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출산예정인 다둥이 가족의 행복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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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출산예정인 다둥이 가족의 행복한 이야기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1.11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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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재물운을 상징하는 올해 쥐의 해다. 아무리 다산을 의미한다지만 요즘 한 명, 또는 둘을 낳고 어쩌다 셋째까지 낳는 가정이 있지만 그 이상이 있을까.

모자관리 사업을 하는 보건소에 노크를 하니 있단다. 다둥이 가족. 텔레비전을 통해서는 열명 이상의 자녀를 둔 가족도 있었지만 어쨌든 우리 지역에도 자녀 다섯을 둔 다둥이 가족이 있다는 것에 놀라며 보은읍 용암리 양수경씨 댁을 찾았다.

아이 이름이 한 번에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첫째 아이를 불러야 하는데 들재 , 셋째 아이 이름이 나오기도 하고 마트 등 시장을 가면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행복한 집이다.

◆ 행복의 근원은 아이들
정진웅(성민교회 목사)씨와 양수경(39)씨 부부는 12살 창종(삼산초 4학년), 10살 수빈이(삼산초 2학년), 6살인 수종이(유치원) 그리고 17개월 된 선종이, 그리고 4월 출산예정인 뱃속의 아기까지 한가족은 꼭 춥지 않는 날씨 때문이 아니라 웃음소리가 밖으로 터져나오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보금자리가 고급 건축자재를 쓰고 외벽을 외양이 아름다운 그런 집은 결코 아니다.
미닫이 출입문을 노크했을 때 아이들이 누구세요 하며 문을 밀고 나와 맞이한다. 참 해맑았다. 막내는 기저귀를 차고 아장아장 걸어 나와 엄마가 인사를 하라고 하니까 귀엽게 고개를 꾸벅 숙인다.

컴퓨터에 빠져 집에 누가 와도 본척만척하거나 고개만 꾸벅한 채 컴퓨터에 눈이 꽂혀있기 쉬운 요즘 아이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아빠 엄마도 그랬다. 얼굴에서 언짢은 표정을 어떻게 지을까 골똘히 생각하게 할 정도로 주름이 없다. 소위 인상 주름이라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이들은 생활형편이 좋아서 모든 걸 풍족하게 사용하며 사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아이들도 부모의 잔손이 세세히 미치지는 못해도 잘 크니 행복하다고 한다.
행복이 근원이 아이들에게 있었던 것이다.

동네와는 다소 떨어져 있어 외딴집이지만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밖에 나와 뛰어 놀며 즐거운 방학생활을 보내는 중이다.

아이들은 여느 집 아이들처럼 학원도 다니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고 책을 읽다가 심심하면 멜로디언도 불다가 실로폰을 치기도 하며 재미있게 논다.
의젓한 장남 창종이는 방학이어서 너무 좋다고 했다. 방학숙제가 있지만 실컷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수빈이는 여자아이여서 인지 여려 보였다. 엄마 말을 참 잘 들었다. 셋째 수종이는 6살이지만 아직 아기 티가 났고 17개월밖에 안 되는 막내 선종이는 아직 아기였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들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하루 하루를 보낸다.

◆ 아이들 사이에 규율이 있다
아이가 많아 싸우기도 하지만 오빠, 동생, 아기 등 서열이 있으니까 굳이 엄마가 관여하지 않아도 생활을 잘한다. 부딪히면서 배우고 형제관계에서도 우애도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개입하는 경우는 싸울 때이다. 둘 다 무릎을 꿀리고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게 한다. 엄마가 아이의 잘못을 다그치면 잘못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반발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이 엄마를 의무적으로 돕게 한다. 엄마가 반찬을 하고 밥을 하면 아이들은 수저를 놓고 엄마가 청소기를 돌리면 아이들은 밀 걸레로 방을 닦고 빨래 개는 일도 돕는다.

어느 때는 동생 숙제를 봐주기도 한다.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엄마의 고생을 느끼게 하고 협동심도 배우게 하고 서로 도우면 일이 빨리 끝날 수 있다는 것도 스스로 깨우치게 한다. 이 또한 엄마 양수경씨가 나름 터득한 방법이다.

◆ 부모는 자녀의 밑거름
엄마 양수경씨는 “아이들이 늘면서 내 생활은 아예 포기했어요. 개인적인 취미생활은 생각도 못하죠. 넷째 키우면 취미활동도 할 수 있겠구나 했는데 다섯째를 임신해 이 아이 키울 때까지 또 아이에게 매달려야죠.”

엄마 양수경씨는 부모가 밑거름이 돼서 아이들이 곧고 풍성하게 자라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부모님들이 자녀들로 인해 희생은 했지만 밑거름이 돼 그 자녀들이 성장해 사회에서 제 몫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아이들을 키워보니까 부모님에 대한 절절한 사랑이 더욱 와 닿고 이런 헌신으로 우리를 키웠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아이들이 많아 힘은 들고 또 개인적인 생활은 포기해야 하지만 자신도 30년 묵묵히 밑거름 역할을 잘해주면 그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제 역할을 다할 것으로 믿고 있다.

지금도 아이들 때문에 속상하기도 하고 화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웃는 날이 더 많아 생활에 활력이 되니까 너무 기쁘다고 말한다.

◆ 시골생활 만족
아이들이 많아 피아노니 미술이니, 영어니, 논술교실이니 사설 학원을 보낼 생각은 아예 꿈도 못 꾼다.
대신 아이들이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사주고 또 학과 진도를 맞춰 주기 위해 공부도 봐주고 문제집을 사주는 정도다.

높은 점수, 앞 등수를 바라기보다는 그 학년 수준의 학력을 지니는 것에 만족하고 있으며 대신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순화되고 안정되길 바랄 뿐이다.

친정도 수원이고 직장생활도 도시에서 했기 때문에 처음 농촌생활을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도시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시골여인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창문만 열면 펼쳐지는 야산에다 교회에 딸린 텃밭에는 배추며 상추며 고추를 갈아먹고 농촌 풍경이 주는 포근함에 가슴까지 탁 트이는 그야말로 전원생활을 만끽하다 보니 친정을 가면 이틀도 있질 못한다.

엄마의 전원생활 만족도 만큼 아이들에게도 교육적 효과가 크다. 학원 등 교육여건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하고 정서를 순화시키는데 시골만큼 좋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 자녀가 많아 혜택도 본다
첫째와 둘째, 셋째까지만 해도 특별한 혜택이 없었는데 넷째를 낳고는 출산용품을 받는 등 혜택을 봤다.
산후 조리를 위한 출산도우미 지원도 받고 현금도 받아 아이에게 필요한 용품도 구입할 수 있었다. 또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책읽기 지도와 같은 바우처 서비스 등 정부의 출산 장려 시책을 체감했다.

첫째와 둘째는 친정 어머니가 조리를 했는데 셋째 때는 위로 아이들이 있으니까 집을 떠나지 못해 남편이 도움을 받았던 양수경씨는 출산 도우미의 지원이 크게 고마웠다고 기억했다.

그래서 4월에 다섯째를 출산할 양수경씨는 남편 정진웅씨, 그리고 4명의 자녀들과 함께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만을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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