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도로는 가로수·꽃길 조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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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도로는 가로수·꽃길 조성이 관건
  • 송진선
  • 승인 2005.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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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 등 도로경관 조성 
도시경관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로 시설물 등 가로경관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정책이 가장 효율적이다.
가로경관 개선방안으로는 체계적인 가로수 관리와 함께 주요 부분에 소규모 공원이나 광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관관리 계획 수립시 특화 가로로 조성하는 세부적인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이다.


시내 도로경관 구축 못해

주요 가로경관으로 읍내의 경우 보은읍 교사리 우회도로 소공원 주변으로 이평교∼춘수골 삼거리, 이평교∼읍내 보건소간을 들 수 있다.
이들 가로경관은 운전자나 보행자들이 움직이면서 감상하는 동적인 조망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도로가 넓어 시야가 확 트였을 뿐만 아니라 가로수가 있고 중앙분리대 구실을 하는 화단을 설치해 놓았고 계절별 꽃묘를 식재해 자동차 매연, 자동차 경적음 소리, 자동차 주행소리 등만 존재해 자칫 삭막해질 수 있는 도로경관을 아름답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시내 주요 거리의 경우 경관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인도조차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구간이 많고 공중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까지 형편없어 설사 인도가 확보되었다 하더라도 상점에서 내놓은 물건들이 진열돼 있거나 오토바이, 자전거 등이 있어 보행조차 어렵다.
더욱이 주차 차량이 버티고 있는 보은은 경쟁력 없는 지역으로 추락하고 있다.
차도인지, 인도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인 보은 시내 도로경관은 낙제점이다.
보은군에서는 이같이 보행자들의 보행권 확보를 목적으로 인도 경계석에 주차방지 봉까지 설치해 놓았다.
시각적으로도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데 봉과 봉 사이를 비집고 주차하는 얌체차량들이 줄지 않아 사실상 주차방지 봉을 설치한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교사 사거리∼남다리∼보은고등학교 앞 구간, 보은농협∼중앙사거리∼동다리간, 서다리∼평화약국 사거리∼시외버스터미널간 주요 간선도로는 주차차량이 뒤엉켜 차도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어렵다.
도로경관을 따지기 어려울 정도다.

실패한 보은 도시계획이 발단

이같은 보은 시내의 모습은 잘못된 도시계획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편협된 사고로 인해 도시계획 도로는 좁게 그어졌고 인도를 제대로 확보한 것인가 싶을 정도다.
자연히 좁은 도로에서 가로수를 심을 공간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보은군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땅값이 훨씬 비싼 청주나 대전 모두 주요 시가지 도로에 가로수 및 보행자, 자전거 통행로까지 확보한 도로를 구축하고 있는 것과 크게 비교가 된다.
도로경관을 구축하기가 농촌이 훨씬 유리할 것 같지만 도시계획에 대한 도시와 농촌 공무원들의 다른 시각으로 인해 오히려 시골 지역의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진다.
사실 보은 시내를 보면 답답하기 이를데 없다.
도시처럼 차가 많아 도로에서 정체되는 시간이 길어서도 아니고 매연, 경적음 소리 때문이 아니다.
몇 대 되지 않는 차량이 좁은 도로를 빠져나가느라 주차하고 있는 차량을 피하고 달려오는 오토바이를 피하고 차량이 주차된 인도를 피해 차도를 걷는 보행자들을 피하느라 도시보다 더 북새통을 보여주는 것이 지금의 보은 시내 도로의 모습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보은군의 시가지 도로경관조성은 실패를 한 것이다.

보청천, 항건천 중심 오픈스페이스 적용해야

서울시는 한강이 보이느냐와 보이지 않느냐에 따라 엄청난 가격차이가 있다.
시내에서 하천의 풍경은 그만큼 지역경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보청천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크게 가치를 따지지 않지만 조금 더 도시화가 되면 보청천이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에 따라 건물의 재산적 가치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만큼 하천은 도시경관을 크게 좌우한다. 따라서 하천을 중심으로 한 오픈스페이스 적용이 매우 중요하다.
하천을 경계로 건물의 높이를 가장 낮게 하고 점차 층을 높여 나가는 오픈스페이스로 상당한 건물에서 보청천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보은은 보청천을 중심으로 오픈스페이스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미 거성아파트나 장미아파트, 보은 새마을회 빌딩 등 고층건물이 하천을 경계로 들어서 거성아파트에서 서쪽의 건물에서는 더 이상 보청천을 감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평리 쪽도 마찬가지이다. 보청천을 경계로 층수 높은 건물이 들어설 전망이다. 현재 아파트를 건설 중에 있으며 대한주택공사에서 시골한 계획인 15층이상 고층의 주공 임대아파트도 보청천을 경계로 들어서면 하천의 오픈스페이스 적용이 점차 어려워진다.
따라서 이와관련 경관계획 수립시 하천변 오픈스페이스를 적용, 보청천을 경계로 밖으로 나가면서 2층, 3층, 5층 등 점차 층수를 높여 나갔다면 좀더 많은 건물의 조망권이 좋아지게 되는 것이다.

외곽도로 경관도 쟁쟁력 떨어져

보은 외곽 도로의 경관도 그리 우수한 편은 아니다.
보은읍을 중심으로 상주간, 속리산간, 옥천간, 청주간, 청산간 국도변을 살펴보자. 같은 노선인데도 구간별로 가로수가 제각각이다. 상주간 노선만 보더라고 플라타너스, 벚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 4종류나 된다.
더욱이 가로수의 키를 억제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잘라내 삭막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는데 그동안은 플라타너스 가지만 자르던 것에서 지금은 은행나무, 단풍나무까지 확대됐다.
청주간 구간도 마찬가지이다. 청산 구간은 살구나무를 가로수로 통일되게 식재했으나 왕살구처럼 살구가 크고 꽃도 화려하지 않은 토종살구를 식재해 당초 살구나무를 가로수로 식재할 때 의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듯 싶다.
옥천 구간은 거의 가로수가 식재되지 않는 등 전혀 특화된 도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역 주민들도 도로의 미관을 해치는데 주역이다.
각종 농산 부산물을 비롯해 축산 분뇨, 농기계 등을 집안에 두지 않고 도로변 유휴공간에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집밖은 지저분하든 말든 내 집안만 깨끗하면 된다는 그릇된 개인주의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농촌의 도로경관은 상품으로 가로수나 꽃길 등을 들고 있지만 굳이 가로수나 꽃길이 아니어도 도로변으로 펼쳐지는 넓은 들판, 산림, 아기자기한 농가주택 등 시골풍경이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이같은 정겨운 시골풍경이 펼쳐지다가 도로변 곳곳에 적체된 축산분뇨나 아무렇게나 방치된 농산 부산물을 본다면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시골풍경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정장소 외 현수막 경관해쳐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켜 홍보효과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현수막은 도로경관을 해치는 주범이기도 하다.
디자인 및 색상 등이 화려해 특히 우리지역의 전원적인 풍경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지정장소 외 부착된 현수막은 그야말로 꼴불견이다.
현재 지정 장소 외 현수막을 불법으로 부착하는 곳은 이평대교 옆과 보은군청 입구, 수한면 후평 사거리, 현대자동차 입구 교사 사거리, 말티고개에서 갈목으로 내려가는 첫 구비, 내속리면 사내리 집단 시설지구 도로 중앙 등이다.
이외에 부처님 오신날 오리 숲에 빼곡하게 게시되는 현수막은 사진작가들이 오리숲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지 못하게 한다고까지 한다.
울창한 숲길인 오리숲의 아름다운 모습을 현수막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돈 안주고 홍보효과를 톡톡히 얻는 사진작가들의 사진작품 속에 오리숲 사진은 없게 되는 것이다.
속리산 관광사진 공모전에 오리숲 사진이 한 장도 없는 것도 다 이런 연유로 볼 수 있다.

삼나무길, 오색단풍길 건교부 선정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

가로경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가로수가 관광상품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남부지방에서 식재한 벚나무 가로수가 상춘객들을 끌어들여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알려지자 어느 지역도 벚나무를 가로수로 식재하는 것에서 자유롭지 않다.
보은군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군내 가로수 식재사업은 기존 가로수를 보식하는 것 외에는 신규 식재 구간은 모두 벚나무 가로수 일색이다.
그러나 벚나무는 특화된 가로수라고는 볼 수 없다.
어떤 사업을 할 때 우리는 늘 차별화 차별화를 주장하지만 가로수만큼은 차별화하지 말고 다른 자치단체가 하는 것을 따라가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찬 대륙성 기온을 보이고 있는 보은군은 남해안은 물론 대전이나 청주보다도 벚꽃이 늦게 개화한다.
다른 지역에서 이미 흐드러지게 핀 다음 보은에서 개화하기 때문에 사실은 매력이 없다. 봄에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다.
그러나 이들이 속리산 진입로에 피어있는 벚꽃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속리산을 등산하기 위해 왔는데 벚꽃이 피었더라 정도일 뿐이다.
오히려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은 봄보다는 가을철 단풍객이 더 많다.
그렇다면 벚나무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단풍의 고장이라고 일컫고 있는 내장산을 능가하는 단풍나무를 식재하는 것은 어떨까.
보청천, 종곡천 제방에 식재하는 것도 극히 일부 구간만 제외하고 모두 벚나무이다.
이렇게 벚나무 가로수 추세로 가다보면 기존 은행나무나 살구나무를 베어내고 벚나무로 대체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건설교통부가 2002년 처음 선정한 ‘아름다운 도로’에는 벚꽃 길이 없다.
영예의 대상(大賞)은 지방도1112호인 제주시 봉개동∼북제주군 평대리 구간의 ‘억새꽃과 삼나무 숲이 아름다운 도로’가 차지했고 일반국도 6호선의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구간이 최우수상을, 국가지원지방도 49호선의 내장산 오색 단풍길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벚나무에 대한 일방적인 구애를 보이는 보은군도 가로수 정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특화된 꽃길 관광객 손짓

가로수 외에 꽃길도 가로경관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자치단체마다 가로수 외에도 꽃길을 가꾸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보은군도 읍면 대항으로 꽃길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경쟁심을 부추기고 있는데 코스모스, 해바라기 등 다양하다.
하지만 학림리 국도변 코스모스 길 외에는 그리 감흥을 주는 꽃길이 없다.
얼마 전 외부에 사는 한 주부가 보은읍 학림리 코스모스 길이 너무 아름다워 매년 찾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1㎞이상 넓은 면적의 코스모스 길은 시외버스를 타고 차창 밖을 바라보는 승객입장이든, 손수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자 입장이든 아름다운 길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군내와 연결되는 25호선 및 19호선, 37호선, 기타 군도, 지방도 등 도로가 많지만 노선마다 연결되지 않고 같은 노선인데도 꽃 종류가 제각각이어서 도로경관을 형성해주는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에 반해 몇 해 전부터 식재한 도로변 유휴부지 내 소나무 식재사업은 도로경관을 조성하는데 크게 작용하고 녹지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소나무를 중심으로 화려한 서양꽃을 빼곡하게 식재함으로써 오히려 소나무가 주는 우수한 경관을 훼손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차라리 소나무는 잔디와 자연석, 들꽃과 어울리지 서양꽃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또한 도로 선형 개선으로 인해 발생되는 폐도에 대한 관리도 도로경관을 가꾸는 행위일 것이다.
충남 청양, 보령쪽 국도 변에는 코스모스길과 야생화인 구절초 꽃길로 통일돼 있으며 폐도에는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조롱박 터널을 만들어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우리지역에도 도입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도로변 절개지 흉물 방치

도로의 선형개선을 위해 발생한 산의 절개지는 거의 대부분 흉물로 방치되고있다.
일부 잔디나 서양 풀을 식재하고 토사유출 방지 공법을 적용해 철망을 씌우거나 암면도포를 하고 있는데 그 자체가 매우 흉물스럽다.
도로변 산의 절개지 중 암반으로 되어 있는 곳은 담쟁이 덩굴이나 나팔꽃 등 줄기식물을 식재하거나 옹벽을 설치한 부분에는 구절초나 쑥부쟁이 등 야생화나 개나리 등을 식재하는 것도 경관을 가꾸는 한 방법이다.
시각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경관 가꾸기 작업은 가로경관일 것이다. 청주의 플라타너스 길,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룬 꽃길 등은 그저 그런 길이 아닌 매번 통행할 때마다 풍경이 머릿속에 각인된다.
그런 가로경관을 상품화하는 전략을 보은군에서도 수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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