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이웃사촌 형님!
신록의 푸르름이 날로 더해가고, 아카시아향이 그윽한 가정의 달 5월입니다.
돌이켜 보면 형님께서는 30여 년 전 서울의 화려한 생활도 팽개치시고 청소년시절 호미자루 거의 가까이 하시지 않던 분이 미모의 형수님을 맞아 면소재지에서도 8㎞가 넘는 대청호수가 가까운 두메산골 회남면 분저리에 정착하셨습니다.
박토를 옥토로 만드시어 돌 하나 풀 한 포기 없는 전답에 과학적 농법으로 앞서가는 농사꾼에, 귀엽고 우람한 200여 마리의 한우사육에 노인들만 계시는 동네의 심부름꾼 이장으로 30년 가까운 세월이었습니다.
그 곳 분저리는 이제 ‘농촌체험마을’로, 도로 확·포장과 등산로 개설 등 몰라보게 달라진 것은 모두가 형님의 피땀 어린 노력의 산물이라고 확신합니다.
진정 형님은 분저리의 아들이요. 지도자요. 자랑스러운 나의 이웃사촌 형님이십니다.
지난 번 만나 뵈었을 때 소주잔 기울이며 하신 그 귀한 말씀. 깊이 새기고 돌아왔습니다.
“나이 들어가며, 내 고향 분저리를 한 번 찾아보고 싶은 곳으로, 고향을 떠나있는 선·후배 출향인 들이 1년에 한 두 번씩 만나 각자의 위치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토대로 고향발전을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달라”고 그러면 그 제안을 토대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여 우리 마을을 한 단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가면, 보은군에서 제일 우수한 마을, 아니 비전이 있고 마음속에 간직하고픈, 다시 찾고 싶어 하는 내 고향마을이 되지 않겠느냐고?
저는 형님의 말씀에 100% 공감합니다.
그리고 그 모임을 추진하고 아이디어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벌써 형님도 70이 가까워 가는 연세이다 보니 주름살도 깊어가고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는가 봅니다.
“서로가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보람된 일이고 사람 사는 분위기”라고 하신 말씀은 저에겐 모처럼 들어보는 청량제 같은 말씀이라서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말없이 묵묵히 고향을 지켜온 분! 동네 분들을 내 부모, 형제같이 돌보아 주신 분!
이 가정의 달 오월에 지난 번 형님께서 주신 귀한 말씀을 되뇌며 이 귀한 말씀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군민들과 출향인들이 받아보는 보은신문 지면에 실어봅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합니다.
형님 내외분 부디 건강하시고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 바라면서…
서울에서 이웃사촌 석순이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