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합병의 득과 실
상태바
농협 합병의 득과 실
  • 곽주희
  • 승인 2005.06.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중앙회 보은군지부에서 올해안에 마로·탄부·삼승농협을 합병하기로 계획하고 내년에 수한과 회인농협을 합병해 보은지역에 2개의 광역농협을 만들어 경쟁체제로 만들 계획이었다.

이런 계획은 지난 97년과 98년 외속과 내속, 산외와 내북농협을 보은농협으로 광역합병할 때 이미 만들어 논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그 때 일선 조합장들의 강한 반발로 결국 무산되고 2003년도 농림부와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을 강제합병하려고 추진했으나 일선 조합장 출신의 중앙회장이 조합장들의 강압에 못이겨 결국 자율합병 쪽으로 기울고 말았다.

지역농협간 합병으로 전문·규모화의 발판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외국산 농산물 확대와 유통업체의 유통시장 영역 확장 등 갈수록 농업·농촌 기반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자 조합들이 합병을 통한 전문화·규모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단양 지역 단양농협과 대강농협이 조합 자율 합병 계약을 체결했으며, 영동 지역의 영동농협과 심천농협도 합병을 의결했고, 충주지역에서도 합병을 위한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지역 농협간 합병이 잇따르고 있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최근 조합을 둘러싼 경영여건의 변화와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로 농업·농촌 기반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합병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고 있다.

현재 지역농협은 유통업체의 유통 시장 영역확대와 인터넷 등 통신 수단의 발달 등 급격히 변화는 금융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전문화·규모화된 사업추진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대형화 및 선진금융 기법에 의한 금융 시장 경쟁 심화 등 농업·농촌에 대한 위기 의식 고조와 조합에 대한 조합원의 높은 기대도 합병을 서두르는 또 다른 이유이다.

이번 삼승농협이 탄부농협을 흡수합병한 것은 두 조합장 모두 실리를 추구했다고들 말한다.

마로·탄부·삼승농협 등 3개 농협이 신설합병으로 조합장을 새로 선출했다면 아마도 마로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삼승농협이 탄부농협을 흡수합병했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이제는 마로농협만 왕따가 되어 외톨이 신세로 합병이라는 말은 입에도 올리지 않을 것이 라는 분석이다.

삼승농협도 탄부농협의 미곡종합처리장(RPC)이 구미가 당겼을 것이다. 황토사과 계통출하와 잡곡사업 호황으로 5년연속 경영 1등급 조합으로 우뚝섰지만 조합원들이 생산한 쌀 만큼은 한성RPC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킬레스 건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탄부농협을 흡수합병이 하면 자연스럽게 내년 2월 조합장선거를 치르지 않고 조합장
임기가 2년 늘어나 손 안대고 코를 푼 격이라고 말하고 있다.

탄부농협은 그동안 신용사업 저조와 쌀 판매사업 부담 등으로 적자 폭이 누적돼 직원들의 상여금을 반납, 겨우겨우 흑자를 내고 있었으며, 가장 큰 이유는 지난 2002년과 2003년 고품질 벼 생산을 위해 정부가 지급한 보조금을 전용한 혐의(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조합장과 간부 직원 4명이 불구속 입건돼 1억55만1000원을 미계약 농민이나 미곡종합처리장 수매 보조금 등으로 임의 사용해 전용한 돈 전액을 갹출해 군에 반납한 것이 알려져 임원 및 농업경영인회에서 조합장 사퇴까지 종용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탄부농협도 내년 2월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이러한 큰 사건 때문에 당선되기 쉽지 않고 이렇게 될 바에야 명예롭게 퇴직하고 합병퇴임공로금까지 챙기자는 실리를 택해 삼승농협으로 흡수합병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다.

어찌됐든 지난 8일 두 조합장이 합병에 관한 기본협정서를 교환했다.

두 조합장이 실리를 추구했건 아니건 간에 모든 해결의 실타레는 이제 두 조합의 조합원들이 가지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새롭게 개정된 농협법이 시행된다.
전체조합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조합간 합병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조합의 주인은 바로 조합원이기 때문이다.

혜안을 가지고 어느 것이 바람직한가? 어느 것이 옳은 것인가?  이제는 선택의 길만 남았다. 조합원 여러분들 손에 바로 조합 및 자신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 성싶다.

<삼파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