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전체 공직생활 92년 "최중렬씨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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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전체 공직생활 92년 "최중렬씨댁"
  • 보은신문
  • 승인 1996.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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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남2녀의 자녀를 둔 군청 사회과장 최중렬씨(60, 보은 교사)의 가정은 사위, 며느리까지 합해 공직생활 92년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최과장은 60년부터 공직에 몸을 담아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37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내북면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는 그의 큰 아들 최원석씨(40)는 20년, 맏며느리이자 증평상업고등학교 교사인 이은상씨(40)는 17년째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

장녀 최명희씨(33)는 군청민방위과에 4년동안 근무하다 같은 과에 있는 우용식씨(43)를 만나 결혼, 가사일을 돌보고 있다. 군청 예산계장인 우용식씨는 14년의 공직 경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서원대학교에 재학중인 막내 딸 최명금씨(23)도 미래의 교사가 되기위해 교생실습중에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공직 생활을 강요당하기는 커녕 권유조차 받은 일이 없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아버지가 밤 12시이전에 귀가하는 것을 본 일이 없어요. 공휴일에도 일을 위해 관공서에 나갔으니까요. 정말이지 일밖에 모르시는 줄 알았지요" 당시를 회상하는 큰아들 최원석씨의 말이다. 최원석씨는 이러한 아버지의 모습에서 공직생활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만약 아버지가 공직생활을 강요했다면 제 밑의 남동생도 남동생도 공무원의 되었을 테지요"

둘째 아들 최형석씨는 현재 열병합발전소에 근무하고 있다. 최과장은 어느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았다. 다만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도와 주었을 뿐이다. '덕행일평생(德行一平生)이라는 가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과장은 '남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여 내가 이기기 보다는 내가 눈물을 흘려서 남을 기쁘게 하라'고 가르쳤다.

며칠전에는 같은과에 있는 부하직원의 집에서 상을 당하자 '내일이면 환갑인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라도까지 내려가 밤샘을 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바른행정 어진관리 취임선서 하였음에' 그동안의 지나온 일 어떠한지 돌아보니/ 열성도 업적도 부족한 것 뿐이어서/ 승진하고 봉급탄 게 이웃보기 부끄럽네// 격앙가 노래하는/ 백성들의 마음을/ 쓰다듬고 북돋는게 우리들의 본분인데/ 제규정에 얽매이고 직무에 태만하면/ 멋훗날 어느누가 명관이라 칭송하랴'

최과장이 그동안의 공직생활을 돌아보며 심정을 표현한 '후회없는 공직을'이란 시다. 평소 '충효'를 강조해온 최과장은 일명 'FM 공직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 규정에 얽매이거나 직무에 태만함이 없으며, 사생활에 있어서도 정직과 화목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직원이 최과장에게 인사차 들르는 길에 과일을 사가지고 갖는데 최과장이 문앞에서 과일바구니를 집어 던졌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청렴결백한 인물이기도.

일요일이면 손자와 함게 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 주기고 한다는 그는 틈틈이 '역사의 현장', '역사를 빛낸 선조' 등 7권의 책을 집필하고 있다. "퇴임후 동네 아이들을 모아 예절과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서" 라고 설명하는 최과장에게서 젊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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