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전몰유족회 군지회장 최삼봉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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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전몰유족회 군지회장 최삼봉씨
  • 송진선
  • 승인 1996.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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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이젠 편히 쉬거라"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는 아들을 보기 위해 지난 2일에도 아내와 함께 서울을 갔다. 아들 이름 석자가 쓰여있는 비석을 끌어안고 얼마나 서럽게 울었는지 아마 하늘도 통곡했을 듯 싶다.

전몰 유족회 최삼봉(80) 보은군 지회장은 자신보다 먼저 간 아들을 애써 기억에서 지우며 하루 하루를 숨죽이며 살고있다. 최회장의 장남인 그 아들이 살아있다면 지금 49살. 군대에 가기전인 21살에 일찌감치 결혼을 시켰지만 슬하에 자식하나 없어 이제 그 아들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다만 최회장의 새까맣게 탄 가슴속에만 자리할 뿐이다.

최삼봉회장이 32살에 결혼해서 슬하에 총 4남1녀를 얻어 행복한 가정을 꾸려갔다. 최회장의 장남은 적극적인 성격이고 이해심이 많아 최회장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자란 아들이었다. 또한 최회장에게 꼭 아버지와 같이 살겠다고 한 둘도 없는 효자였다. 그런 그에게 바로 그 아들이 군대에서 죽었다는 전사통지는 청천벽력이었다.

최회장의 죽은 아들은 21살 되던 해인 68년 경군에 임대해 울산시 고사포에서 복부했다. 군생활도 잘해 표창장을 받기도 한 그런 훌륭한 군인이었다. 그리고 제대를 한달 앞둔 70년 1월3일 최회장의 장남은 아깝게도 군대에서의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최회장은 그저 한달만 있으면 장남을 실컷 볼 수 있다는 기쁨에 들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아들이 죽었다는 비보가 전해졌던 것이다. 어떻게 해야할 지 눈 앞이 캄캄할 뿐이었다는 것. 그 이후로 아들을 가슴에 묻은 최회장은 부인과 3남1녀의 자녀와 함께 못다핀 아들의 영혼을 위로하며 살고있다. "내 아들아 이젠 편히 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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