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업 후계자 이장복씨 “표고농장에 다리 좀 놔주세요”
상태바
임업 후계자 이장복씨 “표고농장에 다리 좀 놔주세요”
  • 송진선
  • 승인 2003.07.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확 후 50m아래서 끈 묶어 끌어올려
“다리를 놓았을 때 이용할 사람이 적다고 놓아주지 않는다네요.”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것처럼 비가 내린 지난 23일 수한면 병원리의 진입로가 없는 곳에서 표고버섯 농사를 짓고 있는 이장복(48, 보은 성주)씨는 수확한 표고버섯을 끈으로 묶은 후 병원교 아래에서 위쪽으로 힘겹게 끌어올리며 출하를 서둘렀다.

재배사가 1700평 가량 되고 저온저장고도 갖추고 있는 이장복씨 표고버섯 농장은 진입로가 없어 농장을 가려면 별 수 없이 하천을 통과해야 하는데 올해는 봄부터 비가 많이 와서 차량 진입이 어려운 날이 많아 특히 고생을 하고 있는 참이다. 이로인해 표고버섯 수확도 제때 하지 못하고 출하도 제때 하지 못해 품질이 떨어져 상품의 절반 값도 건지지 못하는 등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20일에는 비가 오지 않는 틈을 타서 차량으로 하천을 건너가 표고버섯을 수확하고 있는 중 비가 와 급히 나오다 하천 중간에서 차가 넘어져 이장복씨가 물에 떠내려갈 뻔했다. 다행히 함께 있었던 아들의 구조로 간신히 차 위까지는 올랐으나 물을 건너갈 수가 없어 119 구조대가 구조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도 겪었다.

이장복씨는 표고버섯을 어깨로 져서 나르다 물을 건너기가 너무 힘이 들자 우물에서 샘물을 기르듯 병원교 위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아래에서 표고버섯 상자 양쪽을 끈으로 묶어 다리 위쪽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수확을 했다. 다리 높이가 50m가까이 돼서 이를 끌어올리기도 보통 힘이 드는게 아니었고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국도중간에 차를 세워 두고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더욱이 98년 수해로 표고버섯 농장 일부가 유실이 되었는데도 바로 옆의 임야까지만 복구돼 이장복씨 가족들은 자력으로 하천의 돌을 이용해 석축을 쌓았으나 이번 비에 유실, 농장 유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장복씨는 “논농사를 짓는 사람이 하루 동안 논에 몇 번이나 가겠어요. 우리는 하루에도 표고버섯 농장을 대여섯은 다녀가야 해요. 그러니 이용할 농가는 적더라도 이용횟수로 보면 많은 건데 관에서는 이해를 못하네요.”라며 매우 아쉬워했다.

표고 자목만 2만본 가량되고 버섯으로 연간 3000∼4000만원의 소독을 올리고 2001년부터 8㏊의 임야에 산더덕과 장뇌도 키우고 있는 임업 후계자인 이장복씨의 희망이 꺾일까봐 안타까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