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후 폭풍 어디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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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후 폭풍 어디까지 이어질까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5.02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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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농가 저소득층 전락 우려 “혹시 광우병에” 국민불신 심화
▲ 소값의 하락, 사료값 상승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로 인한 한우 사육환경이 크게 열악해졌다. 과연 한우사육을 계속해야 하나 농가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보은장날 우시장을 찾았다. 사육환경을 대변이라도 하듯 이날 암송아지는 전혀 거래가 되지 않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로 광우병 우려에 대한 후 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시민단체, 농민단체, 야당 할 것 없이 국민건강을 돌보지 못한 대한민국 정부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는 전방위 로 농가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원산지 표시 음식점 확대 및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반 가동 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한우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처방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소비자들 또한 저가인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광우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더 크게 갖고 있는 현실이다.

이로인해 학교 급식 등 집단 급식에서는 단가를 맞추기 위해 저가의 미국산 쇠고기가 유입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에 학부모들은 아예 학교 급식에 쇠고기 유입을 빼도록 하는 법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소규모 농가의 불안심리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사육농가들 또한 사료값 절감대책을 세우는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응전략을 찾으나 뾰족한 묘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지역이 한우 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지역이 맞을 사태의 심각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 축산농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 광우병 위험 노출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결과 가장 큰 허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검역권을 행사할 수 없어 국민 건강을 담보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소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쇠고기 통관을 보류한 뒤 역학조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번 협상결과를 보면 미국 내에서 아무리 광우병이 많이 발생해도 우리는 제재수단이 없어져 버렸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안 타결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광우병에 대한 불안심리가 가중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모든 동물사료에 생후 30개월 이상인 소의 뇌, 척수 사용을 금지하고, 이 규정을 12개월 뒤부터 시행하겠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을 달랬다.

그러자 곧바로 대한민국 정부는 그동안 광우병 감염을 이유로 수입이 중단됐던 30개월 이상 쇠고기까지도 수입키로 해 5월 중순부터는 전면 수입하게 됐다.

또 30개월 미만의 쇠고기에 대해서는 ‘광우병 위험 물질(SRM)’로 분류돼 수입이 제한됐던 뇌, 머리뼈, 척수, 눈 등도 수입한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두려워 하고 있는 광우병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프리온(prion)’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아닌 변형 단백질이다.

따라서 예방법, 치료법인 전무할 뿐만 아니라 섭씨 600도가 넘는 고열이나 방사능, 자외선, x-ray에도 파괴되지 않고 0.001g(후추 한 알의 1000분 1)만큼만 섭취해도 인간 광우병에 걸리게 된다.

또한 광우병에 걸린 소를 도축한 도구나 장소 어디에나 남아있어 무제한으로 퍼질 수 있는 위험성이 높고 잠복기도 짧게는 10년에서 40년에 이르기까지 길고 발병된 뒤 1년 내 사망률이 98%, 2년 내 사망률이 100%라고 한다.

따라서 뼈를 우려낸 국물까지 먹는 우리 식습관으로 볼 때 미국산 쇠고기 전 부위를 사실상 전면 허용함으로써 우리나라 국민들이 광우병에 걸릴 위험도가 더 높다는 심각성을 인식한 국민들은 국민 목숨까지 팔아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국민적 분노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 단가 맞추는 학교 급식 위험

특히 이번 협상 타결로 안전도가 보장되지 않은 저가의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경우 처음에는 사태의 추이를 살피겠지만 빨리 망각하는 증세를 가진 한국의 국민성으로 볼 때 식탁에 오를 소지가 높다.

더욱이 단가를 맞추는 학교 급식의 경우 고가의 한우대신 저가의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할 소지는 더욱 높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한우농가를 방문했을 때 학교 급식에 한우를 납품하게 해 달라는 농민의 요구가 있자 비싸서 못하겠다고 하면 시도 차원에서 보상 및 지원을 하더라도 납품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지만 이 또한 불투명하다.

조공외교라고 비난받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한미 FTA와는 별 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한미FTA를 추진하기 위한 4대 선결 조건으로 체결 직전에 우리가 약속한 사항이며 이제 비준 조건이 되었다.

만약 한미FTA가 비준되면 미국산 쇠고기를 막을 수 있는 그 어떤 법이나 규정도 없다. 막는 즉시 투자자 제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학교 급식에 쇠고기 메뉴는 아예 빼야 한다는 얘기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 소규모 농가 처지 딱하다

한우는 재산적 가치가 높아 농작물 소득이 높고 특별 부수입이 없는 농가는 한우를 사육해 가정경제를 지탱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대규모 사육 농가뿐만 아니라 소규모 사육농가도 마찬가지다. 특히 소규모 사육농가는 고령인 농가가 대부분으로 이들은 송아지를 생산해 5, 6개월간 길러 시장에 내다 팔아 가계 운영 자금으로 이용해왔다.

농가는 돈이 필요하다 싶으면 송아지 한 마리를 팔아 충당, 풍족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돈 가뭄을 겪지 않았다. 결국은 자금 회전율이 높았던 한우는 재산목록 1호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번 미국산 쇠고기 협상 타결로 가장 피해를 입는 농가가 바로 소규모 한우 사육농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우 전망이 불투명하자 한우 농가들의 투매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지금 송아지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거래가 안되는 실정이어서 송아지 생산을 위주로 경영했던 소규모 농가의 불안심리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보은군 한우 사육 기반은 50두 이상 규모화가 이뤄진 대규모 농가도 있지만 10두 미만의 소규모 농가가 저변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의 한우 사육농가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실제로 보은군이 지난해 통계청에 의뢰해 조사한 ‘2006 보은군 주요 소득작물 및 한우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한우농가 1천842가 1만9천373두를 사육하고 경영주의 평균 연령은 60.3세로 나타난 가운데 경영주 연령대별 한우 사육농가 분포도는 65세 이상이 전체의 42.3%(779 농가)를 차지하고 가구당 평균 4.3두를 사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업 생산성이 떨어져 농산물로 인한 소득이 매우 적은 고령의 농가에게 한우는 가계 운영자금의 상당액을 충당해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보은군의 한우 사육기반이 되고 있는 고령의 소규모 사육농가가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로 무너질 경우 대체 소득을 확보하지 못해 곧바로 저소득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취재해본 결과 고령농가의 경우 3, 4천평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주작인 벼와 고추를 경작해서 얻는 1년 순 수입이 대략 5, 600만원. 경지면적이 이보다 적을 경우 2, 300만원에 불과한 농가도 수두룩했다.

그래서 이들 농가는 한우로 얻는 수입이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도 자력으로 1년 살림살이를 할 수 있을 정도다.

◆ 조사료재배 확대하겠다 부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대규모 사육농가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 인상으로 지난해부터 배합사료 값이 계속 올라 현재 1만원이 넘는 사료값은 축산농가들의 경영 안정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농가에서는 조사료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식이 확립돼 보청천에 나있는 수초를 소먹이로 활용하고 둔치에 조사료를 식재하기도 했지만 이는 아주 일부로 한우사육농가 90%이상이 회사에서 제조하는 배합사료에 의존해 소를 사육하고 있다.

조위필 보은군 한우협회장도 한우 사육농가의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 보청천 둔치에 조사료 재배하는 것을 군이 정책화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으나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동안 행정당국에서 조사료 포 조성을 위한 지원이 전혀 없었고 그나마 일부 농가가 자체적으로 추진해 왔는데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자 뒤늦게 정부를 필두로 지방자치단체까지 나서서 사료비 절감을 위해 조사료 재배를 권장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한우 200마리를 사육하는 박금용(42, 마로 갈전)씨가 사료포 2만평에서 옥수수와 청보리를 경작해 자가 TMR 사료를 제조해 먹이고 있는데 사료값 절감 뿐만 아니라 고기 육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금용씨는 “수입조사료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겨울철 논과 밭을 이용해 옥수수만큼 영양성분이 뛰어난 청보리를 식재해야 한다”며 “현재는 토지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에 자치단체에서 조례를 만들어 월동작물을 식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의 경우 벼를 수확해 볏짚을 묶어내는 10월말부터 11월초까지 청보리를 식재하면 5월20일경이면 수확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현재와 같이 모내기를 5월초부터 할 경우 청보리 식재 시기를 맞출 수가 없기 때문에 행정당국이 모내기는 5월20일 이후에 하도록 농민을 계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한우사육농가들이 많은 보은군의 사료포 확대를 위해서는 경지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에 군의 모내기 경작지도는 필수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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