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값모아 이웃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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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값모아 이웃봉사
  • 송진선
  • 승인 1995.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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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구옹, 3년전부터 학생·노인 관광시켜줘
[수한] 자식들이 보내오는 돈으로 생활을 하는 80대 노인이 얼마되지 않은 생활비를 쪼개 이웃과 같이 나눠쓴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세상을 더욱 살맛나게 하는 이 80세 노인의 풋풋한 얘기는 타동네도 아닌 바로 우리의 이웃 수한면 동정리에 사는 김동구 할아버지의 일상사이다.

김옹은 푼푼이 모은 돈으로 관광차를 빌려 지난 11일 손자소녀와 같은 동정분교 35명의 학생들이 자연농원으로 소풍을 다녀오게 했고 오는 25일에는 동네 노인들 내장산 단풍구경하라고 역시 관광버스를 대절해놓았다. 이런 이웃사랑을 펼치고 있는 김옹은 슬하에 둔 4남3녀의 자식을 모두 출가시켜 지금은 부인(74)과 단둘이 자식들이 준 생활비로 살고 있는 넉넉지않은 생활을 하고있다.

자식들이 준 용돈이라고 해봐야 담배 값, 막걸리 값등을 하면 딱 맞을 정도였지만 김옹은 푼돈을 모든 몫돈으로 지난 92년부터 동정국민학교 학구단위 노인들을 대상으로 전국의 명승지관광을 시켜주기 시작했다. 어느 경우에는 노인들 뿐만아니라 동네 젊은이들도 관광대열에 낄때도 있을 정도라 많을때에는 관광차를 2대정도 전세내야할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고마움을 느낀 동네 노인회에서는 지난 8월 김동구 할아버지의 선행을 기리는 선덕비를 세워주었고 동네 젊은이들도 김 할아버지의 선행에 고마워하며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비록 가진 것이 없어 넉넉한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식들이 매달 술사마시고 고기 사먹으라고 부쳐주는 돈을 절약해 몽땅 이웃을 위해 주머니를 털어놓는 김동구 할아버지. 그의 선행이야말로 매년 연말연시때마다 얼굴내기위해 의례적으로 돈봉투를 내미는 돈 많은 사람들의 겉치레 봉사에 비하면 신선하고 정이 담겨있고 진정으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봉사를라 할 수 있다. 동정국교 학구단위 노인회장을 지냈고 동정리 노인회 부회장으로 있는 김동구 할아버지는 자신밖에 모르는 각박한 현실에서 좀더 많은 이웃 사랑 실천자가 탄생되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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