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식 산불제로화에 나선 민간 산불진화대원
상태바
청명,한식 산불제로화에 나선 민간 산불진화대원
  • 송진선
  • 승인 2005.04.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마다 청명 한식을 즈음해 산림당국은 초비상이다. 산소에 잔디를 새로 입히거나 비석을 세우는 등 산에서 이뤄지는 행동이 많아 화기취급으로 인한 산불이 발생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산림과 연접한 논둑 밭둑 태우다 산불로 번지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그래서 이제는 아예 전문 진화대원이 나서서 논둑과 밭둑을 태운다. 모두 산불발생을 막기 위함이다.

지난해 산불이제로화를 달성한 군은 올해 청명, 한식에도 산불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2년 연속 산불 제로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산불 제로화 실적에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산불 진화대원(반장 조성은)들이다.

20명의 정예요원으로 구성된 이들은 전문적인 산불진화 및 위험에 대처요령 등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이들로 모두 전문가 수준이다.

2001년 처음 제도가 도입된 산불진화대원은 매년 모집하고 있으나 산불진화 업무가 물만 뿌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방화선 설치 및 불의 방향을 읽고 판단해야 하는 등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초보자보다는 경험자들을 우선 선발하고 있다.

이미 아마추어적인 범위를 벗어나 상당히 전문적이고 또 이미 진화대원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초기부터 계속 일을 해온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산불발생에 대한 판단력 및 대응능력이 탁월해 도내에서도 최고의 정예화를 자랑하고 있다.

보수를 받고 일을 하는 것이지만 공공의 재산을 지킨다는 사명감이 투철해야만 적응할 수 있고 공무원 못지 않게 대민 서비스 정신도 갖고 있다.

아침 9시에 근무를 시작해 저녁 6시까지이지만 산불이 발생하면 누구보다도 먼저 산불 발생장소에 나타나야 하는 등 비상 대기 중이다.

현재 보은읍 노티 까치목재, 외속 장재의 말티재, 마로 임곡의 서당골, 탄부 평각의 사봉산, 대양 울미산, 수한 질신의 거멍산, 회남 신곡의 국사봉, 회북 애곡의 부수봉, 내북 이원의 구봉산, 산외 탁주의 탁주봉에 설치돼 있는 감시초소에다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무전 연락을 취하고 업무에 들어간다.

4조로 편성해 개별로 진화복과 안전화, 안전모, 장갑, 방염마스크를 갖추고 1회용 산소기, 방화텐트, 에어 소화기, 등짐 펌프, 물통 등 총 17㎏에 달하는 장비를 휴대하고 업무를 개시한다.

1조는 조성은(50, 내북 창리), 김태종(54, 보은 삼산), 박재훈(41, 내북 동산), 방용덕(40, 내북 이원), 신권휴(32, 산외 중티)씨로 편성됐다.

2조는 이득만(44, 산외 중티), 정용호(51, 외속 서원), 손광남(46, 외속 서원), 이윤채(24, 매로 기대), 노기현(22, 마로 원정)씨로 짜여져 있다.

3조는 임동빈(52, 보은 교사), 김낙훈(52, 보은 어암), 김훈종(41, 산외 문암), 김정구(33, 보은 수정), 김영태(28, 산외 대원)씨이다.

4조는 김철환(53, 보은 삼산), 정태홍(46, 보은 장신), 김주일(44, 보은 장신), 김성갑(42, 보은 봉평), 김영산(47, 보은 죽전)씨로 편성됐다.

이들은 불놓는 장비, 불끄는 장비를 갖고 논둑과 밭둑을 태우고 고추대 등 농산 부산물을 태우는 것을 도와 산불이 나는 것을 방지한다.

하루 종일 들로, 산으로 이같이 군내 구석구석을 누비는 산불진화대원들의 감시로 인해 아직까지 산불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에도 여러차례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한다고 한다.

얼마 전 내북면 세촌리에서 산림 연접지역에서 농산 부산물을 소각하다 불이 나 대형 산불로 이어질 뻔한 위기가 있었던 것.

곧바로 진화대원들에게 연락이 취해져 현장에 출동 진화하는 바람에 산불로 번지지 않았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었다고 한다.

산불진화대원들은 아직 보은군에서 산불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최대고비는 바로 청명과 한식 일이다.

이들은 최소한 이 날만 잘 넘기면 고비는 넘겼다고 보고 군내 구석구석을 다니며 상습 발화지역 등을 살피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렇게 공공의 재산을 지키는 일에 대해 갖는 이같은 긴장감도 11월부터 3월까지 진화업무가 종료되면 이들은 사실상 실업자로 전락한다.

산불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이들의 어깨를 쳐지게 하는 것은 바로 진화업무가 종료된 후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사업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을 관리하는 산림부서 관계자들도 이를 가장 아쉽게 여기고 있으며 진화대원들은 산불 제로화 못지 않게 산불진화업무가 끝난 뒤에도 계속 종사할 수 있는 연계사업이 마련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아직 청명, 한식이 남아있지만 이 위기만 잘 보내면 올해도 산불 제로화를 달성하고 산불 없는 해 2연패를 달성하는 것이고 그 위대한 기록의 중심에 보은군 20명의 산불진화대원들이 서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