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고향 사랑을 펼치는 한진섭·김순자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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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고향 사랑을 펼치는 한진섭·김순자 부부
  • 곽주희
  • 승인 2008.05.09 0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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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인 신대리·죽암2리 주민에게 점심 대접
▲ 16년전 떠난 고향을 4년전부터 찾아와 마을주민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있는 한진섭·김순자 부부. 한진섭씨가 고향 어르신에게 음료수를 드리고 있다.

지난 8일 회남면 신곡리 양지공원 가든에서 특별한 마을잔치가 펼쳐졌다.

이날 잔치는 신대리가 고향인 한진섭(58)·김순자(55) 부부가 4년째 회인면 신대리와 죽암2리 마을 주민들을 이곳 식당으로 모시고 푸짐한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16년전 고향인 신대리를 떠나 청주시 가경동에서 한우 100마리를 키우는 한진섭씨의 남다른 고향사랑 실천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년전 고향 어르신들을 위해 어버이날 행사로 점심이나 대접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진섭씨는 청주와 서울 등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선·후배들을 수소문해 경로잔치를 열어드리자고 의견을 모아 특별히 외식이라는 것을 모르는 어르신들을 인근 식당으로 초청,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드렸다.

그러나 다들 넉넉지 못한 형편으로 그 모임이 흐지부지돼 버리자 4년전부터는 한진섭씨 혼자 이 일을 추진하고 있는 것.

마을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그 대상을 마을주민 전체로 확대했다.

매년 8일 어버이 날이면 모든 일을 접고 고향으로 달려와 마을 주민들에게 싱싱한 송어회와 매운탕, 술과 음료수 등을 대접한다.

이날 식사비만 해도 150여만이나 든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도 매년 어버이 날 잔치를 열어주는 한진섭·김순자씨에게 고마운 인사를 잊지 않았다.

주위로부터 칭찬이 자자한 한진섭·김순자 부부를 만났지만 끝내 아무 일도 아니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오랜 설득 끝에 이런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얼마 떨어지지 않은 청주에 살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고향을 잊어 본 적이 없다”며 “고향에 동생(한운섭, 51)이 살고 있지만 고향을 지키고 계시는 마을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해 드리는 차원에서 따뜻한 식사 한끼 대접해 드리는 것이다. 큰 일도 아닌데 이렇게 취재를 하니 부끄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진섭씨가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신대리나 죽암2리에 애경사가 있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온다.

특히 애사가 있을 경우 조문은 물론 발인하는 것까지 다 하고 갈 정도로 고향 사랑이 남다르다.

90세 되신 노모를 모시고 있는 한진섭씨는 고향 뿐만 아니라 현 재 살고 있는 가경동에서도 부지런하고 바쁜 사람으로 통한다.

노모가 다니시는 경로당에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삼계탕 한 그릇씩 대접해 드리는 등 효를 실천하고 있다.

이런 부모의 영향인지 2남1녀의 자식들도 다잘돼 큰 아들이 하이닉스 반도체에 다니고 있으며, 둘째 아들이 회계사, 딸이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에서 영어강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한진섭·김순자 부부의 고향사랑하는 마음이 마치 대청댐의 약간 싸늘한 아침안개가 걷치고 비쳐지는 따뜻한 햇살과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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