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는 지역 특화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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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는 지역 특화의 지름길
  • 보은신문
  • 승인 2006.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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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 종 / 보은읍 장신리
1. 지역의 민속문화의 의미
문화는 그 지역의 여건과 정서에 곰삭아 그 지역주민의 생활 속에 베어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야 한다.

석굴암, 팔만대장경판전, 수원의 화성, 창덕궁, 강릉단오제는 유네스코보존문화재 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우리 고장에도 다른 지역에 비하여 국보급의 문화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유형문화재 자체로서 우리고장의 색체를 나타낼 수는 없고 다만 우리지역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 일 뿐이다 .

그 지역의 색체를 들어 낼 수 있는 문화는 그 지역에서 오랜 세월을 내려오며 행해지는 그 지역만의 무형적인 문화재라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옛날부터 지방마다 동리마다 해가 바뀌면 동제를 지내거나 그 고장마다의 독특한 민속놀이가 있어 지역마다 그 지역을 상징하는 문화로 내 세워 민속 문화행사로 재현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행사를 재현하여 그 지역의 독특성으로 부각시키는데 온 지역주민을 비롯한 관계기관이 열을 올리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고장은 무형문화재로 인정 받을만한 문화재가 있음에도 그것을 내 세울 수 있는 문화행사로 가꾸어 가는 노력이 부족하고 그것을 가꾸기 위한 투자가 없다.

우리나라의 이름 있는 민속놀이로는 ‘강릉단오제’ ‘진해의 웅천산신제’ ‘삼척의 오금잠제’ ‘군위의 삼장군 당제’ 등과 함께, 보은에도 속리산의 대자재천왕제(大自在天王祭)가 신라시대부터 국행제로 지내 온 것이 문헌상으로도 나타나 있는데 우리지역의 색체를 가진 민속문화로 살려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2. 강릉 단오제의 고찰
강릉단오제를 살펴보면 대관령 산길의 안전통행과 풍작·풍어와 같은 청안(淸安)을 기원하는 동제(洞祭)이지만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되었다.

강릉단오제는 단오굿, 단오놀이, 단양제(端陽祭), 단양놀이라고 하는 몇가지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데 단오 날에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지만 넓은 의미에서 우리의 4대(大) 명절(名節)날 동민이 모여서 행하는 잔치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준비과정이나 규모 등이 매우 크고 음력 3월20일 제사를 지낼 신주(神酒)를 담그는 일부터 단오 다음날인 음력 5월6일 소제(燒祭)를 지내는 날까지 50여일에 걸친 행사이면서 선조들의 고증을 받아 지방 관리의 대표와 지방유지가 나와서 유교식 의식에 따라 삼헌(초헌 아헌 종헌)의례의 제사를 올리고 제사가 끝나면 그 지역의 가장 큰 무당이 주관하는 굿 판이 벌어지고 지역주민이 풍장을 울리며 참여하는 행사가 된다.

몇 가지 특이 한 점을 살펴보면 4치례(4주)전인 4월8일에는 큰 서낭당에서 굿을 벌리고 3치례(3주)저녁에는 대관령 국사 서낭을 모시러 떠난다.

이때 16명의 악사와 관리들과 함께 남녀 무당 약 60여명이 행진을 하게되고 지역 주민이 다수 참여한다.

송정(松亭)에서 하루 밤을 묵고 이튿날 서낭당에 도착하여 서낭당과 산신당에 각각 제를 지낸다.

서낭당근처에서 무당이 굿을 하면 나무 한구루가 흔들리게 되는데 그 나무에 신이 내렸다고 하여 그 나무를 벤다.

이를 신간목(神竿木)이라 하는데 대관령국사서낭과 함께 그 나무를 모시고 하산을 한다.

대관령국사 서낭을 모신 일행이 산을 내려오는 행렬이 이조(吏曹:관리의 무리)에 가까워지면 주민들이 횃불을 들고 마중을 나가고 서낭은 여서낭당에 모셨다가 다시 동리에 있는 큰 서낭당에 모신다.

지금은 큰 서낭당이 없어져 임시로 가설하여 행사를 치른다.

4월 16일부터 5월 6일 까지는 매일 새벽 관리와 무당들이 문안을 드리며 지역의 안녕과 생기 복덕을 기원을 한다.

본격적인 단오제가 시작되기 한치례(1주일)전인 4월 27일 에는 큰 굿을 하고 5월 초 1일부터 단오제가 시작되는데 무당들의 굿과 가면놀이가 당(堂)집 앞에서 벌어지게 되고 팻대를 만들어 그것을 매고 시가행진을 한다.

5월 5일은 대규모의 본제(本祭) 제의(祭儀)를 행하는데 가면놀이, 그네띄기, 체육대회등 이벤트행사로 주민들의 한마당 잔치가 이루어진다.

또 팻대를 앞세운 굿패 행렬은 큰 서낭당에서 약국서낭(藥局城隍)·소서낭(素城隍)을 거쳐 시내를 돌면서 곳곳에서 굿을 하고 저녘 때는 팻대는 여 서낭당에, 신간(神竿)은 큰 서낭당에 봉안하고 하룻밤을 보낸다.

5월 6일 큰 서낭당 뒷골에서 소제(燒祭)를 지내게 되는데 단오제를 위해 만든 신간과 팻대등 사용했던 모든 물건들을 불태우고 대관령국사 서낭을 다시 대관령으로 봉송하면 단오제가 끝난다.

여기에서 이 행사에 소요 되는 행사비를 따져보면 만만치 않은 예산일 뿐 아니라 소요 예산 자체를 분석하면 그 행사자체로는 경제성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행사로 인한 관광객이 그 지역에 떨어뜨리고 가는 비용을 계산하면 그 지역 지방세수증대는 상상을 초월 한다는 것이다.

3. 속리산신제의 민속 문화적 가치
일제의 민속문화 말살정책에 따른 굿의 폐지와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마을의 서낭당 등이 철거당해 선대들의 생활속에 젖어 흘러온 전통이 사라지게 되었지만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리 잡아온 민간신앙이 단절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사라져가고 있는 민속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편이다.

속리산은 보은 문화의 발상지이다.

보은은 국립공원 속리산을 중심으로 한 관광을 활성화 하여 농업과 연계한 관광 농업군으로 발전시켜 아름답고 살고 싶은 고장으로 가꾸어 가야 한다.

필자는 우리군민 모두가 하나 되는 마음만 가진다면 다른 어느 지역보다 멋진 고장을 만드는데 유리한 여건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인구가 많이 모인 대도시에서 현대문명의 혜택을 만끽하며 시가지가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소용돌이치는 도시 형태로 발전하는 것만이 지역의 발전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강릉 ‘단오제’가 세계보존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을 감안해 보면 보은의 대자재천왕제(大自在天王祭)는 강릉‘단오제’보다 해학(諧謔)적이고 재미있으며 산신이 있는 봉우리로 알려진 속리산의 주봉인 천왕봉의 대자재천왕제를 윤색(潤色)하여 우리고장 전통문화축제의 기본 틀로 한다면 다른 지역 어느 문화행사 보다도 각광받을 수 있는 문화축제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대자재천왕신(大自在天王神)과 속리산신(俗離山神)의 성격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대자재천(大自在天)은 인도불교의 외도인 시바(Siva)교에서 ‘대자재천’을 “만물의 근본”이라고 하여 세계를 창조한 신으로 삼아 주신으로 신봉하고 있는데, 인도불교의 외도(外道)에서 신체(神體)로 섬기는 남자의 성기(자지)를 뜻하기 때문에 속리산에 있었다는 대자재천왕사(大自在天王祠)는 인도의 자재천외도(自在天外道)에서 신앙하는 남자의 성기를 모신 사당이라는 뜻이 된다.

李圭泰는 《韓國人의 奇俗》기린원(麒麟苑)(1979,p.57)에서,

대자재천신(大自在天神)이란 이름으로 한국에 귀화한 이 시바신의 신사(神祠)는 한말까지 속리산 법주사에 남아 있었다.

불교에 묻어 든 시바의 성신숭배(性神崇拜)가 한국에 토착화하여 부근숭배(付根崇拜)가
된 케이스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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