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집 - 우리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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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 우리이웃
  • 보은신문
  • 승인 1996.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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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동생 잃은 미경양의 삶
새벽 6시. 졸리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면 외할머니는 벌써 아침밥을 다 지어 놓았다. 동생 종범이를 깨우는 목소리에는 삶의 무게조차 얹을 수 없다. 어김없이 나를 태우러 달려오는 7시20분 시내버스.

비로소 나의 졸린 아침은 밝은 태양속으로 고개를 내민다. 삼승초등학교 3학년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16살은 이미경양(수한 교암, 보은여중 3년). 어린가슴에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헤어나기도 전에 동생마저 마을앞 개울에서 사망하는 아픔까지도 이겨내며 꿋꿋하게 살아왔는데.

그러나 농공단지에 취직해 생계를 꾸려가던 어머니마저 지난해 심장마비로 미경, 종범 남매만을 남긴체 세상을 등졌다. 갈곳이 없었던 미경양 남매는 수한면 교암리에 혼자 살고 계시는 외할머니(윤봉기, 66)댁으로 이사를 왔다. 그러나 외할머니 역시 노환으로 자주 병원에 다녀야 하는 형편이어서 대전에 있는 외삼촌한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격이 조용하고 생각이 깊은 미경양은 학교에서는 모범생이며 성적도 상위권이다. "공부 잘하고 미술에도 소질이 있는 미경이가 상고에 가서 빨리 취직을 하고 싶어하는데…" 미경이를 바라보는 외할머니와 외삼촌.

"그렇게 고생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한번만이라도 더 보았으면… "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세월인데… 밤 11시가 넘어서야 어둠속으로 잊혀지는 세월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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