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선 이북5도민회 속리산 친목회장
평양이 고향인 오용선(71, 내속사내) 이북5도민회 속리산 친목회장은 지난 14일부터 제대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첫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장면을 보고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흘렀고 둘째 날에는 혹시 이산가족 상봉타협이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기대속에 마음이 설래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카메라에 잡힌 대동문, 대동강, 을밀대를 보여줄 때는 그곳에서 놀던 추억이 생생히 떠올랐고 고향을 가고 싶은 심정은 더욱 간절했다.사실 그동안 진정한 마음으로 이번 방북단을 대하는 것일까, 혹시 이면에는 다른 생각을 갖고 제스쳐만 취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쉽사리 지을 수 없었지만 두 정상이 이산가족 상봉 등의 합의서에 친필사인한 것을 화면에서 보고 겨우 맘을 놓았다. 이젠 진짜 고향땅을 밟아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만날 기대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전쟁이 끝나면 곧 고향을 갈 수 있을 줄 알았던 것이 50년. 고향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실향민들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실향민이 아니고는 다른 모른다고 표현하면서 또 다시 배어난오는 눈물을 훔쳤다.
오용선씨는 1·4후퇴때 부모와 다른 여동생들을 뒤로하고 형 둘과 함께 평양-사리원-한탄강을 건너 수색을 거쳐 서울로 월남했다. "나만 살겠다고 부모님도 모시지 않고 월남하는 불효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상을 당한 집을 가면 상복을 입고 절을 하는 상주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꿈을 꾸면 장소는 어릴 적 놀던 북녘이고 사람만 남한 사람일 정도로 고향에 가고 싶은 심정이 절절하다"고 말했다.
오용선 회장은 인민군이 되지 않기 위해 월남했지만 월남해서는 국군 보병으로 군에 입대해 오히려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어 화랑 무공훈장을 2개씩이나 받았다. 처음 서울에서 살다가 속리산으로 들어와 법주사 종무소 사무를 보다 과장으로 퇴임, 현재 속리상회라는 기념품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오회장은 현재 이북5도민회 속리산 친목회장을 맡고 있으며 36명의 회원이 있는데 회원 중에는 돌아가실 날이 얼마남지 않은 회원도 있어 이들이 고향 땅을 밟지 않고 눈을 감으며 그 한은 하늘에 닿고도 남을 것이라며 하루 빨리 고향 땅을 밟을 수 있기를, 북녘에 있는 가족들과 상봉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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