리면이 속리산면으로 행정구역 명칭 변경에 따라 속리산면에 편입되었다.

중판1리는 속리산면의 서쪽에 위치하여 동쪽은 상판리, 서쪽은 보은읍 성족리, 남쪽은 갈목리, 북쪽은 하판리와 인접하고 있다.

중판1리 전체를 둘러쌓은 산이 활처럼 휘어졌다고 해서 붙여진 궁점은 중판리를 대표하는 옛 지명이다.

중판1리는 5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즉 5개 반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1반인 점말은 8가구가 실고 있으며, 마을 동쪽에 있는 마을로 이 곳에서 깨진 사기 등이 발견되고 있어 예전에는 사기와 옹기를 구웠던 가마터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2반인 새터말은 14가구가 살고 있으며, 웃말이라고도 불리 우는데 벌말 동남쪽에 새로된 마을이며, 3반인 안터골은 12가구가 살고 있으며, 새터말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아랫말이라고 지칭하는 벌말은 4반으로 13가구가 살고 잇으며, 안터골 북쪽 벌판에 있어 이렇게 불리워진다.

또한 1980년 수해로 인해 새로 생긴 마을인 신설동은 11가구가 살고 있으며, 중판1리의 유일한 음식점인 속리산 산채순대가 있다.

중판1리에는 두류봉이라는 산모양이 가을에 곡식을 쌓아놓은 노적가리 같아 두리봉 또는 원봉이라고도 하며, 보은읍 성족리와 경계에 있다. 높이는 587m이다.

또 벌말 서남쪽에 위치한 뱀처럼 모양이 생겼다고 하는 말랑산이 자리잡고 있으며, 옛날 먹을 만들었던 곳으로 지금도 먹을 만들었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벌말 동쪽에 있는 먹골이 있다.

중판1리에서 보은읍 성족리와 종곡리, 장안면 장재리로 넘어가는 고개가 있다.

벌말에서 보은읍 종곡리로 넘어거는 새챙이 고개가 있는데 이 고개는 골짜기가 뱀같이 생겼으며 백로가 뱀을 쪼아먹는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새목이 재는 웃 배나무골에서 보은읍 성족리로 넘가가는 고개로 중판1리의 대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속리산 터널이 있는 곳이다.

또 하나의 고개는 안터골에서 장안면 장재리로 넘어가는 소실티 고개이다. 이 고개는 고개가 가파라서 짐을 싣고 가는 소가 실태를 많이 하여 소실태라고 부르고 있다.

중판1리에 있는 이 새챙이 고개와 새목이 재는 예전 보은 장을 오가는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던 고개였으나 말티재가 생기고 누청∼신정간 도로 속리산터널이 뚫리면서 교통이 편리해져 거의 없어진 산길이 되고 말았다.

김응만 이장은 “마을사람들 우스갯 소리로 속리산 터널이 뚫리면서 보은읍에 한 번 갈꺼 두 번씩 간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중판1리는 60여가구에 14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마을봉사자로 6년째 봉사하고 있는 김응만(51) 이장, 김응주(40) 새마을지도자, 이귀남(63) 부녀회장, 이창희(72) 노인회장이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달천(속리천)이 있어 중판1리는 벼농사와 특히 담배, 고추 등을 많이 재배하고 있으며, 요즘들어 인삼, 옥수수, 과수(복숭아, 대추), 한우 등도 키우고 있다.

담배 20단(8000평) 농사를 짓고 있는 김응만 이장은 “10년전만해도 마을주민 80%이상이 담배농사를 지었었죠. 지금도 힘들지만 목돈을 만질 수 있는 담배농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한다.

#효로써 어버이를 섬기고
이웃에게 정을 베푸는 마을

마을자랑비를 보다보면 중판1리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인심이 후덕하고 준걸(俊傑), 효자(孝子), 열녀(烈女) 들이 모여 삶의 터전을 이룬 곳이 바로 중판1리라 말하고 있다.

중판1리는 마을자랑비에 새겨진 글처럼 격년제로 동네 자체행사로 주민단합대회(윷놀이 행사)와 어르신들을 위한 효도관광을 시켜 드리고 있다고 한다.

마을회와 부녀회에서 모든 일을 합심해 행사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판1리는 출향인들과도 끈끈한 정을 나누고 있다. 마을자랑비에서도 마을주민 일동과 출향인 일동이라는 글귀를 볼 수 있다.

청주에 살고 있는 출향인 즉 재청주 향우회(회장 임창빈)에서 2년에 한번씩 2월 초하루나 보름에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펼치고 있다.

물론 그 때 음식장만은 부녀회 몫이다.

청년회도 구성되어 있지만 지금은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른 마을과 마찬가지로 중판1리도 농한기인 겨울이 되면 마을주민들이 마을회관겸 경로당에 모여 식사를 하는 등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마을에 65세이상 어르신들이 80여명이나 된다.

여러 번 TV에도 방영되고 충북도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도 우수 모범업소와 군 모범음식점인 속리산 산채순대(대표 윤종준)가 있는 곳이 바로 중판1리이다.

인근 대전과 청주 등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이나 지역주민들도 산채순대, 순대국밥 등 토속음식과 막걸리 등을 먹으러 오는 등 속리산 산채순대는 중판1리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오는 9월말이면 식수 해결
주민들 바람 이루어져

중판1리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먹는 물 식수 해결이다.

두 번이나 관정을 파 식수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물량이 부족하고 수질이 좋지 않아 주민들은 자가 수도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응만 이장은 “10일에 한번씩 비가 와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중판1리다” 며 “그만큼 물이 부족했었는데 농업용수로 쓰고 있는 관정은 물량도 풍부하고 수질도 괜찮아 그걸 식수로 사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주민들의 고민은 올해 9월말이면 해결될 전망이다.

군 상수도사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내속지방상수도 확장사업’이 9월말이면 완료될 것으로 보여 중판1리의 경우 식수 걱정에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아직 상수도관이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아 9월말쯤 되야 완벽하게 식수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상수도 설치로 인해 가구당 50만원 정도의 비용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여져 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은읍에서 속리산으로 향하는 누청∼신정간 도로 속리산터널과 농촌의 새로운 주거환경의 변화 등 예전의 마을 모습에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속리산 자락의 남한강 발원지인 중판1리 마을주민들의 활기 찬 모습에서 잘사는 농촌마을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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