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어머니·아들·딸·며느리 트리오이뤄
노래가 살아있는 가정. 장진씨(59. 충북도청 주택과) 김한순씨(56. 간호조무사협회 중앙회 부회장, 충북지부장)의 가정은 가족간의 화음이 잘맞고 리듬이 있는 노래가 끊이지않는 그런 가정이다. 자세하게 얘기를 한다면 이렇다. 가장이자 아버지인 장진씨는 가수협회에 등록된 정식 가수활동을 한 가수요 어머니인 김한순씨는 학창시설부터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어머니 합창단원으로 활동한 비 전공 아마츄어 성악가 출신이다. 또한 이들 부부의 장남인 장관석씨는 서원대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보다 노래다운 노래를 공부하기 위해 이태리로 유학해 페자로 로시니 국립음악원을 졸압하고 테라모 체뎀 아카데미아를 졸업한 성악가이다. 또 외동딸인 장은주양(25. 소프라노)도 서원대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역시 이태리로 유학해 자신의 오빠가 수학한 페자로 로시니 국립음악원 4학년에 재학중이고 깔리 아카데미아 3학년에 재학중인 장래가 촉망되는 재원이다. 더하여 이들 장한석씨가 이태리에서 성악을 공부하던 중 같은 음악원에서 수학하고 있는 이철화씨를 만나 93년 결혼한 며느리도 역시 성악가이다.
또한 사위될 사람도 이태리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다. 자녀들은 서원대 음대를 졸업한 동문이자 이들과 이철화씨, 또 사위될 사람과는 이태리 국립음악원 동문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장진씨와 김한순씨의 가정은 가족 전체가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인 그런 보기드문 행복한 가정이다. 그런데 요즘 이 가정에는 겹경사로 축하전화와 축하전보가 쇄도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아들과 며느리가 국제 성악경연대회에서 당당히 입상 한국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는가 하면 보은의 이름을 세계에 떨친 것이다.
첫번째 희소식은 이들의 며느리 이철화씨가 전해주었다. 경희대 음대를 졸업하고 국립합창단원으로 활동중 91년 이태리에서 유학한 며느리 이철화씨(29, 소프라노)가 지난 7월 이태리 알랏시오에서 열린 알랏시오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1위없는 2위로 입상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장진씨와 김한순씨가 기쁨에 들떠 며느리 자랑이 한창일 때 이에 뒤질세라 역시 이태리에서 성악을 공부한 아들 장한석씨(29, 바리톤)도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빈첸쵸노스트로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1등과 별 차이없는 2위로 입상해 겹경사를 맞게 한 것이다.
아버지 장진씨와 어머니 김한순씨는 "자녀들이 열심히 공부한 덕택인 것 같다"며 "고향에서 많은 격려와 성원을 보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고운 목소리야 타고난다고 할지라도 후천적으로 소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진로지도를 잘하는 것도 중요한 자녀교육이다. 이번에 장진씨와 김한순씨의 자녀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당당히 입상을 한 것도 따지고 보면 아버지 장진씨와 어머니 김한순씨의 노력 덕택이다. 흔히 성공한 사람들뒤에는 그들이 있게한 훌륭한 부모가 있다고들 하는데 이는 틀림없는 말이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는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 공부할 때까지 자율적으로 길렀다. 학교에 지각을 하더라도 깨워서 일어나게 하기보다는 지각을 하더라도 두었다가 몇번 지각을 해서 자녀들이 스스로 일찍 일어나 학교를 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 그리고 항상 자녀들에게 일러주는 말은 다른 사라모가 경쟁해서 몇등을 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공부를 잘해야된다는 것이 아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만 일러줬을 뿐. 또한 또래의 아이들이 가는 보통의 대열로만 가라고 가르쳤을 뿐이다.
그래서 성적이 아무리 터무니없이 나와도 자녀들에게 최선을 다했느냐고 물어 최선을 다하지않았다고 답하면 열심히 하라고만 격려하고 항상 언젠가는 혼자가 될 것이므로 항상 고아라는 생각을 갖고 생활하도록 해 일찍부터 자립심을 키워주었다. 또한 자녀들에게 주입식으로 가르치지 않고 자녀들이 자기주장이 옳다고 하면 올바른 것이 아니더라도 그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면 저절로 부모의 말이 옳다는 것을 체험해 다음부터는 부모를 신뢰 스스로 말을 잘듣는 아이로 성장하게 했다는 것.
자녀들에게 성악을 하게한 것도 바로 어머니가 강요하지 않은 진로지도로 인해서다.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때 진로를 결정하는데 고민하고 있을 때 흔히들 판검사되라고 의사가 되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아들이 하고 싶어하는 성악을 하도록 조언한 것이다. 또한 딸도 성악가가 되기를 희망해 중학교 때부터 성악수업을 받게 했다. 당시에 생활형편이 그리 넉넉한 편은 못되었지만 장진씨(충북도청 주택과)와 보건소 또 청주로 이사와서는 한국음식업협회 청주시지부 사무국장(93년까지)으로 일한 김한순씨는 자녀들에게 성악공부를 하게 하면서 박봉을 쪼개서 저축을 하며 자녀들의 유학을 준비했을 정도로 계획적인 생활을 해왔다.
그리고 국내에서 대학수업까지 모두 마치지 자녀들의 유학결심에 쾌히 승낙하고 자녀들이 오로지 성악공부에만 매진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했다. 그러면서 자녀들이 아르바이트를 말할 때면 그 시간에 더 열심히 해서 제대로 노래를 하는 성악가라는 평을 듣는 것이 중요하지 않느냐며 공부할 것을 독려해왔다. 그렇게 힘들여 공부를 시켜온 장진씨와 김한순씨의 노력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러나 장진씨와 김한순씨는 자신의 노력에 대한 자녀들의 보답에 자식들이 더없이 예쁘고 미덥지만 이번 수상을 자녀들이 우쭐해할까봐 미리부터 쐐기를 박아놓았다고 한다.
밥벌이로서의 직업적인 성악가보다는 자기가 열심히 공부한 전공을 살려 한명을 가르치더라도 실력있는 제자를 길러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면서 노래를 하기 전에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어줍잖은 성악가로 전락하지 말고 제자로부터 존경을 받고 동료들로부터 인정받는 실력있는 성악가가 되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러한 장진씨와 김한순시의 정성에 주변에서는 정트리오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트리오 가족이 탄생 다시 한번 보은의 이름을 널리 알려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가족모두가 노래하는 사람들로 구성돼 화목한 가정임을 무척 부러워하면서 KBS가수였던 장진씨와 클래식 음악가인 장관석, 장은주, 이철화씨등 자녀들이 함께 공연하는 가족음악회를 관람할 날을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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