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탐방 감동볼링동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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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탐방 감동볼링동우회
  • 보은신문
  • 승인 1996.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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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신함2리 사랑 앞장
고향, 말만 들어도 반갑고 어머니 품처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말이다. 감동볼링동우회(회장 김석봉)는 이 고향이라는 말에서 풍기는 정감어린 맛을 모임으로 승화시켰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동볼링동우회는 보은읍 신함2리가 고향인 사람들로 구성된 친목단체이다.

원래 감동이란 신함리에서 으뜸이 되는 마을을 부르는 말로 동쪽에 감나무가 많이 있어 유래된 말이다. 감동볼링동우회원은 농촌에 젊은이가 없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40대에서 20대에 이른다. 신함2구에는 현재 50여가구가 살고있는데 이 마을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이 모임에 가입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감동볼링동우회가 설립되기까지 웃지못할 우여곡절도 많았다. 고향 선·후배간 우애를 돈독히하고 고향을 지키며 마을 어른 공경하기를 내부모같이 한다는 뜻에는 모두가 동의를 했다. 하지만 볼링리라는 운동이 농촌사람들에게 주는 이미지는 골프와 맞먹는다는 우려때문이었다. 그야말로 돈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운동쯤으로 생각해서 였다.

김석봉(42) 회장은 "볼링장에서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을 엄격히 제한하고 흡연도 지정장소외에서는 할 수 없으며 경기매너도 좋은 스포츠라는 것을 알기 전이었다"고 말한다. 이렇게해서 설립된 감동볼링동우회는 설립당시의 취지에 어긋남이 없도록 회원 각자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김승호(37) 총무는 "고향 젊은 이들간의 친목을 다지는 것도 중요했지만 주위 어른들께서 '저놈들 뭔가 다르구나'라는 말은 못들을망정 야단이나 맞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고 겸손해 한다.

사실 감동볼링동우회는 1달에 2번씩 갖는 정기모임을 제외하고는 많은 시간을 동네일 거들기에 보탰다. 회원들간의 일손도 서로 돕고 마을잔치등 동네일도 발벗고 나서서 하는 것이 곧 감동볼링우회의 일일수 밖에 없었다. 회원이 곧 같은 동네 이웃이다보니 '누구네 집에는 숟가락이 몇 개 있다'는 것까지 속속들이 알 정도다. 그러나 회원들은 모두가 '우리가 한 일중에 자랑하거나 내세율 만한 것은 없으니 취재를 포기해 달라'고 한결같이 말하기도 했다.

감동볼링동우회는 가족단위의 회원들도 많다. 17명의 회원중 미혼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부부회원이다. 부부가 같은 취미생활을 하며 고향사랑을 돈돈히 한다는 사실에 타단체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도시에서는 부부지간에 대화가 없어 불협화음이 많다는데 이들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들린다. 또한 야유회나 등반대회때는 어린자식은 물론 부모들까지 온가족이 함께 어우러지기도 한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회원중 한 명이 몸을 다쳐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였다. 그 회원이 병원비로 고심하고 있을 때 회원들은 누가 먼저하고 할 것 없이 스스로 병원비에 보태라고 '성금'을 모아 주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병석에 있을 때는 밥맛이 없는 법'이라며 당번을 정해 식사를 만들어 가기도 했다. 그야말로 한가족같은 고향사람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1년여 남짓 모임을 꾸려오면서 '아직도 마음뿐인 계획'이 감동볼링동우회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것은 자신들의 회비를 조금씩 모아 적립해온 자금으로 마을의 최장수 노인인 서선능(96)옹 등 어른들을 모시고 잔치를 벌이는 일이다.

그들은 '아직도 마음뿐인 계획'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경로잔치를 위해 자금을 적립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들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 믿으며 하루빨리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회장 김석봉, 총무 김승호, 회원 송재임, 김인식, 송덕환, 이상철, 박정란, 김미숙, 이재익, 임홍순, 염종복, 장세웅, 곽철환, 김응필, 김진호, 김흥복, 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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