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골 식물원 서동명씨(산외면 대원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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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골 식물원 서동명씨(산외면 대원리 이장)
  • 송진선
  • 승인 2004.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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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미소가 아름다운 들꽃 같은 사람
요즘같이 들꽃이 아름다울 때가 또 있을까. 구절초, 벌개미취가 낙엽이져 쓸쓸해지는 이 가을을 오히려 향기롭게 한다.

크고 화려한 서양화에 밀려있던 우리 야생화에 대한 관심도 이 가을에 더욱 커지는 게 사실이다.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보면 누렇게 익어가는 벼,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몇 점 떠있고 억새가 흩날리고 보라색의 벌개미취, 하얀색 구절초가 피어있어 풍경 자체가 하나의 화원이 된다.

산수화 같은 바로 이 가을에 만난 사람은 들꽃이 좋아 들꽃과 사는 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다.

산외면 대원리 이장인 여동골 식물원의 서동명(43)씨.
아마도 들꽃과 함께 살기 때문인지 하얀 미소가 가을 들녘을 수놓는 들꽃을 닮았다.

서동명씨가 야생화에 관심을 가진 것은 고등학교 입학후 부터다. 보은농고 축산과를 진학했지만 화훼반에서 동아리 활동을 한 그는 축산보다는 꽃을 키우는 것에 더 흥미가 붙었다.

국화로 대륜대작을 만들어 품평회에 출품하면 입상을 맡아놓을 정도로 재주도 있어 아예 진로를 꽃을 가꾸는 쪽으로 잡았다.

그래서 간 곳이 81년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에 있는 국내 이름나 있는 효림분재원이란 곳이다.

그곳에서 분재도 배웠지만 6년간 식물의 생리를 배운 것이 지금의 그가 있도록 한 기초가 됐다.

96년 보은으로 내려와서 하우스 4동 400평에서 분재를 하다 자금 회전이 빠른 야생화 농장을 시작했을 때 동네사람은 물론 그의 부모님조차 미친 놈(?)으로 여겼다.

고추, 벼는 키우고 풀은 뽑아 버리는 것이라고만 알고 있는 시골 사람들에게 들에 산에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풀을 무슨 정성이 뻗쳤다고 애지중지 키우고 있으니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는 당연하다.

그래도 그는 지역의 식생을 알기 위해 주변 산을 샅샅이 훑었다.  그리고 높든 낮든 전국의 산이란 산에는 그의 발자국이 남아있을 정도로 훑었다. 그렇게 자연을 탐사하며 식물의 생리를 터득한 것은 그에게 가장 큰 자산이 됐다.

모수에서 2, 3대를 거친 후 변이종도 만들고 자신만이 갖고 있는 종도 있을 정도로 그의 야생화 농장은 보은보다는 도시에 알려져 있다. 처음 40종에서 현재는 200종까지 늘렸다.

1년 수입도 고소득이다. 단편적으로 400평 하우스에 모두 야생화가 들어있는 것은 아닌데도 일반 농산물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소득이다.

물론 그가 이런 결과를 얻기까지는 싹을 틔운 후 포트에 이식하는 시기를 놓쳐 싹이 다 녹아버린 적도 있었을 정도로 그의 부인과 함께 쏟은 땀방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풀이 무슨 돈이 되느냐고 하찮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집스럽게 한 우물을 파는 장인정신으로 그는 지금 수 천만 원이 훨씬 넘는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 많은 야생화 중에 분홍색 꽃이 3대를 거치면서 흰 꽃을 피우는 흰 금꿩의 다리를 가장 좋아한다는 서동명씨가 가진 꿈은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것과 국화나 장미처럼 절화시장에 도전하는 것, 또 5000평 또는 1만평 규모의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화원에서 파는 야생화 꽃을 사서 화병에 꽂고 우리지역의 명소가 될 생태공원도 그가 고집스럽게 걸어온 길에 비춰보면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동명씨는 부인 송명순(40)씨와의 사이에 1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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