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주민 자치센터를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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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주민 자치센터를 찾아가다
  • 송진선
  • 승인 2005.09.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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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면 주민 자치위원회 홍성군 문당리 견학
친환경 농업에대한 교육의 메카인 홍동 농업교육관이다. 수한면 주민자치위원들이 교육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주민자치센터의 기능은 무엇일까?

헬스클럽이나 운영하고 스포츠댄스 프로그램이나 만들고 찜질방이나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일까.

말 그대로 주민자치는 지방자치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주민들의 자치역량을 키워 지역의 문제를 도출해내고 외부의 도움없이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더 나은 지역을 만드는데 있을 것이다.

물론 주민자치센터의 기능 중에 주민 복지를 위한 위와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돼있다.

그것이 주 기능이 돼 현재 주민자치위원회가 조직돼 주민자치센터가 세워진 곳은 거의 모두 천편일률적인 놀이 수준의 자치센터로 전락돼 있다. 보다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보다는 매우 감각적인 프로그램 일색이다.

그렇다면 주민자치센터를 그야말로 주민의 자치기능을 수행하고 자치역량을 키울 수 있는 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한면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이영복)들이 그 해답을 찾기 위해 1차적으로 이미 주민자치센터라는 말이 생기기도 훨씬 전에 마을단위로 자치역량을 키워 이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마을을 찾아갔다. 2000년 마을 발전 100년 계획까지 세운 그곳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이다.

행정기관에서 장기종합개발계획이라고 세우고 정부에서 국토종합개발계획을 세우지만 그런 것은 행정기관에서나 하는 일인 것 쯤으로 알고 있는 보통의 주민들에게 마을에서 100년 개발계획을 세웠다는 것은 감히 생각지도 못할 일이다.

아침일찍 버스에 몸을 싣고 3시간이상 되는 먼 거리의 홍성군 문당리까지 가서 자치의 요람을 보고 느낀 감회가 수한면 주민자치센터에서는 더욱 더 나은 것으로 승화되길 견학에 다녀온 모두가 바랬다.

▶ 100년계획의 배경
그들이 세운 목표는 농업지역인 지역적 조건에 맞게 친환경농업으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홍성 지역,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전체에 이익을 줄 수 있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홍성군 내에서도 아무 생각없이 시류에 편승한 농업을 하고 전국 어느 지역이나 막론하고 시류에 편승한 농업을 하고 있을 때 문당리는 정부 정책에 반하는 농업을 구가했다.

그것이 오리농법이었고 농부들이 죽어라고 농사져서 도시민들에게 받치는 것이 농산물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농사는 농부 뿐만 아니라 소비자인 도시민들이 함께 짓는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농도불이의 뿌리가 되었고 농도상생의 말이 생겨나게 돼 봄에는 도시민들이 오리를 사서 넣어주고 가을에는 그들이 집어넣은 오리로 농사지은 벼 작황을 구경하는 교류행사를 가졌다.

화학비료 많이 쓰고 병이 생기면 농약을 치고 그렇게 땅도 죽이고 사람도 해하는 정책을 펴왔던 정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된 문당리 주민들은 모두가 미친사람 취급을 받았지만 농약 안 쓰고 비료대신 축분을 발효한 것을 쓴 것이다.

자연히 소출이 적을 수밖에 없었고 주변 지역 주민들로 부터도 비웃음을 샀지만 문당 주민들은 자신들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지금은 환경농업의 메카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오리농업과 같은 친환경 농사는 문당리 뿐만 아니라 홍동면 전체로 확산되었고 올해 문당리 26만평을 포함해 120만평 1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홍동 농업마을에서 생산된 벼만 가공할 수 있는 정미소도 2동이나 세워졌다.

▶ 지금의 문당리를있게 한 미친(?) 지도자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에서 시작된 오리농법은 전국 환경농업의 화두이다. 홍성군 홍동면 문당마을은 지금 주민 모두가 환경농업에 관한 한 전도사 구실을 한다.  90가구가 살고 있는 문당리는 오리농법이 처음 시작된 곳이다.

50대가 최고 젊은이이고 60대 할아버지도 젊은이 취급을 받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문당리는 2,30대 청년들이 30%를 넘는다.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고 최근 몇년간 떠나가는 사람 한 명도 없었고 은퇴농장을 도입하고 교사들에게 부지를 제공해 농부가 아닌 일반인들의 사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으로 오리농법을 활용한 환경농업을 시작한 사람. 현재 홍성 환경농업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인 주형로(47)씨이다. 지금의 문당리를 있게 한 주인공으로 주씨를 빼놓고는 홍동면 문당마을을 설명할 수가 없다.

77년 혼자 유기농법을 짓다 93년 주씨가 시작한 오리농법 성과가 좋은 것으로 확인되자 94년부터 마을에서 참여하는 농가가 늘고 홍동면 전체, 홍성군 일대로 확산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무농약 재배 쌀은 94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품질인증을 받았고 98년에는 무농약 재배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유기재배 단체인증을 받았다.

▶ 문당리 100년계획의 최종 목표
회사마다 자치단체마다 목표가 있고 그 해 추진할 계획이 수립되는 것은 당연한데 왜 마을에는 그 목표가 없는 것일까. 그리고 자치센터에는 왜 그 목표가 없는 것일까.

목표가 있어야 성취감도 있고 모든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추진된다. 연말에 평가했을 때도 목표는 여기였는데 왜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지 이유도 발견해낼 수가 있다.

문당리의 최종 발전 목표는 넉넉한 문당리, 오손도손한 문당리, 자연과 사람이 건강한 문당리, 자연과 조화되는 문당리로 삼았다.

그 목표를 세운 주민들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이다.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모두가 격려자가 되고 모두가 협조자가 되는 것이다.

△넉넉한 문당리
제1목표를 넉넉한 문당리로 정한 것은 나만 잘사는 것이 아닌 이웃 모두가 잘사는 지역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 조상들은 콩 한 쪽도 나눠먹을 정도로 넉넉한 마음을 가졌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내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가에만 혈안이 돼 있어 아이들 정서까지도 메말라 있다.
아이들에게도 넉넉한 마음 심어주고 기쁘게 사는 마음을 갖게 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오리농법의 쌀을 생산해 마을 주민 모두가 잘사는 경제를 완성하겠다는 의미이다.

△오손도손한 문당리
평생교육의 실현으로 대를 잇는 마을, 삶의 질을 높이고 정보화 시대 뒤쳐지지 않으면서 조상들의 미풍양속인 두레공동체로 거듭나 서로 돕는 마을, 그리고 도시민들의 고향이 될 수 있는 마을로 가꾼다는 의미이다.

△자연과 사람이 건강한 문당리
하천을 살리고 건강한 숲을 가꾸고 미생물로 지역 생태계를 살려 모두가 건강해지자는 것이다.

△자연과 조화되는 문당리
문당리에는 풍력에너지를 이용해 농업교육과 가로등에 불을 밝히고 찜질방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그 정도로 자연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고 또 자연과 조화되는 주택을 만들고 물이 순환하게 하고 쓰레기 없는 마을을 만들어 풍경이 아름다운 마을을 만드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마을발전 100년 계획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제작됐고 이제는 면이나 군의 계획에서 이같은 계획을 인용하고 있다고 한다.

▶ 자치 성과 정부지원 쏟아져
이같이 마을 발전을 위해서는 미친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는 문당리 친환경 농업의 대부인 주형로씨의 말은 그대로 들어맞는다.

지속적으로 환경농업을 실천해오면서 주민들은 마을기금을 모아 터를 구입했고 흙벽돌 3만장을 손수 찍어 2000년 12월 정부 지원을 포함, 홍성환경농업교육관을 건립했다.

환경농업 교육을 위한 산실 구실을 하고 있는 이 교육관에는 매년 7, 8000명이 다녀간다. 이와 함께 홍동면을 중심으로 조상들이 쓰던 농기구류를 모아 올해 4월에는 농업박물관도 건립했다.

그렇게 주민들 스스로 보여준 마을발전을 위한 이같은 모습에 문당리에는 정부의 각종 지원이 쏟아졌다. 농림부 지원으로 홍성여성농업인센터가 문을 열었다. 찜질방이 들어서 농업박물관이 들어섰다.

여성농업센터는 작은 도서관과 영아반, 탁아반을 운영, 농번기나 집안의 대소사로 부득이 아이를 맡겨야 하는 여성농업인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구실을 한다.

또 방과후 교실을 운영해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지역사회의 건전한 지도자로 자랄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여성의 지위향상과 자아실현교육, 환경 및 유기농업인 정책교육, 지도력 훈련 등 여성농업인들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고 정보화교육, 풍물강습, 스포츠댄스 등의 여성농업인 취미교양 활동도 하고 있다.

환경부로부터는 자연생태마을로 지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대한민국 녹색경영대상 최우수 상을 수상했고 친환경 부문 농업기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행정자치부의 정보화 시범마을로 선정돼 정보화 장비 지원을 받았고 농림부로 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됐으며 농림부와 농협이 공동 주최한 제 2회 농촌마을 가꾸기 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인근 금평, 화신마을과 함께 70억원이 투입되는 농촌마을 종합개발 사업 대상마을에 선정되기도 했다.

문당리는 잔디공원도 조성하고 밭작물 체험장도 조성하고 어린이들의 물놀이장도 조성하는 등 생태마을로 꾸밀 예정이다.

21세기 문당리 발전 백년계획을 견학한 수한면 주민자치위원들이 수한면 주민자체센터에 어떻게 적용할지 궁금하다.

주민자치는 공동체를 말하는 것이다. 마을 단위의 공동체 의식을 확고히 심어줘 시설만 화려한 센터가 아닌 종자돈을 만들고 그것으로 면 전체에 부흥을 가져올 수 있는 자치역량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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