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탐방-보은읍 장신 1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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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탐방-보은읍 장신 1리
  • 보은신문
  • 승인 2007.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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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잘된 대표 주거지역
희로애락(喜怒哀樂).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고 즐거우면 춤을 춰라.
지난 한해 당신은 몇 번이나 활짝 웃었나요? 무슨 일이 당신을 슬프게 하던가요? 너무 즐거워서 춤이 절로 나온 적도 있겠죠?

참, 로(怒)가 빠졌네요. 근데 괜찮아요. 올 한해는 노여운 일이 없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잠시 접어두려구요.

정해년 새해가 밝았다. 한해동안 희로애락이 지나간 자리에 나는 어떠한 모습으로 서 있는가. 그 모습이 맘에 들건 맘에 들지 않건 간에 새해는 또다시 어김없이 찾아왔다.

17주년 기념호를 쓰기 위해 찾아간 마을은 돼지산이라 불리는 산이 있어 꿀꿀꿀 돼지의 해가 잘 어울리는 장신1리이다.

보은에는 보은읍 삼산리의 지명 유래가 되는 삼산이 있다고 한다. 이는 옛 보은현의 읍호(邑號)로 관아 주위에 있는 세 봉우리를 말한다. 주산(主山)은 현재 천주교 보은성당이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 산이 길게 뻗쳐 뱀의 형상이라 하여 사산(蛇山), 죽전리 충혼탑이 있는 안산은 개구리 형상이라 하여 와산(蛙山), 우백호(右白虎)에 해당하는 산은 멧돼지 형상이라 하여 저산(猪山)이라고 부르는데 바로 장신1리 국유림 관리소가 있는 산이 돼지산인 것이다. 돼지산이라는 이름만 따로 놓고 보면 복스럽고 친숙한 느낌이지만 각 산의 지형인 뱀, 개구리, 돼지는 생태계상 개구리는 뱀에게 먹히고 뱀은 돼지에게 먹히니 화합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오직 잡아먹으려고 헐뜯는 생존경쟁 지역으로 비쳐지고 있어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 내 삶의 터전인 우리 마을을 위해 우리 군을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서로가 뭉친다면 이루지 못하는 것보다 성취하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장신1리는 점점 발전하여 마을이 크게 형성돼 보은 시내 인구를 대거 수용하는 지역으로 성장해 왔다. 그리고 보은군은 작년 충북 바이오 농산업 단지 유치라는 쾌거를 올려 지역개발로 침체된 지역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밝은 미래 희망찬 내일이다. 보은군이 그것을 확인시켜주리라 믿는다.

장신1리는 마을이 새로 생겼다 해서 신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마을 봉사자로는 전찬홍(63)이장과 김용배(73) 노인회장, 신광식(54) 새마을 지도자, 진순녀(58) 부녀회장이 있다.

# 보은읍 시내 주요 주거지역 및 기관 밀집 지역
장신1리는 보은 시내 주요 주거지역으로 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보은 읍내와는 하천(불노천)을 사이에 두고 근접해 있어 근거리 상권 이용이나 교통 편리 등 생활권이 용이하다. 보은 읍내는 상업지역으로 장신1리는 주거지역으로 마을에는 상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 지역이 조용한 편이라 거주 환경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지금처럼 주택이나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는 대부분 농가들이 주를 이루었으며 토지가 비옥해 어미들이라 불리는 넓은 들이 있었다고 한다.

80년 수해 이후 3층 규모의 현대와 삼성 연립 주택이 들어서고 몇 년 뒤 교육청 앞 은혜 아파트가 건립되는 등 지금까지 꾸준히 빌라와 저층 규모의 아파트, 단독 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80년 전만해도 200호가 안 됐던 마을은 김용배 노인회장이 이장직을 이임할 당시인 97년 400호에 근접해 현재 443호가 생활한다고 한다.

주민들은 농업, 상업, 직장인, 공무원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며 농가수는 70호 정도로 5000여 평의 원예농업을 하는 서강로씨 외에 다른 주민들은 벼농사 위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장신1리는 특히 기관이 밀집된 지역이다. 60년대 들어선 교육청을 시작으로 국도유지 건설사무소, 경찰서, 한전, 국유림 관리사무소 등 여러 기관들이 마을 남쪽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조용하고 교통편도 좋고 보은읍내와 인접해 있다는 점들이 기관이 들어서기에 좋은 입지 조건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기관들이 하나둘 자리하면서 주택수도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현재 이평리에 자리한 체육센터가 장신1리 마을 뒤쪽 야트막한 산인 돼지 산에 건립될 계획이 있었을 정도로 장신1리는 위치적으로 좋은 여건들을 갖추고 있다.

# 수해 지구에서 지금은 살기 좋은 마을로
장신1리는 장마철 집중호우시 하천의 범람으로 마을이 침수되는 등의 수해피해가 컸던 마을이다. 지난 98년 보은 대수해시에도 마을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보은군내 대표적인 수해 상습지역이었다.

비만 오면 마을이 물구덩이가 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그동안 재해 위험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그래서 마을의 집들은 터를 돋궈 바닥보다 높이 지은 곳이 많다고 한다.

80년 수해를 겪고도 마을 앞 낮은 제방은 정비가 되지 않아 물이 범람할 우려를 계속 낳고 있었다. 그러다가 98년 수해 이후 삼산리 보은농협 쪽에서 장신1리로 연결되는 다리를 새로 신축하고 제방을 새로 쌓고 높이는 등의 대대적인 재해 위험지구 해소 사업을 벌여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지역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고충이 뒤따랐다. 낮은 제방을 높여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은 행정기관에 관철되지 못했다. 김용배 노인회장은 당시 제방이 낮기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방 정비 사업 안까지 꼼꼼히 마련해 진정서를 내는 등 행정기관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다행히 사업 타당성이 인정돼 지금의 안정된 모습으로 공사가 진행되게 된 것이다.

마을을 위해 주인의식을 갖고 노력하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희망찬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장신1리는 도시계획도 잘 돼 살기 좋은 마을로 이름을 얻고 있다.

# 타의 모범이 되는 주민성
지은 지 20여 년이 다 되어 간다는 경로당 안은 내 집 안방처럼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입구 안쪽 벽면에 걸어놓은 짚으로 만든 작은 장식용 삼태기와 봉쇄기가 인상적이었다. 예전의 노인회원들이 작고하기 전 짚 공예를 할 당시 만들었던 작품이라고 했다.

93년 보건사회부에서 지정하는 모범경로당과 99년 충청북도 시범 경로당으로 선정 장신1리 경로당은 경력도 화려하다. 경로당 안 운동실은 여느 헬스장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갖가지 운동 기구들이 비치돼 있다. 99년 시범 경로당으로 선정되고 그때 받은 상금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한다.

재활용품 수집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받은 상 만해도 여러 개. 마을 청소를 비롯해 재활용품 수거 등 그동안 노인회원들은 마을일에 발벗고 나서는 모범을 보여왔다. 몇 년 전에는 재활용품을 수거해 얻은 수익금 500만원을 보은 중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할머니방 벽에 걸린 여러 개의 상들이 주민들의 모범성을 자랑스레 말해주고 있다.

할아버지 방은 금빛 트로피들로 눈이 부신다. 장식장 하나를 가득 채운 트로피는 노인회원들이 게이트볼 경기에서 받은 것들로 장신1리 노인회원들의 게이트볼 실력은 남들도 인정하는 수준 급이다.

95년 국유림 관리사무소 앞에 게이트볼 경기장이 생기고 한 게임당 30분인 경기시간 동안 많이 움직여 걷기 운동도 하고 집중력과 판단력이 필요해 두뇌 운동을 활발히 해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한다.

길옆에 오토바이며 자전거를 세워두고 게이트볼 경기를 즐기던 노인회원들. 한쪽에 피워놓은 장작불이 경기를 관전하며 즐겁게 타올랐다.
탁! 공 부딪히는 소리, 와! 환호하는 소리, 듣기 좋은 즐거운 소리였다.

아이는 올 한해 키가 한 뼘쯤 클 것이다.
학생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일 손에 펜을 잡을 것이다.
처녀총각은 알콩달콩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다.
엄마아빠는 오늘도 바쁘게 움직이며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고장 보은은 2007년 청원∼상주간 고속도로가 완공되고 삼승면 일대 충북 바이오 농산업 단지가 조성되고 임금님께 진상한 보은 대추 명품화 사업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정해년 보은군은 군민들에게 더욱 발전하는 모습으로 황금돼지보다 더 값진 선물을 안겨줄 것이다.

연초가 되면 사람들은 기대감을 갖는다. 나 자신이 또는 누군가가 나에게 갖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항상 초심(初心)을 기억해야 한다.

내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남 잘되는 게 눈에 가시였던 적이 있나요?

기쁜 일이 생기면 함께 축하해주고 슬픈 일이 생기면 서로 위로해주고 즐거운 일이 생기면 마주보고 더덩실 춤을 춥니다. 딱 일년만 이렇게 살아봅시다.

김춘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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