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 동학혁명 취회지 원형 훼손우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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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 동학혁명 취회지 원형 훼손우려>를 읽고
  • 보은신문
  • 승인 2006.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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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 영 (시조 시인/외속리 장내)
지난 3월 24일자 보은신문을 보니 장안에 동학 농민혁명 취회소가 설치 됐던 자리에 축사를 건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이 글을 올립니다.

취회지를 복원하고 공원화 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지도를 놓고 보면 보은은 지리적으로 정 중앙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해서 호남 호서 지방이나 영남 영동 지방 등 전국에서 집합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장안을 취회지로 동학도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집회장소로 사용하였습니다.

동학은 1860년(철종11년) 4월에 최제우가 창도한 종교로서 보국안민과 광제창생을 내세운 점에서 민족적이고 사회적인 종교라 할 수 있습니다. 동학이라는 명칭은 교주 최제우가 서교인 천주교에 대항하여 동방의 도를 일으킨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며, 1863년부터 2대 교주인 최시형에 이르러 <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한다>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의 가르침으로 한번 일어난 동학의 불길은 그 사상적 기반을 다지면서 조선 말기의 국내외 정세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민족 종교로 발돋움하였습니다. 동학은 외세의 영향 없이 조선사회의 봉건 질서를 무너뜨림과 동시에 계급을 철폐하고 새로운 근대 국가의 형성을 통해 민족의 부강을 꾀하는 가장 자주적인 정치 조직이었고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정신은 당시의 어떤 단체보다도 탄탄한 조직과 힘, 그리고 이념을 가지고 있었기에 대다수의 농민과 선각적인 양반의 상당수를 참여시킬 수 있었던 거대한 민족 조직이며, 적극적인 민중 사회운동 체였습니다. 1893년 음력 3월, 3만 여명의 동학교도들이 모인 장안집회는 <보국안민>과 <척외양창의>의 깃발을 높이 들고 일본과 서양의 세력을 떨쳐내면서 나라를 보존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자는 민중운동의 도화선이 되었으며, 내부 역량을 키워준 뜻 깊은 장소로서, 후손에게 길이 물려줄 우리의 자랑이며 역사의 현장으로 널리 알려야 하고, 사적지로 보존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지법 개정으로 인해 축사와 농산물 가공 시설 등의 건축물이 들어서면 취회지의 원형이 크게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으며, 더구나 주변에 납골당까지 생겨나고 있으니, 더 이상 피해가 늘어나지 않도록 보은군에서는 <향토유적보호 조례>를 만들어 시급히 대책 마련을 하여줄 것을 당부합니다.

외속리면 장안에 설치했던 대도 소를 복원하고 돌성 일대를 정비하여 국민 교육장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보은군이 지방도 변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동학농민계승사업회에서 장승4기와 솟대를 설치해 동학농민혁명정신을 기르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99년 계간시인정신 신인상
· 한국문인협회 회원 ·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 한국여류시조문학회 회원 · 시문회 회원
· 동인지 -모과나무와 아이들
     -눈빛으로 부르는 노래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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