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관련 상인들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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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관련 상인들 ‘죽을 맛’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5.16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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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들, 살처분 보도 분량만큼 먹어도 된다는 보도 필요, 고온에서 충분히 끓여먹으면 괜찮아

■ 현장 … 지역상가를 찾아서 

지난 4월 정읍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이하 조류독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충북 진천의 한 오리농장에서도 기르던 오리 400여 마리가 폐사해 지난 13일 오리 1만6천마리를 긴급 살처분했다. 도내에서 처음 발생해 보은군도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통행차량에 대한 방역과 닭 사육장을 세심히 예찰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이로인해 농협이나 육계회사 등 계열화 사업장이 아닌 경우 출하가 안 돼 가금류 사육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비례해 닭과 오리를 취급하는 식당 등은 이미 개점 휴업 상태다. 이로 인해 AI 발생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닭고기 및 오리고기 수급 차질은 물론 여름철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이들 음식점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황이 빨리 종료되기만 바라고 있는 업주들은 TV에서 조류독감 감염 오리와 닭을 살처분했다는 내용만 계속 보도하니까 아예 손님들이 닭과 오리요릴 먹지 않는 것 같다며 충분히 익혀 먹으면 인체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같은 분량만큼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내 닭과 오리를 취급하는 업주들을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조류독감으로 인해 닭과 오리를 취급하는 업소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자 상인들은 “메뉴를 바꿀 수도 없고 문을 닫을 수도 없고 죽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4일 재래시장을 비롯해 닭과 오리를 식당에 공급하는 업소와 식당 업주들에게 매출변화를 취재한 결과 조류독감 발생 이전에 비해 판매량이 많게는 80%가량 줄었다고 말하고 있다.

생 닭을 식당에 공급하는 업주에 의하면 “지난 4월 정읍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독감으로 인해 판매량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다 조류독감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매몰했다는 방송 보도가 연이어 계속 되자 식당에도 공급이 안되고 일반 소비자들의 발길도 끊겼다. 하루 10마리도 팔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통닭 집을 운영 중인 업주도 매출이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죽을 지경이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 업주는 “하루 50마리 이상을 팔았는데 지금은 4, 5마리도 팔지 못한다”며 “가계 임대료 관리비를 비롯해 전기료까지 하면 한 달 150만원이 나가야 하는데 장사가 안 돼 적자를 보고 있다. 대한 양계협회 등에서 고온처리하면 안전하다는 홍보물이 내려와 돌리고 있는데도 크게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며 낙심해 했다.

또 다른 통닭 업주도 “적자가 나서 문을 닫아야 할 판이지만 그래도 혹시 손님이 올지 몰라서 문을 닫을 수도 없다”며 한숨을 몰아쉬었다.

원남의 한 오리취급 식당 업주는 “대전에서 오리고기만 팔려고 왔는데 조류독감으로 인해 하루 20마리 이상 팔던 매출이 지금은 하루 1마리 팔기도 어려울 정도로 사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닭과 오리고기를 주요 메뉴로 하는 보은읍 대야리의 한 업소는 “평일 닭과 오리 요리 손님은 없고 주말에 한, 두 테이블 정도 받을 정도이고 점심 메뉴로 개발한 요리를 팔아 겨우 유지하고 있는데 매출에서 큰 차이가 나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수한면 소계리에서 닭을 주 메뉴로 했던 업주도 “조류독감으로 닭 요리를 팔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백반, 콩국수, 냉면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하루 10그릇 팔아야 닭 한 마리 판 것 밖에 안될 정도로 수입이 적어 가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수한 발산의 업주도 “4월13일 조류독감 사실이 보도된 후 그 다음주 월요일부터 손님이 없더니 지금은 한 명도 오지 않을 때가 많아 일하는 아주머니와 밭일을 할 정도로 개점 휴업상태”라며 “닭과 오리는 보양식으로도 많이 먹기 때문에 물건도 많이 확보했는데 다 버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업주는 “한 날은 손님이 오리고기를 먹고 있는데 방송에서 조류독감에 걸려 살처분하는 소식이 보도되자 그 손님이 이거 먹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할 정도로 허구 헌 날 텔레비전에서 조류독감하고 떠드니까 사람들이 아예 닭과 오리고기를 안 먹는 것 같다”며 “살처분했다는 방송분량만큼 고온에서 만든 요리는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보도해 소비자들이 불안심리를 갖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 본부측 자료에 따르면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이나 오리는 알을 낳지 못하므로 감염된 달걀의 유통가능성도 거의 없으며,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75℃ 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되므로 충분히 익혀서 먹으면 문제가 없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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