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고도 문화생활 즐기고 보은에 살고 싶도록 메리트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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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않고도 문화생활 즐기고 보은에 살고 싶도록 메리트 제공해야
  • 송진선
  • 승인 2004.08.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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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아닌 농촌에 사는 사람들이 장점으로 꼽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교통이 번잡하지 않는 것. 공기가 맑고 쾌청하다는 것. 한바탕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 후 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뒤에 맡을 수 있는 상큼한 흙내음. 밤하늘 무수한 별들을 볼 수 있는 것. 뜨거운 뙤약볕을 피해 시원한 느티나무 그늘아래 평상에서 쉬는 것. 이외에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장점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농촌인 보은군에 사는 사람들이 보은군의 장점으로 꼽는 것은 무엇일까. 위에 열거한 것들을 포함해 또 무엇이 있을까.

속리산을 비롯한 많은 관광명소 등등 많겠지만 보은군의 장점으로 특별히 꼽을 만한 것이 떠오르질 않는다.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주민성향,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 배타성, 남이 잘되는 꼴을 못보는 시기심 등 오히려 보은만이 갖고 있는 단점이 더 많은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선의의 피해를 입고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이런 지역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구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보은군인데 오히려 지역에서 살지 말라고 다른 지역으로 떠미는 꼴이다.

가뜩이나 도시로 떠나 자치단체로서의 존립 기반마저 위태로운 보은군의 현실로 보왔을 때 떠나지 않고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은 매우 중요하다.

▶ 보은에서 살자 분위기 조성
지역개발과 관련한 대형 사업을 추진해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과 함께 인정이 넘치는 지역 분위기 조성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예를 든다면 가게 하나가 개업을 하면 그 가게 주인의 지인들이 화환, 각종 선물을 하며 성공을 기원한다.

그런데 그렇게 그 가게의 성공을 기원하는데 기관단체장들의 이름은 없다. 모두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일텐데 지인들 아니고는 인사를 하는 경우가 없다.

다만 농협이든, 신협이든, 새마을금고든 금융기관에서는 꽃을 보내거나 시계를 보내거나 거울을 보내거나 하는 식으로 인사를 한다.

모두가 가게에 들어오는 자금 유치를 위한 작전에 의해 반사적으로 취해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평생 기관단체장의 선물을 받아볼 일이 없는 평범한 이들에게 부자되라며 개업선물이나 축하카드를 보낸다면 얼마나 고마워할까.

유명인사가 개업을 하면 물론 기관단체장들의 이름나 직책이 적힌 선물이 들어가지만 평범한 군민들은 기관단체장의 이름이나 직책이 적힌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꿈도 못꿀 일이다. 가게가 번창하면 결과적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길이다.

또 하나 어떤 연유든 보은으로 이사를 오는 전입가정이 있다. 그들에게 기관장이 방문하고 보은으로 이사를 와줘서 고맙다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이들이 보은군에 느끼는 감정이 어떨까.

물설고 낯선 보은으로 전입한 세대가 보은은 기관장까지 나서서 전입을 축하해주는 지역이라는 것을 느끼고 보은은 인정이 넘치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보은군의 인구가 3만8000여명에 불과하다고 전 달에 비해 몇백 명이 또 보은을 떠났다고 숫자에 연연하며 보은을 떠나는 군민만 원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에서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도 가질 필요가 있다. 규모가 크든, 적든 어쨌든 그 회사가 지역에 있음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고 차량에 기름을 넣어도 보은에서 넣을 것이며 휴지 하나를 사더라도 지역 슈퍼마켓을 이용할 것이다.

그런데 기관단체장이나 많은 주민들이 기업체가 지역에 입주해서 지역에 환원하는 금액이 얼마인가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의 기관단체장들이 한 달에 한번씩이라도 지역의 기업체들을 순방하며 기업주들을 위로 격려하고 종업원들을 격려하며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렵다는 요즘 경제상황에서 지역에 입주해 있는 기업체들은 어떤가 관심을 갖고 지역에 입주해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줘 고맙다고 유대관계를 맺는 것도 그들에게 보은을 사랑하는 마음을 고취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문화지수 높여야
농촌이 도시에 비해 문화지수가 낮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문화는 공연, 전시, 영화감상, 음악감상 등 각종 문화예술활동을 통틀어 지적하는 것으로 대부분 이러한 문화예술활동이 도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당연히 농촌지역 주민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청주나 대전까지 나가야 한다.

차비 나가고 영화 관람료 나가고 시간 뺏기고 그런 면에서 농촌에 산다는 것이 여간 손해가 아니다.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보은군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문화원과 속리산 관광협의회에서 주관해 상영해주고 있는 무료영화가 주민들에게 인기다.

그러나 자치단체에서 시간을 확대해 최신작을 엄선해 가족대상 매주 무료로 영화상영을 해주면 굳이 영화를 보기 위해 청주 등지를 나갈 필요가 없다.

또 도청의 정원이 야외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듯이 보은 이평 뱃들공원을 야외공연장으로 상설화해 주민들의 문화갈증을 해소시켜야 한다.

학생들의 각종 공연이나 어른들의 풍물공연, 어린이들의 무용 등 재롱잔치 뿐만 아니라 문화원에서 운영하는 문화학교 수강생과 학생들은 작품 발표, 시낭송회, 시화전, 또는 그림 전시, 간간이 유명 악단의 초청공연 등으로 매달 프로그램을 짜면 1년 열 두 달 충분히 공연문화가 살아있는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지역의 각종 공연이나 작품 발표가 봄, 가을 하루나 이틀 날 잡아서 해치우듯이 하는 공연이 지금 보은의 수준이다.

도서의 방문대출도 그냥저냥 시간을 보내는 가정주부들에게는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인의 독서 접근도가 매우 낮다고 하는데 보은군의 경우 일일이 주민들에게 한 달 독서량을 물어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극히 낮을 것이다.

도서관이 있지만 읽고 싶은 책을 빌리고 또 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기능보다는 학생이나 취업 준비생 들이 공부하는 독서실 기능이 훨씬 클 정도로 주민들의 도서관 접근성이 매우 낮다. 특히 읍내 보다는 면단위 주민들은 더하다.

따라서 도시지역에서 차량을 이용해 순회 이동도서관을 운영하듯이 남녀노소가 다 고를 수 있는 장서를 채비한 차량 이동도서관을 운영,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주민들이 생산적으로 시간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해보는 것도 문화지수를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플랑크톤이 많은 곳에 물고기가 꼬이듯이 벌어먹을 것이 많은 곳에 사람이 꼬이지만 단기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어려우므로 현재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도 떠나지 않고 그래도 보은에서 살맛나게 살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보은군 홈페이지 인터넷에 보은 노티∼봉평간 제방도로에 저녁시간 달리기 및 걷기 등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가로등 및 우레탄 포장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모두가 현재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만족하며 살고 싶도록 해달라는 주문이다.

그게 바로 정주의식 고취이며 그것만이라도 주민들을 충족시켜 지역에 살수 있게 메리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방자치 부활로 우리 손으로 군의원을 뽑은 지 13년이 됐고 우리 손으로 군수를 뽑은 지 9년이나 됐다.

우리 손으로 군수와 군의원을 뽑았는데도 여전히 지역은 낙후됐다. 살맛나는 보은인가 자문해 볼 때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고 가족간의 정이 넘치는 가정이 있다. 가난한 군이고 인구도 적지만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행복지수가 높은 보은군이 될 수 있는 자치단체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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