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귀선 시인 사모곡 짓고 부인은 글씨써
평범한 주민이 부모를 추모하는 비를 건립하는 일이 극히 드문 가운데 지역출신 시인인 황귀선씨(55. 탄부장암)가 돌아가신 부모를 그리워하는 사모곡을 지어 추모비를 건립 화제를 낳고 있다. 단순하게 일개인이 부모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는 의미에 더하여 기본윤리 마저 파괴된 현대인들에게 흐트러진 일상생활의 기본을 바로잡아줄 수 있는 것이어서 더욱 화제를 낳고 있는 것. 일상생활의 기본덕목인 효가 뿌리째 뽑혀 자식이 부모를 해치고 있고 나를 위한 일이라면 부모의 목숨도 가벼이 여기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고 다분히 교육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4월23일 황귀선 시인이 고향 마을인 탄부면 장암2리에 모셔진 부모의 묘소옆에 건립한 추모비는 아들인 황귀선 시인이 글을 짓고 며느리인 송길자씨는 글자를 써 부부가 부모에 대한 효성 및 그리움을 짙게 풍기고 있다.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황귀선시인은 돌아가신 부모를 그리워하지만 이미 부모는 돌아가셔서 효도를 다할 수 없음을 적고 있다. 다음은 추모비에 적힌 시 내용이다.
아버님 밭갈이 하실 적에 어머님 새참 머리이시고/ 넘고 넘으시던 고갯길에/ 올해 도 진달래는 피었네.
새참 드시어 시장기 덜으시고/담배 피우시며 쉬시던 그 자리는/ 아버님 어머님 유택이 되괴/ 주인 잃은 팔밭엔 잡초만 무성하냐/ 울적한 마음 풀길 없어/불현듯 찾아온 아들/ 어머님 생애를 생각하면서/ 하늘만 바라보다 돌가네.
<'진달래꽃 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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