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통합 보건 요원 이영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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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통합 보건 요원 이영자씨
  • 송진선
  • 승인 1996.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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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구성 일조
과거 학력이 뒤떨어지고, 남아선호 사상이 팽배해 있고, 가부장적인 가족제도 아래서 가족계획을 한다는 것은 천지가 개벽하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니 정부에서 강압적으로 시행하는 산아제한 정책을 일선에서 수행하는 요원들은 얼마나 힘이 들었겠는가.

일선에서 가족계획사업을 벌이느라 잔뼈가 굵은 이영자씨(55, 회북 중앙)는 산아 제한을 폐지한다는 인구정책의 변화를 보고 새삼 그때의 어려움과 보람 등의 교차되는 것을 맛보았다. 이영자씨는 가족 보건요원으로서 그동안 해온 일을 건강한 가족 만들기에 일조한 것이라고 일대기를 평가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부자집 맏딸로 인문고등학교까지 졸업한 이영자씨가 가족 보건요원으로 들어간 것은 산아제한 사업이 한창이던 지난 70년. 남아선호 사상이 뿌리깊이 박혀있는 농촌 주민들에게 2자녀 갖기 운동, 하나만 낳아 잘기르자는 계몽은 애초부터 먹히기가 힘든것이었다.

그러나 이영자씨는 입담이 좋아 시어머니까지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정도였고 종가집 며느리도 산아제한을 하는 등 건강한 가족구성에 최선을 다했다. 회인 장날이면 자신이 관리해야 하는 부녀자 명단을 들고 장에 나가 그곳에서도 설득을 했다. 그때 자신을 슬슬 피하던 그 부녀자들이 지금도 농산물을 수확하면 감자며 마늘도 주고 당시 자신이 받아준 많은 아이들은 장성해서 자신과 같이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눈이 쌓인 비포장 길을 달려 대전까지 산모를 수송하던 일, 먼 동네를 출장가면 잠을 자고 온 일 등 힘든 순간을 슬기롭게 넘기도록 격려해준 남편을 이영자씨는 지금도 가장 고마워하고 있다. 이영자씨는 현재 회인에서 가축병원을 운영하는 남편과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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