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품송 · 정부인송 결혼 4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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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품송 · 정부인송 결혼 4주년
  • 송진선
  • 승인 2006.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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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자목 1400본 무럭무럭
사람도 아닌 것을 의인화한 천연기념물 103호인 정이품송과 325호인 정부인송은 사람과 같이 혼례식을 갖고 합방까지 했으니 명실상부한 부부지간이다.

오는 8일로 결혼 4주년을 맞는 정이풍송과 정부인송의 자식들은 어떤 모습으로 자라고 있을까 확인하기 위해 충북 청원군 미원면에 소재한 충북 산림환경연구소를 찾았다.

혹시 정이품송과 같이 우산모양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정부인송과 같이 밑에서 가지가 두개로 갈라져 자라고 있지는 않을까 잔뜩 기대를 했다.

처음 씨앗을 발아시켰던 곳에서 묘 포장으로 이식된 1400본 가량의 자목은 아직 다 자라지 않아 수형을 전망하기에는 이르지만 시각 적으로는 정이품송과 정부인송의 외양은 아니었다.

키는 25㎝∼30㎝ 정도 자라 있었다. 솔방울에서 홀씨를 얻어 땅에 묻어 싹을 틔워 새싹에 불과했던 2년 전의 모습과 비교하면 비교적 가지도 제법 굵은 우량아였다.

이귀용(내북 상궁 출신) 연구팀장은 “아버지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도 똑같은 모양을 하지 않는 것 처럼 나무도 마찬가지”라며 “사람들은 정이품송 자목이라고 하면 정이품송의 외양을 닮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고 DNA형질만 아버지와 어머니 형질을 닮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이품송과 정부인송 자목은 토우(토양에 있는 균사체가 빗방울에 튀어 잎에 앉는 현상)로 인해 자목의 솔잎이 떨어지는 병에 걸리는 등 성장 장애를 겪었다.

다행히 병을 잘 관리하고 또 솔잎 혹파리병도 잘 관리해 성장 장애를 견딘 자목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데 올해는 토우를 막기 위해 자목 밑의 토양을 신문지로 덮었다.

충북 산림환경연구소는 2008년경 자목에 대한 DNA 분석을 통해 선조에 대한 형질을 살펴 가계도를 작성, 학문적으로도 혈통을 완벽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는 노쇄한 정이품송과 그의 부인소나무인 정부인송에서 자목을 얻기 위해 2002년 5월8일 정이품송의 화분을 정이품송의 부인 소나무인 정부인송의 암꽃에 주입하는 의식을 행사를 가졌다.

수정율을 높이기 위해 2, 3회 화분을 주입시켰고 많은 솔방울 얻기 위해 400개 이상의 암꽃에 화분을 주입하고 다른 소나무의 화분이 앉지 않도록 정부인송의 암꽃을 밀봉까지 시켰다.

그러나 자연재해 등으로 400개를 전부 회수하지 못하고 불과 40개 정도의 솔방울을 땄고 2004년 10월 그 솔방울에서 총 2000개 정도의 종자를 채취, 직접 노지 포장에 씨앗을 뿌려 싹을 틔웠고 만약 대비해 일부는 포트에 종자 한 개 한 개씩을 심어 발아시켰다.

정이품송의 자목이라고 하면 도난 등을 염려해 자목을 관리하는 인부 및 직원들에게 조차 정이품송과 정부인송 자목을 함구한 채 쉬쉬하며 자목을 돌봤다.

그렇게 산림환경연구소 직원들의 정성으로 현재 1400본의 자목이 비교적 굵은 가지를 자랑하며 뿌리를 튼실하게 내리고 있다.

충북 산림환경연구소는 정이품송의 수형을 닮은 자목을 생산해 속리산은 물론 주요 사적지나 문화 유적지 등에 정이품송과 정부인 소나무의 자목을 식재하고 미동산 수목원내에도 식재해 정이품송과 정부인송의 후계목으로 보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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