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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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 송진선
  • 승인 2001.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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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종기 송편 빚으며 깊어가는 한가위 정취
추석이란
추석은 음력 8월15일 다른 말로 한가위라고도 부르는데 ‘한’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말이다. 곧 8월15일인 한가위는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을 의미한다.

‘가위’라는 말은 신라때 길쌈 놀이인 ‘가배’에서 유래한 것으로 ‘길쌈’이란 실을 짜는 일을 말한다. 신라 유리왕 때 한가위 한 달 전에 베 짜는 여자들이 궁궐에 모여 두 편으로 나눠 한 달 동안 베를 짜서 한달 뒤인 한가윗날 그동안 짠 베를 가지고 평가,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은 것에서 ‘가배’라고 한다. 이 날은 설과 단오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명절의 하나로 쳤다. 추석이 되면 한더위도 물러가고 서늘한 가을철로 접어든 때이다.
추석 무렵에는 넓은 들판에 오곡이 무르익어 황금빛을 이룬다.

추석의 의미
8월의 보름달은 한가위, 추석 또는 가배일이라 하여 정월 명절과 더불어 제일 큰 명절이다. 이 달에는 추분이 들어있고 농사일도 거의 끝나고 햅쌀과 햇과일이 나오기 시작한다. 하늘은 높고 날씨는 쾌청해 예로부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날엔 햅쌀로 밥도 짓고 송편도 하고 술도 빚어 신도주라 하여 조상께 수확의 기쁨을 추석 차례로써 알린다.

새 옷차림으로 차례를 지내고 음복하고 음식을 이웃과 나눠 먹은 다음 집안식구가 산으로 성묘를 간다. 추석날에는 남자들은 씨름 판에서 힘을 겨루고 여자들은 널뛰기를 한다. 저녁에는 식구가 평상에 앉아 둥근 보름달을 보며 담소하고 남쪽 지방에선 강강술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추석 음식 송편
은은한 솔 향과 쫄깃쫄깃한 멥쌀 떡이 오묘한 맛을 내는 송편은 한가위 음식의 대표 격이다. 송편은 지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모양과 맛을 간직해 왔다. 북쪽은 대체로 크게 만들고 서울 쪽은 작게 빚는다. 색깔과 속재료(소), 빚는 모양에 따라 일반 송편 외에도 강원도 감자 송편, 평안도 조개송편, 경상도의 모시잎 송편, 송기송편 등이 있다.
 가족들이 모여 약간 특이한 송편을 한 번 빚어보는 것도 한가위를 맞는 그윽한 정취를 느끼게 할 것이다.

■ 일반 송편
재료는 멥쌀과 소금, 솔 잎, 녹두, 설탕, 계핏가루를 준비한다. 멥쌀은 하룻밤 담가 두었다가 소금을 넣고 빻아 고운 체로 친다. 녹두는 껍질을 벗긴 뒤 찧어 설탕을 넣고 볶아 계핏가루를 넣고 고루 섞어 송편 소를 만들어 놓는다. 쌀가루 반죽을 조금씩 떼어 지름 2.5cm 크기로 둥글게 빚어 가운데 소를 넣는다. 시루나 찜통에 베보자기를 깔고 맨 밑에 솔잎을 놓고 송편을 가지런히 놓은 다음 다시 솔잎을 깔고 그 위에 송편을 놓는 등 이를 반복해 놓고 베보자기를 덮어 찐다.
다 쪄지면 찬물에 송편을 넣어 솔잎을 뗀 다음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린 물에 송편을 넣었다가 건져낸다.

■ 조개송편
송편의 완성된 모양이 모시조개와 같아서 붙여진 이름으로 송편 소는 깨로 한다. 깨를 볶아 대강 빻아 설탕, 간장을 넣고 버무려 소를 만든다. 조개모양으로 뒤를 꼭 눌러 빚는다.

■ 감자송편
일반송편 재료에 감자 20개를 더 준비하고 송편 속은 풋 콩으로 한다. 감자 껍질을 깨끗이 벗기고 강판이나 믹서에 간다. 베보자기에 담아 5∼6번 정도 물을 갈아가면서 헹궈내 짜놓는다. 앙금은 가라앉힌다. 감자 건더기는 찜통에 거즈를 깔고 평평하게 놓아 쪄낸다. 앙금의 윗물을 따라버리고 건더기 찐 것과 함께 혼합해 약간의 소금을 넣고 반죽한다. 반죽을 조금씩 떼어 풋 콩을 넣고 송편을 빚는다.

■ 인삼송편
수삼 1㎏을 더 준비한다. 수삼을 솔로 문질러 깨끗이 씻고 잘게 썬다. 냄비에 담아 꿀이나 설탕을 넣고 조려 놓는다. 반죽한 멥쌀을 조금씩 떼어 수삼 소를 넣어 송편을 빚는다. 시루나 찜통에 김이 오르면 솔잎을 깔고 송편을 번갈아 가며 차곡차곡 쌓고 30분간 쪄낸다.

■ 송기송편
소나무의 속껍질을 그늘에서 말린 다음 솥에 물을 붓고 약간의 소다를 넣어 삶는다. 삶을 때 여러 번 물을 갈아내도록 하고 푹 무르면 꼭 짠 뒤 곱게 다지거나 분쇄기에 갈아 쌀가루와 섞어 반죽한다. 멥쌀 10컵에 송기 삶은 것 400g을 넣는다. 송기는 예전에 분홍색 송편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 모시잎 송편
모시잎 향기가 은은하고 색이 아름답다. 모시잎 10장을 준비해 소다를 조금 넣고 삶아 냉수에 담근 뒤 쓴 물을 우려낸다. 절구에 찧은 뒤 멥쌀 가루에 섞어 반죽한다. 밤 10개를 삶고 대추 10개를 씨를 빼고 다져 물엿을 넣고 송편 소를 만든다.

가족끼리 즐기는 민속놀이
명절이면 누구라도 한 번쯤 화투장 대신 민속놀이를 생각한다. 새로운 것, 낯선 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 달맞이
한가위는 모름지기 달의 명절. 먼저 달을 보려고 서둘러 산에 오르고 다시 나무를 타고 오르며 경쟁을 벌이는 그 자체가 하나의 즐거운 놀이다. 예전에는 달집을 태우고 강강술래도 돌며 커다란 놀이판을 벌였지만 이젠 쉽지 않다. 대신 달맞이를 하고 난 뒤 가족끼리 소원을 알아맞히는 놀이를 해보면 어떨까. 자녀들의 고민도 알 수 있는 등 가족간의 화기애애한 정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 손가락 윷놀이
아이들이 윷놀이 규칙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고안된 놀이다. 윷가락 상태를 다섯 손가락 하나 하나에 대응한다. 도는 엄지, 개는 집게손가락, 걸은 중지, 윷은 넷째 손가락, 모는 새끼손가락에 대응하면 된다. 우선 손가락을 모두 편 채로 윷가락을 던진 다음 나오는 끗수(말을 움직이는 칸 수)에 해당하는 손가락을 접는다. 같은 끗수가 다시 나오면 접었던 손가락을 다시 편다. 다섯 손가락 모두를 먼저 접는 쪽이 이긴다.

■ 산가지 놀이
40∼50개 정도의 나뭇가지(성냥개비, 이쑤시개도 괜찮다)를 방바닥에 흩어 놓은 뒤 붙어있는 것은 놔두고 떨어져 있는 것은 옆으로 치운다. 순서를 정해 4∼6명이 차례로 붙어있는 가지를 하나씩 들어낸다. 다른 가지를 건드리거나 움직이면 탈락한다. 가장 많은 가지를 들어낸 사람이 우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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