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도 산업, 미식가들 공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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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도 산업, 미식가들 공략해야
  • 송진선
  • 승인 2005.10.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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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까지 떨어진 보은의 맛이 원기를 회복하고 있다는 증거일까. 이번 도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보은군 출품 음식 중 2개가 대상을 받고 1개가 은상을 수상했다. 특히 속리산에서 출품된 음식이 대상과 은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이를 더욱 체감하게 하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에 충북도에 손님이 오면 꼭 속리산에서 대접을 했다고 한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속리산에서 대접을 해야 상대방이 그래도 대접을 받았다는 소리를 한다고 할 정도로 속리산 음식은 충북을 대표했다. 맛도 맛이지만 그만큼 차별화가 되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속리산 음식은 비싸다, 맛이 없다, 음식값이 비싸다 등등 비난의 목소리를 한 몸에 받았다.

지금도 여전히 이런 평가는 심심찮게 듣는다. 특히 축제나 단풍철 속리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주변의 식당을 이용하고 느낀 속상한 마음을 보은군 홈페이지 등에 올리는데 바가지를 썼다, 파전이 밀가루 떡이었다 등등의 평가가 주를 이루고 맛있었다, 주인이 친절했다 등등의 평가는 거의 없다.

2002년도에는 밥과 고추장까지 총 23가지가 들어간다고 홍보해 전국적으로 명성을 불러일으켜 한동안 일부러 속리산에 와서 먹는다고 할 정도로 유명했던 산채비빔밥에 산채는 많아야 6, 7가지에 불과하다며 쓴소리가 잇따랐다. 아직도 매정한 점수를 주고 있기는 하다.

얼마전에는 경북 김천 직지사 사하촌을 견학하기도 했다. 직지사 절을 방문하러 오거나 김천시에서 100억원이상 투입해 조성한 공원을 구경하기 위해 관광객이 찾는 것이 아니라 직지사 사하촌에 조성된 먹거리촌을 방문하기 위해 관광객이 온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 음식이 맛있는가 확인하는 차원에서였다.

그러나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절경의 속리산, 5교구본산이 법주사의 사하촌에서 식당영업을 하고 있다는 자존심때문인지 다녀온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배울게 없다는 표정들이다.

보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다면 분명 그 안에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맛이 있던가, 재료가 신선하던가, 서비스가 좋은가, 음식에 비해 가격이 적당한가 등등 매력적인 요소가 있기때문에 그멀리 가는 것이다. 요즘은 맛있다는 소문만 나면 전국 어디든 찾아가는 미식여행이 트렌드이다.

대하나 전어를 먹으러 남당리를 찾는다. 젓갈을 사기 위해 서산을 찾는다. 회를 먹기 위해 경남 삼천포를 찾는다. 철지난 쓸쓸한 바다도 보고 싱싱한 회도 먹자며 당일치기라도 강원도 주문진을 찾는다. 제철 음식을 먹으며 술까지 마시니까 당일치기를 못하고 1박을 하가도 한다.

회만 먹으러 갔다가 잠도 자야 하는 사이클이 생길 수밖에 없고 결국 해당 지역의 관광수입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점심시간에 보은시내 음식점을 찾는 것처럼 보은사람들도 속리산에서 만족할만한 그 무엇이 많다면 열두굽이 말티고개를 넘어서 속리산에 있는 음식점을 찾을 것이다.

건강을 추구하는 웰빙시대. 산채비빔밥은 웰빙 트렌드에 매우 적합한 음식이다. 이번 속리산의 산채음식이 주목을 끈 것을 계기로 23가지 산채를 넣어 만든 산채비빔, 두부, 토종닭백숙을 먹기 위해 전국의 미식가들이 보은으로, 속리산으로 몰려오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벌써 보은음식이 도내 음식을 제압한 것을 보면 이미 원기는 충분히 회복한 것 같다.

<■ 취재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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