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중 박형중·박지수 선수, 속리중 황효성·라원일·김응길 선수
황선수 전국 상위수준 … 형편 열악, 동문회 및 지역사회 관심 요구돼학생수도 적고 경제적인 조건도 열악한 환경에서도 도내는 물론 전국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는 중학생 볼링선수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요구된다.
시 지역이 아닌 군 단위에서 중학생 볼링선수는 보은군이 유일한데 보은중학교(교장 김한식) 박형중(3년)·박지수(3년)군과 속리중학교(교장 노경호) 김응길(1년)·황효성(2년)·라원일(2년)군이 그들이다.
현재 충북도가 볼링을 특기종목으로 지정한 학교는 청주의 원평중학교로 이곳에는 도 교육청 지원 지정코치가 운영되고 있고 볼링부 운영에 따른 경비가 지원되는 등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보은군 중학생 볼링 선수들은 도지정 종목과는 전혀 관계없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볼링을 하는 것이어서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경비가 만만치 않다.
실제로 육상은 런닝화만 갖추고 운동장에서 기록을 단축하는 훈련을 하면 되지만 볼링은 사설 볼링장을 이용해야 하고 28만원∼35만원 하는 볼링 공을 한 달에 한 번꼴로 교체해줘야 하는데다 코치 수당을 지급해야 하고 또 대회 출전경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등 비용부담이 큰 종목이기 때문에 웬만한 가정에서는 제대로 뒷바라지를 해주기가 버거운 종목이다.
그래도 자녀의 특기를 살려주기 위한 보은군 중학생 볼링 특기생 학부모들은 기꺼이 그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데 황효성 선수의 아버지가 감자 트럭 1대 분을 팔아 겨우 볼링공 하나를 사줬듯이 속리중학교 학부모들은 감자를 팔거나 채소, 약초를 캐다 팔아서 공을 사고 코치비와 볼링장 사용료를 내고, 대회출전 경비를 마련하는 등 어려운 형편에도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속리중학교 황효성군은 지난 5월 대한볼링협회장배 종별 볼링대회 우승, 5월에 열린 충북도 소년체전에서는 개인전, 단체전, 최우수 선수상까지 3관왕을 차지했고 6월에 있었던 대한볼링협회장기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보이고 있다.
나머지 속리중학교 김응길, 라원일 선수도 그동안 체육 특기생으로 활약해 겨우 올해 6월부터 훈련을 시작했는데 실력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보은중학교 박형중군과 박지수군도 충북도 소년체전에서 속리중학교 선수와 혼합 4인조 단체전에 출전 금메달을 차지했고 박형중군은 개인전 동메달, 2인조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의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충북도대표로 선발돼 전국 소년체전에 출전했고 보은중학교 선수들은 청주 금천고등학교로의 진로까지 확정지었다.
도 지정종목도 아닌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종목을 택해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학교의 명예까지 살리자 보은중학교와 속리중학교에서도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시키기 위해 이들을 지원하는 등 볼링선수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선수들은 매일 보은읍내에 있는 사설 볼링장으로 출근해 20경기 이상씩 볼을 굴리며 핀을 맞추고 그러면서 자세도 교환하고 특기를 살리는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소속 학교는 다르지만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 하나만으로 서로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현재 군내 중학생 볼링 선수 중 실력이 가장 우수한 속리중학교 2학년 황효성 선수는 취미로 볼링을 쳤던 아버지 황규채(속리중 7회, 군볼링협회 감사)씨를 따라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볼링장을 출입하다 6학년때부터 볼링을 시작했다.
수정초등학교 6학년때 평균 160점 가량을 기록했고 충북에는 중학생 볼링부가 없었던 속리중학교 1학년때 혼자 전국 소년체전에 출전해 전국 29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오후 내내 연습을 하며 실력을 키운 올해는 전국대회에서 개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향상됐다. 보은중학교 선수 2명과 혼합으로 올해 충북 소년체전 단체전에 출전, 금메달을 먹은 속리중학교는 내년 대회에는 속리중학교 단독으로 단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김응길, 라원일, 김민수 선수를 보강했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소요되자 이중 한 명이 포기, 현재 3명이 훈련을 하고 있다. 노경호 교장은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교실벽면에 거울을 설치하고 바닥에 나무레인을 까는 등 볼링연습장으로 만들어 수시로 선수들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창수 지도교사는 읍내 학교도 아니고 시골 중학교에서 전국대회 랭킹에 들 정도로 선수들의 실력이 우수한데 감자를 팔고 약초를 팔고 옥수수를 팔아서 볼링장 사용료를 내고 공을 사야하는 어려운 형편이라며 선수들이 맘놓고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지난 21일 창립된 총동문회에 지원을 요구하고 지역사회에서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창수 교사는 10월에 개최되는 교육감기 대회에서 볼링 지정학교인 청주 원평중학교를 물리치고 도 대표가 되는 것이 올해 목표이고 내년 5월 울산에서 개최되는 전국 소년체전에서 개인전과 2인조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속리중학교의 명예를 높이는 것이 2차 목표라고 말했다.
신장 180㎝에 65㎏인 신체적인 조건에 아버지의 손보다 더 큰 황효성 선수는 9월4일 열리는 대한체육회장기에서 좋은 성적으로 올해 피날레를 장식하고 내년 4월 청소년국가대표 준결승전에서 선전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더 나은 기록을 위해 연습에 열중인 중학교의 꿈나무 볼링 선수들이 꿈을 활짝 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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