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사 강중규씨(내북 신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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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업사 강중규씨(내북 신궁)
  • 송진선
  • 승인 199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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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고향 내가 살 터전
청원군 부용면 부강리에서 부광약방을 운영하고 있는 강중규씨(62)는 약방 문을 닫는 날이면 거의 대부분 고향인 내북면 신궁리를 찾는다. 솔가지로 굼불을 때던 아궁이는 기름보일러가 대신하고 흙이 묻어나던 부두막은 싱크대로 바꾼 옛날 살던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자연을 배우고 또 자녀들에게 조상의 뿌리를 가르쳐 준다.

세월이 조금더 흐르면 아예 고향 신궁으로 돌아가 살 생각까지 하고 있다. 싱그러운 공기를 흠씬 마실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에 젖는다. 그래서 그는 고향 보은이 자연환경을 휀손하지 않는 개발이 되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고향 보은은 버리게 될 것이라고 압력을 넣는다. 개발한다고 해서 사람이 살기좋은 지역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피라미를 잡아 그대로 먹어도 될 정도인 환경의 보은이 가장 살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고향을 찾으면서 그는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유는 다름아닌 내북면 상궁리 저수지에 낚시객들이 무분별하게 버린 쓰레기 때문. 자연을 보호하지 않는 낚시객들을 보면 울화가 치밀정도.

그나마 마을노인들이 손이닿는 곳에 버린 쓰레기는 수거, 저수지 주변을 깨끗하게 하고있는 것을 보고 고향 노인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상궁저수지를 유료 낚시터로 개발, 노인들이 관리하게 한다면 노인들의 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고 또 저수지 주변을 깨끗하게 보존할 수 있다는 것.

회인초교와 보은중, 보은농공고를 졸업한 그는 지난 60년 육군 군의학교 외과 기술 하사관으로 제대해 청주 모 약국에서 근무후 청원 부강에 약방을 개업했다. 성실하게 환자를 대한 강중규씨의 약방은 호황을 누렸고 특히 병에 대한 처방기술이 좋아 먼곳에서도 일부러 부광약국을 찾아올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부도 얻었지만 가난 한 집안의 9남매 중 장남인 강중규씨는 근검 절약정신이 몸에 배어 개업당시에 사용했던 약방 진열장이 지금도 그 자리에 있을 정도이다. 냉장고는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못써서 버리는가 유행에 뒤져 버리는 것이 현실인데 그래도 아직 쓸만 하다고 하니 대단한 사람이다.

등산을 즐기는 강중규씨는 부인 양창례씨(63)와 2남3녀의 자녀 뿐만 아니라 사치가 심한 요즘 젊은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청주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고 청원군 자유총연맹 부지부장과 민통 운영위원을 역임한 그는 부강에 검소하고 은혜를 아는 보은정신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보은은 내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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