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농민 고마움에 어쩔줄 몰라
과거 농촌 일손지원에 군인만큼이나 자주 나섰던 중고등 학생들의 일손지원 모습을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태풍으로 쓰러진 벼 일으켜 세우는데 중고등학생은 당연히 동원됐고 벼베기 작업에도 동원됐으며 도로변 꽃묘 식재에도 학생들의 역할은 대단했다. 기계화가 되지 않아 사람 일손 하나하나가 큰 역할을 했던 것이다.그러나 요즘은 사람대신 상당부분을 기계가 대신하고 있고 과거처럼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집에서도 들에 나가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일머리를 몰라 아예 농촌 일손돕기 현장에서 학생들의 모습은 사라졌다. 지난 23일 탄부면 매화리 폭설 피해를 입은 한 인삼밭 1600평에 보은 자영고 3학년 학생(회장 박태호, 식품과)들이 들어왔다. 당연히 일손지원을 나온 것이다.
하우스 철거나 축사정리와 같은 복구작업보다 인삼밭 정리작업은 수월했고 농업계 학생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어줍지는 않았다. 10시경 현장에 도착한 학생들은 12시까지 작업을 하고 다시 오후 2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하루를 꼬박 인삼밭 정리하는데 보냈다. 부러진 지주목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찢어진 차광막을 걷어내는 등 작업의 상당부분이 학생들의 손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어도 마감을 하지 못했다.
학생들을 인솔해간 김용수·정일용·장일동 교사는 “학생들이 집에서도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을 나가면 일이 효율성이 떨어져 농가에서도 크게 달가워하지 않는데 왔는데 인삼밭 정리 작업은 그래도 학생들이 감당하기에 적합했다”며 “학생들도 어려운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열심히 일을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평소 어려운 농사 일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작업의 속도는 없었으나 피해를 당한 농민들을 도와준 것이어서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