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에서-남보은농협의 지향점은 조합원의 실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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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에서-남보은농협의 지향점은 조합원의 실익
  • 김인호
  • 승인 2006.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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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을 겪으며 출범한 남보은농협이 구본양 조합장 취임으로 드디어 힘찬 항해를 시작했다. 취임식장에는 축하 화환이 넘쳤고 준비된 좌석이 모자라 많은 축하객들이 식장 밖에서 서성일 정도로 취임 분위기는 뜨거웠다. 이러한 관심은 아마도 남보은농협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구 조합장도 이날 “점점 더 어려워지는 농업, 농촌의 현실과 무한경쟁의 시대에 농협 역할 확대 등 맡은 소명에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지금 농촌의 현실은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매우 난감한 처지에 봉착해 있다. 이로 인해 농업의 장래가 불투명해지면서 농민들은 시름에 잠겨 있다. 지난달에는 밥쌀용 미국쌀의 한국상륙으로 전국의 농촌이 시끌하다. 그렇잖아도 농촌의 근간인 쌀값이 떨어져 농사를 포기할까 고민하는 농가가 속출하는 판국인데 경쟁력을 갖춘 외국산 밥쌀의 본격 시판은 농민들의 의욕을 더욱 잃게 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남보은농협의 경우 탄부의 쌀과 삼승의 사과, 마로의 한우로 대표되면서 통합의 효과로 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산 칼로스 1등급의 낙찰가는 80㎏ 한가마당 4만5000원 꼴이다. 3월30일 현재 국내 쌀값은 14만800원임을 감안하면 국내산 쌀값이 미국산보다 3배 이상 높다는 결론이다. 물론 수입이익금을 부과할 방침이라지만 시판 가격은 국내산보다 낮게 결정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품질에서 승부해야 하는데 품질면에서도 사정은 여의치 못하다고 한다.

사과의 경우도 몇 해 전부터 수출길이 막혀 국내 판로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출이 막혀 국내산 사과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가격은 불을 보듯 뻔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삼승 사과농가도 타격을 입는다.

한우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싼 가격과 등급을 내세운 외국산 고기에 애국심만으로 호소할 시기는 한창 지났다. 가까운 예로 이웃 옥천의 한 젓소육 판매점은 젓소육우라 사전에 알리고 싼 가격에 소비시장을 공략했다. 맛을 본 소비자들로부터 너무 호응이 커 곧 체인점을 더 낼 예정이다.

이래저래 농촌이 어려운 기시에 처해 있다. 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어려운 시점에서 조합원들은 합병을 통한 규모화로 경쟁력을 갖고자 농협합병 찬반 투표를 거쳐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남보은농협을 탄생시켰다.

어려운 과정을 뚫고 힘들게 당선된 구 조합장은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취임 분위기에 들뜰 여유도 없이 막바로 암담한 농촌의 여명이 되어야 할 막중한 소임을 안고 있다. 특히 남보은농협은 완전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농협으로 농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이런 점으로 미뤄 구 조합장은 우선 임기 동안 조직과 사업구조를 시장 지향적으로 전환하고 조합원과 임직원간 최적의 조화방식으로 시급히 남보은농협을 지속가능한 경영체제로 기반을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12년간 삼승농협 조합장을 역임한 이정우 전 조합장은 농산물의 판매사업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판매사업을 못하는 한 다른 사업은 조합원들에게 별 효용가치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의 오랜 경험상 나온 말이어서 귀담을 필요가 있다.

상임이사제의 도입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상임이사는 농협 내부사정에 밝은 전문가다. 신임 조합장은 농협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듯 임직원들과 상호 보완적인 작용으로 지역사회와 조합원의 기대에 부응해 나가야 하는 농협의 선봉장이다. 농협은 공공기관으로서보다는 이해득실이 우선시되는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조합원들에게 실익이 없는 조합은 존재가치를 상실한 것과 다름없다.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안겨주는 농협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계획하고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합원도 새로 출발하는 임직원들이 역량을 발휘 할 수 있게 권리와 책임을 동시에 함께 하는 조합원이길 바란다. 힘을 합쳐도 험난한 파고를 넘기기가 어려운 시대고 조합원과 지역농협이 오래토록 살길이기 때문이다. 초대 조합장의 임기는 2년이다. 짧지만 차후 보지 않고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이 임기 끝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 조합원에게 이득을 안겨다줄 때 조합원은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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