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탐방 - 풍물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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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탐방 - 풍물연합회
  • 송진선
  • 승인 2006.07.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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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각종 행사에 감초역할 톡톡
풍악이 주는 이미지는 흥겨움이다. 그리고 하나된 모습이다.  남녀노소 할 것이 지축을 흔드는 풍악소리가 들리면 가던 길도 멈춰 그들의 흥겨운 몸짓에 빠져들고 보다못해 얼쑤 하는 추임새까지 넣어가며 하나가 된다.

무아지경에 이를 정도로 빠지게 되는 풍물 장단은 단 10분만 맞춰도 조깅 30분 이상 한 운동량일 정도로 에너지 소모량이 대단하다. 등줄기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도 그들은 묵은 체증이 싹 가신 듯한 상쾌함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고 한다.

그것이 마약 같아서 어깨도 아프고 팔도 아프지만 그래도 매번 채를 잡는다.

보은군 풍물 연합회 회원들도 마약 같은 매력에 빠져들어 헤어 나오지 않고 있다.

읍면별로 운영되는 풍물패를 2002년 2월 보은군 풍물 연합회(회장 우원길, 회북 중앙)로 묶었다.

읍면 풍물패와 아사달, 땅울림까지 총 13개 풍물패가 운영되고 있으며 1대 박달한 회장에 이어 현재 우원길씨가 2대 회장을 맡고 있다. 회원 중에서는 수한 해돋이 풍물패 단원인 박성원(72)씨가 최고령 자이고 회남 한울림 풍물패의 김태화(30)씨가 최연소 화원이다.

당초 연합회가 조직됐을 때만 해도 각 읍면 풍물단 전체 회원이 687명에 이를 정도였으나 연로한 어르신들이 작고하거나 이사로 인해 현재는 500여명에 불과하다.

그래도 이들은 우리 것을 지키고 이어가고 또 묻혀져 있는 농요를 발굴하고 또 전통놀이를 재현하는 모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우원길 회장은 저변 확대를 위해 젊은이들이 풍물단으로 활동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 연합회내 13개 풍물패 운영
13개 풍물패는 읍면에서 개최되는 각종 행사의 길놀이는 물론 연초 지역을 돌며 지신밟기를 하며 지역의 다복함과 평안, 주민의 건강, 풍년을 기원하고 있다.

이같이 지역 전체를 위해 봉사활동을 자청하고 있는 이들이 실력을 뽐내는 것은 속리축전 풍물 경연대회다. 읍면 풍물단의 각축장으로 저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밤잠까지 멀리한다.

대부분이 농민들로 구성된 풍물단원들의 사정으로 볼 때 낮에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밤 10시는 보통이고 12시를 훌쩍 넘기면서까지 연습에 몰두한다.

낮시간 동안 일을 한 탓에 몸도 쑤시고 다리도 아파 일찍 잠자리에 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각 읍면의 단원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그런 어려움은 잠시 잊는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해 속리축전 행사에서 각 읍면 풍물패가 실력을 경연해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풍물패는 도 민속예술 경연대회에 군 대표로 출전한다.

또 실력 연마를 위해 연합회에서는 지난해 전문 강사를 초빙해 강습실시하기도 했고 읍면에서는 자율적으로 장단을 맞춰보는 등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 민속놀이 관광상품으로 충분
지금 이렇게 신명나게 풍물을 두드리던 것도 크게 위기를 겪었었다. 70년대 박정희 정권 때 새마을 운동을 하면서 민속놀이를 미신화하고 또 광대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거의 없어졌거나 사장됐으며 80년대에는 시위시 군중 동원의 기구라는 잘못된 시각으로 인해 풍물을 하는 사람들이 탄압을 받아 금기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우리의 가락을 전수하지 않은 사이 우리의 전통 가락을 알고 있었던 어른들이 사망해 전수가 어렵고 보은도 마찬가지여서 고유의 가락이 없다고 한다.

96년 풍물을 시작했다는 김형수 풍물굿 패 땅울림 회장은 보은에서 조금만 빨리 풍물을 시작했어도 보은 고유의 전통 가락이 보존됐을 것인데 지금은 전통 가락을 찾기가 어렵다고 아쉬워하며 각 읍면 풍물패의 가락은 경기도와 경상도 전라도가 혼합된 가락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산외면 흰 돌 물 다리기를 비롯해 보은 북실의 기 세배, 수한의 들 노래, 내북면의 상여놀이, 송이놀이, 탑돌이 등은 고증을 받아 재현된 것들로 흰돌물다리기는 전국 대회에서 국무총리 상을 수상했으며 기 세배 또한 도 민속 경연대회 대상, 전국대회 공로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외에 현재 재현돼 각종행사나 도 행사 등에 보은군 대표로 출품되는 속리산 송이놀이가 보은의 대표적인 전통놀이인데 회원들은 이들 작품 외에도 삼년산성의 샘굿이나 삼승 원남의 유왕 굿 등 전해 내려오는 민속놀이를 연로한 어르신들이 사망하기 전 녹취하는 등 자료화 해 계승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풍물연합회는 송이놀이 등 우리 지역의 전통 놀이는 관광상품으로 충분해 명맥을 유지하는데 그치지 않고 충남 당진의 기지시 줄다리기처럼 관광상품으로 승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보은은 지리적으로도 중간에 위치해 있어 전국 팔도의 것들이 다 들어와 경연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는 것.

우원길 회장은 이 같은 바람과 함께 풍물패들의 가장 큰 행사인 속리축전 풍물 경연대회의 지원비를 늘려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일을 하다가도 나오고 식구들 저녁도 제대로 차려주지 못하고 나오는데 현재 지원되는 300만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군비 지원금액을 늘려 옛것을 이어가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 단원들을 위로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예인들의 마음을 추슬러 우리 풍물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이들은 소박하지만 푸짐하게 굿판을 벌이며 평민들의 마음이 녹아있는 우리의 가락 지킴이 들로 우뚝 서있다.

연합회는 회장 우원길(회인) 부회장 김은숙(내속)·이혜영(탄부), 감사 이유남(삼승), 총무 김형수(땅울임)씨가 맡고 있으며 보은읍 풍물단(회장 양경순), 내속리면 속리산 풍물단(회장 김은숙), 외속리면 풍물단(회장 윤윤용), 마로면 구병산 풍물단(회장 김 훈), 탄부면 황금들녘 풍물단(회장 구자영), 삼승면 풍물회(회장 이유남), 수한면 해돋이 풍물패(회장 박재열), 회남면 한울림 풍물패(회장 양덕빈), 회인골 풍장패(회장 우원길), 내북 풍물패(회장 박분이), 산외면 풍물보존회(회장 김영제), 아사달 풍물패(회장 박달한), 풍물굿패 땅울림(회장 김형수)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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