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없다 올 농사 어떻게 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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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없다 올 농사 어떻게 짓나”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5.09 0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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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도 못 삶고 고추도 목이 말라, 올 강수량 지난해 대비 1/7 수준
▲ 마로면 적암리 고종석씨가 논에 묻은 지하우물에서 모여있는 지하수를 퍼올리고 있으나 수량이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용수를 확보하지 못한 농경지마다 농작물이 타들어 가고 모내기를 위해 논도 삶지 못하는 등 농심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우리지역의 강수량은 예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데 보은기상관측소에 따르면 1월부터 7월까지 평년 강수량이 총 732.5㎜이고 지난해에도 743.4㎜를 보인 반면 올해는 1/7수준인 10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량 부족은 2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2월 강수량이 평년 30.5㎜, 지난해 42.5㎜였으나 올해는 7.0㎜가 고작이었다.

이같은 기록은 3월에도 이어져 평년 49.4㎜, 지난해에는 119.8㎜를 강수량을 보였으나 올해는 28.7㎜에 그쳤다.

이같이 강수량이 예년보다 크게 부족해 지표수는 물론 지하수고갈까지 우려되는 가운데 하천은 바닥을 드러내 논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곳곳에 설치해놓은 보(洑)도 무용지물이다.

이로인해 모내기를 위해 논에 물을 대 논을 삶고 써레 작업을 해야 하는 농민들은 논에 물대기가 어려워 제때 모내기를 할 수 있을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같이 용수 공급이 어렵자 농민들은 자가 양수기를 관정 물을 퍼 올리고 양수장비가 없는 농가에서는 행정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양수장비를 빌려 이용하는 등 용수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월 8일 현재 각 읍면에서 보유하고 있는 양수장비 대여현황을 살펴본 결과 △보은읍 양수기 1대 △속리산면 양수기 5대 △장안면 양수기 2대 △마로면 양수기 8대 △탄부면 양수기 19대·송수호스 100m용 3개 △수한면 양수기 1대·송수호스 1개 △회인면 양수기 3대·송수호스 2개 △산외면 양수기 12대·송수호스 1천600m·흡입호스 100m 등이다.

보청천 장암보 물을 이용하는 장암들은 보의 수위가 낮아져 수로로 용수 공급이 안되자 마을 이장이 육상 골재 채취장에서 대형 양수장비를 빌려 하천 물을 직접 수로로 퍼올려 논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마로면 관기2리 사여 들은 고봉정사 옆 삼가천 내 수위가 낮아져 양수장에서 하천 물을 끌어올리지 못하자 수중모터를 가동해 물을 퍼 올리고 있다.

적암리의 경우 적암천에 보를 막아 하천수를 끌어올려 농경지에 물을 대고 있는데 마을 앞 적암천에 설치된 3개의 보가 이미 바닥을 드러내 더 이상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적암천에서 논물을 공급받았던 고종석(71)씨는 하천수가 고갈될 것을 대비해 우물처럼 논바닥에 지하 10m깊이로 주름관을 박아 양수기를 이용해 이곳에 고인 물을 3천140㎡(950평)인 논에 퍼 올렸으나 30분도 되지 않아 물이 달렸다.

고종석씨는 “물이 달리지 않으면 3, 4일이면 논에 물을 잡을 수 있으나 지금과 같이 지하수 고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면 1주일 이상 퍼 올려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비가 내리지 않는 하늘을 원망했다.

그나마 보청천 수량이 풍부하다고 하는 보은읍 학림 들도 물이 귀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예년 같으면 논에 물대기를 끝낼 기간이지만 올해는 물 부족으로 삶지 못한 논이 수두룩하고 일부에서는 자기의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수로를 지키고 말싸움을 하기도 하는 등 가뭄으로 인심이 사나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은읍 강산리에서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기훈 의장은 지표수가 풍부해 지난해만 해도3, 4m 아래서도 금새 물을 퍼 올릴 수 있었으나 올해는 아예 물이 없고 또 과거에는 사과열매를 솎기 전에 제초작업을 벌였으나 올해는 제초작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풀도 자라지 않았다며 1980년부터 사과과수원을 했는데 올해 같은 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직 생활용수가 달리는 곳은 없으나 지하수를 이용하는 일부 마을에서 지하수 부족으로 샤워 등은 생각지도 못하고 먹는 물만 간신히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군에 확인한 결과 아직 운반급수를 신청한 지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3, 4일 후에도많은 양의 비가오지 않으면 상황이 심각할 것으로 판단해 대책회의를 가졌다”며 “아직 한해가 극심한 지역으로 파악된 곳은 없지만 저수지가 없어 보청천 물을 이용하는 학림 들, 월송 들, 장암 들과 속리천을 이용하는 중판·북암 들, 적암천을 이용하는 적암 들 중 하천수 부족이 나타나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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