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속 구병 메밀꽃 축제 농촌관광으로 성공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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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속 구병 메밀꽃 축제 농촌관광으로 성공적 평가
  • 송진선
  • 승인 2006.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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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에 터진 메일꽃이 장관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비록 허생원이 그려놓은 봉평이 아니고 달밤은 아니지만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내속리면 구병리(이장 임희순)에서도 소금을 뿌려놓은 듯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을 감상할 수 있었다.

행정적인 지원 없이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운영해 때묻지 않은 소박한 마을 축제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던 구병리 메밀꽃 축제는 농촌관광의 성공을 점치게 했다.

또 앞으로 농업, 농촌 농민, 마을이 살기 위해서는 이같이 해야한다는 방향 제시로 평가됐다.

농경지도 없어 도대체 무엇을 팔아서 먹고사는가 궁금증을 갖게 하는 구병리는 이제야 세상밖에 알려져 도시사람들에게 풍경을 팔고 공기를 팔고 때묻지 않은 시골인심을 팔면서 이제는 메밀꽃을 매개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추억도 팔고 휴식도 팔면서 세상 살아가고 있다.

# 3일간 2000명 방문
구병 아름마을 메밀꽃 축제에는 3일간 2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행사를 보기 위해 축제장을 방문한 것에서 부터 성묘 및 벌초를 왔다가 들렸는가 하면, 구병산을 등산 온 사람도 있었고 팬션 이용자 등 다양하다.

대대적인 홍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홍보비는 겨우 플래카드와 초대장 제작에 소요됐던 것이 전부인데 그에 비하면 방문자는 상당한 숫자이다.

행사내용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된 야생화 전시장과 수정초등학생과 땅울림의 풍물공연, 삼가분교 어린이들의 합기도 시범 등 공연과 떡메치기, 메밀베개 만들기, 봉숭아 물들이기와 같은 체험행사와 널뛰기 등 전통놀이가 어우러졌다.

어린이 미술대회는 소풍나온 동광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생들이 마을 풍경 및 행사장 풍경을 도화지에 그리며 추억도 담아가고 선물도 받아갔다.

축제의 진미는 바로 먹거리. 이번 축제의 먹거리로는 메밀축제 답게 메밀묵밥, 메밀 칼국수, 메밀묵 등 다양한 메밀 요리가 제공됐고 두부, 찹쌀떡, 부침 외에 옥수수술과 막걸리가 제공돼 방문자들은 산 속에 펼쳐진 지상낙원에서 이태백도 울고 갈 맛에 취해 하루를 즐겼다.

주민들은 행사장에 온 손님들에게 ‘지상낙원’표 각종 농·임 특산물을 팔았다. 즉석에서 찐 찰옥수수와 고랭지 감자를 비롯해 청국장 가루, 옥수수차, 콩, 꿀을 비롯해 복숭아, 건고추, 고춧가루도 있었다.

더덕, 느릅나무 껍질, 머루, 산초, 다래순, 취나물과 고사리 등 산채와 충북도 지정 문화재인 송로주와 옥수수술, 각종 가정집에서 담근 전통술 등 다양했다. 메밀베개도 팔았다. 3일간 판 전체 판매액이 500만원에 이른다.

주민들은 산초 등 진귀한 특산물은 일찍 떨어져 주문이 있어도 팔지 못하는 등 구병리 주민들이 조금조금씩 비닐봉지로 소포장한 특산물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잘 팔렸다.

주민들은 행정기관의 지원이 없어서 주민들이 나름대로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잘 치른 것 같다며 내년에는 행·재정적인 지원이 있으면 좀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주민 역할 분담 돋보여
입장료를 수납하는 사람,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사람, 묵밥 등을 주는 사람, 전을 부치는 사람, 묵을 써는 사람, 두부를 써는 사람, 떡고물을 묻혀 떡을 담는 사람, 설거지 하는 사람 등등 주민들의 역할 분담이 돋보였다.

여기에는 할머니도 따로 없고 밥상을 앉아서 받았던 할아버지도 예외가 없다.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간 자리를 칠순, 팔순의 할아버지들이 손수 쟁반을 들고 식탁 위의 빈 그릇을 담아 설거지를 하는 곳으로 날랐다.

29가구에 50여명에 남짓한 주민들이 남녀노소 없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보은 자영고등학교 학생들이 차량 안내 및 음식나르기, 봉숭아 물들이기 등 행사장 곳곳에서 자원봉사를 펼쳐 주민들의 부족한 일손을 도왔다.

# 다양한 메밀 요리와 꽃 아쉬워
올해 3회째인 구병리 메밀꽃 축제는 군의 보조없이 민간 주도형 마을 축제로는 충분히 성공적이다.

그러나 행사 첫날 다소 미숙한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술을 유료로 판매한 것이나 일부 어르신들이 다양한 메밀음식을 맛보지 못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메밀꽃을 만수리와 갈라지는 삼거리부터 도로변에 꽃을 식재해 구병리 가는길이 온통 메밀꽃이고 마을까지 메밀꽃이 계속 연결되게 해 구병리를 가면서 구병리의 메밀꽃천지를 연상하고 구병리 마을에도 많은 메밀밭을 조성해야 한다.

또 블루 블랙의 바탕 위에 펼쳐진 흰 메밀꽃밭. 바로 구병리에서 밤에 볼 수 있는 전경이다. 구병리의 달밤이나 구병리의 별밤을 상품으로 판매하거나 일부에 다소 밝은 조명을 설치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또 1사1촌 결연지를 초청해 함께 메밀꽃 축제를 즐길 수 있게 하고 결연지 도시민들이 구병리와 연을 지속적으로 맺는 노력이 요구된다.

요리 또한 보다 다양하게 해 매운 김치를 넣은 메밀전병이나 메밀묵을 쑤고 난 후 가마솥에 눌러 붙은 메밀 누룽지 맛도 추억의 음식이다.

이밖에 행사 참가자들이 직접 맷돌로 메밀을 갈게 하고 메밀묵을 직접 현장에서 쑤어서 구경꾼들이 볼 수 있게 하는 등 축제 후 평가회를 갖고 또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 등 내년축제를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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