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속리산 고속버스 기사 황정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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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속리산 고속버스 기사 황정연씨
  • 송진선
  • 승인 1996.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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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소식 실어나른 "전령"
벌써부터 귀성 전쟁이라고 법썩이는 것을 보니 추석이 다가온 모양이다. 서울-보은간, 보은-서울간 고속버스를 다년간 운행하고 있는 황정연씨는 서울 큰 형님댁에서 차례를 모시고 있는데 10여년간 한 번도 차례에 참석하지 못했다.

보은 서울간 고속버스를 운행하니까 잠시 짬내면 된다고 하겠지만 명절때가 되면 속리산고속의 황정연씨와 같은 버스기사는 더 바쁘다. 그래서 황씨는 내속 삼가 고향에 있는 산소를 성묘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그래도 출향인들이 고향땅을 밟을 수 있게 해주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만족하고 있다.

황정연씨는 추석 귀성전쟁이란 말을 벌써 부터 실감하고 있다. 벌초하러 오는 사람, 추석때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미리 성묘를 다니러 오는 등으로 인해 요즘은 고속버스가 만원이다. 평소같으면 보은에서 한 명도 없거나 열명은 커녕 어느때는 단 1명만 타는 경우도 있는데 요즘은 항상 만석이어서 운전대에 오르기가 즐겁다.

황정연씨는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빨리 고향에 닿을 수 있도록 자기 만의 길을 개척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설때에는 서울에서 아침 8시10분에 출발하는 차가 보은에 밤 11시40분에 도착할 정도였으니 이번 추석이라고 예외는 아닐테니 지름길 개발은 그에게 필수다. 하루 운전하면 등이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로 조심운전을 하고있는 황정연씨는 친절하고 안전하게 운전하기로 소문난 기사이다.

내속 삼가초교와 속리중, 청주 기계공고를 나와 엔지니어가 되는 대신 운전을 하기 시작한 황정연씨는 운전을 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고향에서 축산을 하며 흙과 더불어사는 생활을 할 것이라는 나름의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보은읍 죽전리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황씨는 부임 김미옥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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