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래면’의 고유 지명 복구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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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래면’의 고유 지명 복구되길…
  • 보은신문
  • 승인 200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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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한 회 서울 여의도/마로 관기
홍건적란이 평정된 뒤에 개경으로 환궁하던 공민왕이 임인년(1362) 8월에 상주를 출발해서 관기에 머물렀다 간 이후에, ‘임금(王)이 와(來)서 묵어간 곳’ 이라고, 왕래원 관터(관기)로 550여년의 긴 세월동안 통칭되었던 지명을, 일제가 1910년대에 우리나라의 행정구역을 강제로 개편하면서 성세하던 이 지역의 정기를 꺾으려고 왕래면의 명칭도 전통과 권위를 말살하는 정책을 써서, 의도적으로 지역민들을 비하하여 쓸모가 없어진 늙은 말을 연상케 하는 쇠락의 의미를 지닌 말마(馬) 늙을로(老) 글자의 마로(한자로 쓰면 ‘마노’로도 읽음)로 바꿔버렸다. 당초에 왕래면은 관기. 수문. 송현. 갈평. 적암. 임곡. 구암. 임한. 불목이었고, 중간 지대에 탄부면의 기대와 소여로 가로막혔던 남쪽에 마로면이 따로 있었다.

마로면은 원래 파발마가 쉬어가던 곳인 역마 촌으로부터 유래한 지명인데 세중. 한중. 변둔. 갈전. 원정. 오천. 대양이었던 것을, 일제가 임의로 왕래면의 관기. 수문. 송현. 갈평. 적암. 임곡에 탄부면의 기대. 소여와 마로면의 세중. 한중. 변둔, 갈전, 원정. 오천을 통합하고, 왕래면의 구암. 임한과 마로면의 대양은 탄부면으로, 또 왕래면의 불목은 속리면에 각각 편입시켜 놓고 관기에 있는 왕래면사무소에 마로면 간판을 달았다. 언젠가는 꼭 되찾아야 할 고유지명을 일제에게 강제 개명 당한지 근 1세기가 되고 광복 60주년이 지나는 차제에, 치욕적 개명의 배경과 지명의 발음이나, 지니고 있는 의미자체뿐 아니라 오랜 세월 이어온 역사와 전통을 감안해서라도 잘못 바뀌어졌던, 현재의 마로면 명칭은 옛날 조상대대로 수백년간 불러왔던 천하지 않고 귀한 왕래면으로 복구함이 타당하다고 믿는다.

예컨대 과거에 조선왕조의 임금이 거처했던 창경궁에 한일합방 후, 일제가 동물원을 설치해서 창경원으로 비하하여 조선왕실을 능멸했던 것을, 광복 후에 대한민국정부가 동물원을 이전하고 창경궁을 복원함으로써 나라의 체통을 찾은 사실을 국민들 모두가 반겼다. 임금이 묵어간 곳과 동물이 쉬어간 곳을 비교해서도 안 될 일이지만, 정상적인 사고방식의 정서로는 동물보다는 임금이 묵어간 곳의 지명을 선호함이 지극히 당연하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보은군내 타 지역들의 명칭변경과 함께 왕래면의 명칭도 복구되기를 유관 기관단체 및 당국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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