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보다 잔디가 고소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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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보다 잔디가 고소득이죠”
  • 송진선
  • 승인 2005.08.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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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잔디, 보은 1만여평 포함 경상도 등 전국에 십수만평
논에 벼를 심지 않으면 큰일나는 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소비 둔화로 쌀값이 떨어져도 농민들은 다른 작목은 생각지도 않고 벼를 심는다.

이는 다른 작목에 비해 재배하기가 쉽고 노동력 또한 적게 들기 때문인데 여기 주목할 만한 새로운 소득작목이 벼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바로 잔디이다. 처음 잔디를 재배할 때는 일부러 줄을 맞춰 식재를 해야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잔디를 조금 남겨두고 수확하면 되기 때문에 1년간 키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도 벼는 볍씨를 소독해 물에 담그고 모판에 흙을 담아 볍씨를 뿌려 하우스 안에서 한달간 키워 논에 모내기를 해야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따라야 하고 300평당 3000원의 조수입을 올리는데 반해 잔디는 일단 심어놓으면 깎아주기만 하면 되는데 300평당 5000원에서 6000원까지 조수입을 올린다.

이같이 벼 못지 않게 재배하기가 까다롭지 않고도 소득까지 높으니 수입쌀의 국산 둔갑, 소비둔화로 인한 쌀 값 저하 등 안전 판매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논에서의 잔디 재배에 대한 관심도 필요할 것 같다.

보은잔디(대표 정한석, 44)는 보은읍 수정리와 대야리, 청산, 안내 등 보은을 비롯한 인접지역에 1만여평에서 잔디를 재배하고 있다. 이 곳 외에도 경상도 고령 등에서 잔디를 재배, 전체 잔디재배 면적이 수 십만 평에 이른다.

삼산초등학교와 보은중학교, 보은고등학교를 졸업한 정한석씨는 처음 한우 4, 50마리를 사육하는 축산업자로 80년대 소 값 파동으로 안전히 망하기도 했고 90년도까지는 한우사육을 했다.

그러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공원조성 및 골프장 건설, 잔디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축산업을 정리하고 잔디포 조성 사업에 뛰어들었다.

보은보다 따뜻해 생육에 좋은 아랫녘에 1만여평의 땅을 매입한 잔디포 조성 사업은 이론으로 무장되지 않았고 재배 경험도 없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애써서 키운 잔디를 팔기 위해 영업활동을 하다 문전박대를 당한 적도 있고 기존의 업자들이 포진해 있는 판매망을 뚫기가 어려웠지만 칠전팔기의 마음으로 부딪혀 지금은 전국에서 잔디포를 운영하는 사장이 됐다.

보은은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물류에 상당한 이점이 있어 보은에도 잔디포를 조성했다며 남부 3군에는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고 대구, 부산, 울산 등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게 사업을 번창시킨 정한석사장은 그동안 잔디를 재배해본 결과로 보면 벼농사보다는 소득 면에서도 좋고 인력 소요량도 훨씬 적어 지역에서도 잔디를 재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같은 소리를 했는데도 귀담아 듣지 않는 사람이 없어 아직 잔디재배가 확산되지 않고 있다.

요즘 정한석 사장은 수정리 입구 국도변 논에 심은 잔디를 19㎝×19㎝ 크기로 잘라 수확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군내에 조성된 공원이며 도로갓길 사면에 정한석표 잔디가 심겨져 있다.

정부수매가 없어진 마당에 쌀을 판매하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학림 들과 같이 넓은 들에 잔디포를 조성해 농민들은 소득도 높이고 그 잔디포를 외지인들에게 놀이장으로 제공하면 지역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정한석 사장.

보은읍 수정리 출신으로 삼산초등학교와 보은중학교, 보은고등학교를 나와 보은읍 교사리 신흥장 맞은편에 영업장을 갖고 있는 정한석 사장은 자신이 하고 있는 잔디를 재배하는 일이 농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진정으로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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