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해 600년만의 황금돼지 정해년(丁亥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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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해 600년만의 황금돼지 정해년(丁亥年)
  • 보은신문
  • 승인 2007.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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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과 신통력 에너지의 상징
◆ 丁은 우뚝 선 모습, 亥는 에너지의 근원
올해는 정해년(丁亥年) 돼지해이다. 돼지해는 천간(天干:甲乙丙丁…)과 지지(地支:子丑寅卯…)를 짜 맞춘 60갑자에서 을해(乙亥), 정해(丁亥), 기해(己亥), 신해(辛亥), 계해(癸亥) 등 다섯 번들며 돼지(亥)는 12지의 열두 번째 동물이다.

간(干)은 나무줄기의 뜻으로 양이고 지(支)는 나뭇가지의 뜻으로 음을 가리킨다. 원래 천간은 자라나는 씨앗의 형상을 그린 것이다.

갑(甲)이 아직 싹이 틔기 전 껍질을 뒤집어쓴 형태의 모습이라면 을(乙)은 들고 뻗어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자란 줄기의 형태가 병(丙)이고 바르고 꿋꿋하게 일어선 모습이 정(丁)이다.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정(丁)’자가 들어가는 해는 그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또한 돼지를 나타내는 해(亥)자는 돼지의 골조를 그린 문자로서 종자의 뜻이 담긴 핵(核)으로 모든 에너지의 근원을 뜻한다.

그리고 오행 상으로 돼지는 생명의 원천인 물을 상징해 만물을 소생시키는 것으로 여겨 모든 사람에게 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믿었다.

이같이 올해는 그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는 정(丁)과 길몽과 재물, 신통력의 상징성을 가진 돼지(亥)까지 합쳐졌으니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 신통력의 상징
돼지(亥)는 열두 띠 중 12번째 동물이다. 시간으로는 밤 9시에서 11시에 해당되고 북서북을 지키는 방위신이다.

달로는 10월에 해당되는데 십이지로 보면 사실상 마지막달이 된다. 왜냐하면 십이지는 11월의 쥐(子)부터 시작해 10월 즉 돼지(亥)에서 끝나기 때문이다.

이 때는 하늘과 땅, 인간 셋이 화합을 하는 시기로 기강을 바로 세우는 때이다. 그래서 10월로 상징되는 돼지를 신성시하고 중요시했다.

돼지 하면 으레 지저분한 동물의 대명사로 여기고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많다. 돼지우리가 항상 지저분한 것은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못해 체내의 모든 수분이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이다. 배설 장소만 따로 만들어주면 냄새를 맡고 그 장소에만 배설하며 누울 곳은 항시 깨끗하게 한다.

예부터 돼지는 나라의 수도를 정해주고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전해왔다. 특히 고구려 유리왕은 도망가는 돼지(郊豕)를 뒤쫓다가 국내위나암(國內尉那巖)에 이르러 산수가 깊고 험한 것을 보고 나라의 도읍을 옮겼다. 부여에서도 돼지가 벼슬이름으로 있다.

이처럼 고구려가 돼지의 도움으로 도읍지를 발견한 것 처럼 고구려 사람들은 돼지를 신의 뜻을 전하는 사자로 여겼으며 대를 잇게 하는 동물로 여겨 하늘에 제물로 바치는 돼지는
'교시’라 하여 따로 길러 신성시했다.

이는 돼지 자체에 신통력이 있고, 돼지는 신에게 바치는 희생물인 동시에 신의 뜻을 전하는 사자(使者) 모습의 신통력을 지닌다.

그렇지만 하도 더러운 곳만 찾아다니며 먹는 것만 밝힌다고 해서 옥황상제가 주둥이를 잘라버려 납작코가 되었다고도 한다.

◆ 부와 복의 상징
그러나 고사상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돼지머리이다.

우리 조상들은 돼지를 길상의 동물로, 집안의 재산을 불려주고 복을 가져다주는 수호신 또는 ‘업’으로 모시기도 하였다.

거기다 돼지는 한 해에 몇 배씩 새끼를 낳을 뿐만 아니라 한 배에 여러 마리를 낳기 때문에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겼다.

유독 돼지에만 ‘복’자를 써서 ‘복돼지’라 부른 것도 그런 까닭이다. 재화와 복으로 상징되는 돈(豚·돼지)과 현금을 ‘돈’이라 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한편 ‘돼지 같은 놈’하면서도 돼지꿈은 부의 상징으로 여긴다. 돼지꿈은 용꿈과 같이 여겨 재물, 횡재, 벼슬, 복권당첨, 명예를 상징한다.

그래서 돼지 그림이나 돼지 코는 번창의 상징이나 부적으로 쓰인다. 속신에 “정월 상해일(上亥日)에 장사를 시작하면 좋다”고 하여 이날 가게문을 열기도 한다.

또한 돼지는 양이나 토끼와 궁합이 잘 맞아 삼합이라 한다. 토끼는 돼지의 분비물 냄새와 힘을 부러워하고 양의 초연함을 좋아한다. 토끼의 코는 양의 코와 돼지 코를 반반씩 닮았고, 성격 면에서도 돼지의 우묵함과 양 뿔의 오만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돼지띠는 이들 띠와 결혼을 하면 잘산다고 한다.

올해 정해년(丁亥年). 꿋꿋하고 기강이 바르게 선 모습의 ‘정(丁)’자와 에너지의 근원으로 만물을 소생시키고 복을 상징하는 ‘해(亥)’자가 합쳐졌으니 새해는 기강이 바로서고 돼지처럼 자신을 희생하여 복을 주는 것처럼 집집마다 어려운 살림살이도 늘어나는 다복한 한 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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