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정…세계화 대화나누는 김홍만씨댁 "아마무선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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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정…세계화 대화나누는 김홍만씨댁 "아마무선 가족"
  • 보은신문
  • 승인 1995.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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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막내아들은 HAM지국장, 장남 곧 자격시험 응시
세계와 얘기하는 가정. 보은 네거리에서 유성전자를 경영하며 보은HAM클럽 연락사무소를 맡고 있는 김홍만씨(41) 가정은 부인 주현숙씨(41)와 아들 지훈군(보은고 1년)과 지영군(삼산국 6년)의 4가족중 부부와 작은 아들은 또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아마츄어 무선사로서의 이름인 호출부호명이다. 김홍만씨는 지난 91년 아마추어무선사 자격을 취득하며 호출부호로 NL3EYF를 배정받았고, 주현숙씨는 94년에 DS3AJH를, 지영군은 올해 DS3BHH를 받았다.

또 큰아들 지훈군은 충분히 HAM회원이 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학과 공부에 시험볼 짬을 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오는 11월에는 어떤일이 있어도 응시할 계획이라 한다. HAM클럽은 아마츄어 무선사들의 모임으로 세계의 무선사들과 대화를 통하여 우정을 나누고, 사건 및 사고가 일어났을때 빠르게 이를 알려 인명을 구조하고 지원하는 등의 활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HAM회원들에게 비상주파수의 항시 개방은 상식이며, 실례로 지난 92년 부터 잇단 대형참사에 전국 HAM클럽회원들은 적극 구조활동에 앞장서왔다.

보은의 HAM클럽은 지난 91년 김홍만씨와 박세용씨(46세, 수한 후평) 2명이 자격증을 취득하며 초석이 놓여, 지난 4월10일 유성전자에서 현판식을 가졌다. 현 회원은 총 16명으로 정회원 20명이 넘으면 연맹에 정식가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모두 지국장으로 통용되므로 김홍만씨의 가족엔 현재 3명의 지국장이 있는 셈이다. 그래서 지난 5월 속리축전에 동다리 부근에서 보은 HAM클럽의 이동지국을 운영하며 보은의 축제와 특산물 등을 전국에 알리면서 가족 모두가 같이 고생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또 지난 8월말에는 외지의 HAM회원이 속리산에 오는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당직병원을 가족 있었는데 그 무선을 받아 안내한 일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HAM회원들의 풋풋한 정은 김홍만씨의 가족여행을 더욱 즐겁게 한다. 타지역으로 여행을 떠날 경우 차에 무선설비를 싣고 떠나는데, 이렇게 되면 3개의 HAM지국이 이동하는 셈이라며 전국 어디에서건 무선사들의 자기고장을 알리려는 친절한 마음이 있어 낯설지 않다고 전한다. 그러나 전파에는 국경이 없지만 언어의 장벽은 극복이 힘들다며 외국과의 교신속에서 더 넒은 세상을 만나려는 김홍만씨 가족. 이 문제는 지훈군에게 기대한다고 한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동안에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김홍만씨는 그 비결이 "얼굴 한번 본적 없는 HAM회원들과도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 세상의 시름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노을이 짙게 깔리는 저녁, 퇴근과 하교후에 가족이 모두 모여 주파수를 맞추는 기쁨은 무엇에도 비할 수 없다"고 자랑한다. 주현숙씨는 주부들이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자칫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며 무선활동을 적극 권유한다. 보은의 최연소 HAM회원인 지영군은 전국에서도 또래가 거의 없어 주로 형누나뻘이나 어른들과 무선이 이루어진다며 "따뜻하게 맞아주어 서운하지는 않지만 때로 친구들도 만나고 싶다"며 무선에 관심을 가진 어린이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전산학과로의 진학이 꿈이라는 지훈군은 "요즘 유행하는 하이텔 등의 컴퓨터 통신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지만 음성으로 세밀한 감정의 교류가 있는 무선에 흥미를 느낀다"며 세계와 대화를 나눌 포부를 가지고 있다. 가족이면서도 HAM의 동료이기에 효와 자애가 자연스레 넘치는 김홍만씨 가족은 또 어머니 주현숙씨와 두아들 지훈, 지영군이 모두 삼산국민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청주에서 10여년 생활하다 고향이 그리워 82년 보은으로 돌아와 정착한 김홍만씨 가정의 가족사랑, 고향사랑이 이제는 전파를 타고 전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는 날을 기다려 본다.

오늘도 김씨의 가정에는 가장 친근감있는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안녕하세요, 에이치엘쓰리 이와이에프입니다, 디에스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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