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의 의미를 되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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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의 의미를 되새기며
  • 보은신문
  • 승인 2005.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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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후 우리 경제가 고도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높은 저축 열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 10%수준에 불과했던 저축률은 70년대에는 20%대로, 80년대 후반에는 40%대로 높아져 투자재원의 원천이 되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가계소득이 정체되는 가운데 신용카드 무분별한 사용,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저축률은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금년 상반기에는 32.0%까지 낮아졌다.

물론 선진경제로의 본격 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오늘날 저축이 갖는 경제적 의미가 과거와 똑같을 수는 없다. 경제발전 단계가 높아질수록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이에 따라 소비가 확대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특히 내수부진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한 현 시점에서는 소비를 장려하는 것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저축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사실 역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경제가 중국과 인도등 신흥공업국(BRICS)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선진국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설비 및 연구개발투자를 통한 성장잠재력의 확충이 긴요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저축률 하락추세가 지속되어 투자재원을 국내에서 충분히 조달할수 없게 되면 부족 분은 해외자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 결과 경상수지 악화와 외채누증을 피하기 어렵게 되고 이는 다시 지속적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이처럼 저축은 국민 경제적 면에서 여전히 중요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 입장에서는 보다 절실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퇴직연령의 단축, 평균수명의 연장, 급격한 고령화 등으로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 서는 충분한 저축이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대책인 것이다.

영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Financing the Future’라는 캠페인을 통해 청년층부터 노후를 대비하라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비한다면 우리나라 성인들의 노후대책과 청소년에 대한 경제교육은 미흡한 실정으로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저축이란 더 큰 만족을 위해 현재의 소비를 미루는 의사결정이다. 따라서 소득 중 쓰고 남은 것이 있다면 저축한다는 사고보다는 미래를 위해 먼저 저축하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특히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저축이란 비 인기 과목을 가르치는 것은 기성세대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개미와 베짱이’ 우화의 교훈처럼 저축하지 않는 자는 결국 자신의 미래에 관심이 없음을 고백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금년 제 42회 저축의 날을 맞아 대전·충남 지역에서는 10명이 저축수범 자로 표창장을 받게 되었다. 이 분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저축을 통해 경제적 자립이 가능함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자극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경영철학자 Peter Drucker는 “미래는 오늘 만들어진다”고 갈파했는데 우리는 오늘의 저축이 미래를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 재 현 (탄부 구암,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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