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최초국전 입선 기록 수립
속리산 골의 촌 아낙 정기옥(61)씨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에서 입선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특히 정기옥씨의 이번 국전 입선은 보은군 사상 처음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마감한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에 한글로 불경의 신심명을 580자를 광개토왕비문체로 사경(斜經)해 출품, 지난 15일 심사결과 총 1983점 응모작품 중 입선작 342점에 정기옥씨의 작품이 포함된 것이다.
이번 제2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 전시회는 5월3일 오후 3시에 개막해 5월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며, 시상식은 개막일인 5월3일 오후 3시30분에 국립현대미술관 대강당에서 가질 예정이다.
한문 아호는 송전(松田), 한글은 솔내로 쓰고 있는 정기옥씨는 “수십년간 서예를 해온 작가들도 국전 수상실적이 없는 사람이 허다한데 국전에 입상해 너무나 큰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특선, 본상 수상, 나아가서는 대상도 바라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동안 정기옥씨는 1995년부터 올해까지 전국의 각종 서예대회에 작품을 출품해 특선 13회, 입선 23회를 차지하는 등 화려한 수상실적을 갖고 있다.
특히 올해 김제 모악 서예대전에서는 예서체의 한글, 한문, 문인화 작품이 모두 특선과 입선을 차지, 삼체상을 받는 경이적인 기록을 가졌다.
오는 5월7일 전시되는 강원일보사와 춘천KBS 등이 주최한 동아국제미술대전에서는 대상을 차지해 이 대회의 초대작가로도 활동하게 됐다.
지난해에는 이 대전에서 반야심경을 예서로 사경 우수상을 차지한 바 있는데 포기하지 않고 올해 또다시 도전해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 20년간 붓 잡은 내공 발휘
그의 이 같은 기록은 사실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20여 년간 붓을 잡은 내공에 전국의 각 자치단체나 서예협회 등에서 개최하는 서예대전에서 수 십 차례 입상한 저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여기에 수상 경력에 자만하지 않고 늘 초보자의 마음으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며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담금질하는 정기옥씨의 겸손함과 노력이 뒷받침 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서예대가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두루 갖추고 있는 것이다.
시집와서 속리산에서 의상실을 운영했을 정도로 예술적 감각이 뛰어났고 초등학교 때부터 서예를 했던 정기옥씨는 결혼 초 서예학원을 다니며 붓을 잡았다가 서예를 할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없고 가정사가 바빠 오랫동안 붓을 놓았다.
1995년부터 문화원에서 운영한 서예교실에서 다니며 다시 붓을 잡았고 광개토왕비, 예서, 전서, 안진경, 왕희지, 고체, 궁체, 민체 등 도대체 무슨 체인지 보통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는 서체들을 습득하기 위해 밤을 새웠다.
여기에 가로, 세로 균형을 맞춰 글자를 넣고 낙관 찍을 자리까지 계산해 가로, 세로 균형을 맞춰 줄을 긋는 연습도 수없이 했다. 가장 자리에 새겨넣는 문양 그리는 연습도 몇날 며칠을 했다.
이렇게 연습벌레처럼 정기옥씨는 틈만 나면 먹을 갈았고 글씨를 써내려갔다.
글자가 안 틀리고 글자를 안 빼먹기만 하면 연습작이라도 대전에 출품할 정도의 실력이라고 주변에서는 평가할 정도다.
그리고 보은에서 해동연서원이란 서예학원을 운영하던 김시운(청주 강서동 초암서예) 선생을 찾아가 3년 전부터 사경을 쓰기 시작했고 실력도 크게 향상돼 각종 대전에 작품을 출품하면 입선은 기본이고 특선 1개 이상을 꼭 수상할 정도다.
아직 관음보살상 등을 그리고 글씨를 쓰는 변상도와 전서를 더 배워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서예 작가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다고 정기옥씨는 겸손해 했다.
▶국전에서 큰상 목표로 활동 계획
그동안 국내 여러대회에 작품을 출품하고 휘호를 하지만 국내 기라성 같은 작들이 작품을 출품하기 때문에 늘 자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해보기 위해 작품을 출품할 뿐이라고 한다.
그래도 늘 그의 작품은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수상실적이 말해주고 있다.
앞으로는 광역자치단체가 주최하는 충북도 미술대전과 충남도 미술대전 등에 작품을 출품하고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응모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아직 더 습작해야할 변상도와 전서를 배우는데 주력해 내공을 더 쌓는다는 작품계획을 수립했다.
이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자란 장녀(35)도 원주에서 서예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속리산 골에 자리잡은 글방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솔내 정기옥 작가는 남편 김영철씨와의 사이에 2녀1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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