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치욕 걷어낸 파괴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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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치욕 걷어낸 파괴미학가
  • 송진선
  • 승인 1995.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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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개발(주) 대표이사 이정평씨(내북 화전)
오는 15일 광복 50주년을 맞아 일제의 치욕스런 잔재인 중앙청 청사(구 조선총독부 건물)가 낱낱이 해체된다.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일제가 수도 서울의 심장부에 조선총독부를 건설 악랄한 식민지배를 해왔던 바로 그곳이다. 그 욕된 역사의 잔재를 털어내는 작업을 바로 보은인인 이정평씨(53, 서울 산천개발(주) 대표이사)가 해내고 있다. 중앙청 해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정평씨는 그 자신이 독립유공자의 후손이어서인지 구 조선총독부 건물 해체를 앞두고 마음이 설레고 있다.

그것은 괴산군 청천면과 보은군일대를 오가며 독립운동을 벌였던 외할아버지의 한을 푸는 작업인 동시에 외할아버지로 인해 어렵게 살았던 그의 외가 식구들의 맺힌 아픔을 떨쳐 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치욕스런 일제의 한국 침략사를 청산하는데 자신이 조금이라도 기여한다는 기쁨 때문이기도 하다. 중앙청 청사 해체작업은 8월15일 광복절 행사시 첨탑 철거를 시작으로 오는 96년말 까지 계속된다. 이미 지난 7일과 8일 중앙청의 첨탑 절단작업이 이뤄졌는데 첨탑도 높이는 8.5m 지름 3.5m 무게 약 25.5톤으로 일반인들이 밑에서 보기에는 작아보이지만 실제는 약 3층 높이의 큰 구조물이다.

그 치욕스런 역사를 청소하는 주역인 이정평씨는 "중앙청의 구조가 일본의 일(日)자 구조를 갖추고 서울시청의 구조가 일본의 본(本)자로 지은 것은 일본이 한국침략을 노리고 얼마나 치밀하게 연구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며 "다행히 광복 50주년을 맞아 중앙청을 해체하는 것이 다행스럽고 더구나 역사적 과업을 내 손으로 할 수 있따는 것에 가슴 벅참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심장부에 위치한 중앙청을 해체하는데 온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데 민족정기를 바로잡고 민족의 자존심을 되찾는 국가 사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북면 화전리에서 태어나 내북국교와 청주 사범 병설중, 청주고를 졸업(37회)하고 국민대 경영학과를 중퇴한 후 무역업을 하다 85년경 해체업에 뛰어들어 국내 굴지의 해체업체로 우뚝섰다. 회사 설립 당시에는 경제부흥으로 새 건물을 짓고 농촌가옥을 허는등 사회변화로 일거리가 말려들었다. 해체공법조차 없었던 당시 이정평씨는 산천개발(주)를 설립하면서 획기적인 해체공법을 도입 건설현장에 투입하므로써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특히 지난 3월 신앙촌건물 해체작업은 단종업으로는 국내 최대의 작업이었으며 이 성공으로 산천개발(주)는 국내 해체업계의 단종사로는 최고의 회사로 발돋움했으며 이정평씨는 국내 최고의 해체사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그동안 이정평씨의 손을 거쳐 해체된 건물만해도 얼마전 붕괴된 삼풍백화점의 잔해철거 및 밀실정치의 본거지였던 궁정동 안가 철거, 목포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기 해체 철거, 서울의 얼굴인 남산에 세워진 외인아파트를 허는 작업에도 참가했다. 이외에도 청주의 구 서울병원, 대전 중화실업, 대신증권 대전사옥등 크고작은 건물 3백여건을 철거했다. 이와같이 해체를 업으로 계속해오고 있는 이정평씨지만 유럽처럼 몇천년을 가도 끄덕없는 건물을 지어야한다며 붕괴된 삼풍백화점이나 청주 우암상가 아파트, 성수대교등은 허술하게 건물을 세운 증거의 산물이라며 튼튼한 건축물이 세워지길 바라기도 했다.

또한 "고향 보은에도 15층 가량의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는데 원천적으로 튼튼하고 완벽한 설계와 시공이 필요하지만 건축후에도 내부구조 변경은 절대하면 안되고 내, 외벽에 금이가거나 문틀이 어긋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시공자, 건축전문가, 행정감독기관에 신고하고 안전점검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있는 것을 없애는 파괴작업, 다시 그위에 튼튼하고 아름다운 건물을 만들어가는 창조작업. 파괴의 어려움을 알기에 창조의 고통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다는 이정평씨.

이 시대 최고의 해체사 이정평씨의 또하나의 희망은 일본의 일(日)자에 해당하는 중앙청을 철거하고 난 후에는 일본의 본(本)자에 해당하는 서울시청 건물을 해체, 일제에 강점당한 치욕사를 걷어내는 것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그가 바라는 일이다. 건물해체에 누구보다 남다른 애착을 가진 그이지만 해체하면서 나온 폐 콘크리트처리에도 방안을 강구해 국내 해체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시멘트를 잘게 부숴서 매립지나 공장 건축부지등 보조기층제로 1백%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같이 해체업계의 일인자로서 고향 보은의 명성을 전국에 떨치고 있어 보은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는 자랑스런 보은인 이정평씨는 현재 재경 보은군민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데 앞으로 고향발전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져 앞으로 고향 보은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정평씨는 현재 미더운 반려자인 부인 김정자씨와 2남1녀의 자녀들과 함께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사를 엮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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