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함께 걷는 "나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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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함께 걷는 "나무 인생"
  • 송진선
  • 승인 1996.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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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호·현호 형제, 굴지의 조경회사 야망키워
있는 사람들의 사치로 치부되고 있던 조경에 대한 관념이 점차 희석돼 자연을 벗하며 사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조경수는 도시 인근지역에서나 구경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지역에서도 재배하는 곳이 점차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보은-청주간 국도 19호선변의 보은읍 학림리에 위치한 보은조경도 자연을 가정에 옮겨놓는 그런 조경업을 하는 곳이다.

보은조경의 사장은 아직은 새파랗다(?)고 할 수 있는 26살의 청년이다. 이름은 신현호씨(보은 학림). 학림초등학교와 보은중학교 그리고 보은농공고 임과를 졸업한 후 서울랜드 조경부에 취업했다가 2년간 실무를 쌓고 고향으로 낙향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조경업에 뛰어들었다. 현호씨의 형 기호씨도 얼마전부터 동생이 운영하는 보은조경에 뛰어들어 청년임업인의 길을 걷고 있다.

처음 현호씨가 조경분야의 일을 하게 된 것은 현호씨의 둘째형으로 보은농공고 임과와 공주산업대 조경과를 졸업하고 조경업체에 취업해 골프장 조경공사에서 부터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조경공사 등을 직접 시공한 바 있는 형 기호씨의 영향이 크다. 인문계 고교를 진학, 좋은 대학(?)에 진학하길 바라는 부모님의 생각과는 달리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형의 진로를 그대로 밟았던 것. 그리고 과천의 서울랜드 조경부에서 일하던 중 부모님 소유의 밭 1천평에 단돈 27만원으로 느티나무 1천주를 심기시작했다.

월급은 고스란히 묘포장에 쏟아부어야 했다. 5~8년이 걸릴 정도의 장기적으로 계속 투자를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경제적인 여유는 없어졌지만 앞으로의 비전이 더 커 그는 20살의 어린 나이에 택한 고생길이 오히려 즐거웠다. 돈도 안되는 일을 한다고 부모인 신흥식씨와 서장원씨의 성화가 대단했지만 묵묵히 견뎌내고 2년간의 실무경험을 익힌 후 그의 꿈이 자라고있는 학림으로 내려와 본격적으로 조경업에 뛰어들었다.

학림리 국도변에 나무 전시공간도 마련, 시선을 끌고 조경수를 생산 판매까지 했으나 기대만큼 큰 소득은 없었지만 그런대로 할만했다. 수종도 외국수종이 아닌 소나무, 느티나무와 같은 향토수종 위주로 생산하고 있다. 현호씨는 조경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아 4년전에 삼승면에 진철농원의 조경사업을 도와주기도 했다.

그러나 경험은 풍부하지만 설계와 측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조경공사를 하지 못하는 동생을 도와주기 위해 잘나가는 조경회사에서 벌이도 꽤 괜찮던 형이 합세했다. 형 기호씨는 측량에서 부터 설계 시공까지 혼자서 할 수가 있기 때문에 국내 유수의 조경회사에서 서로 모셔가기 경쟁을 벌일 정도의 조경전문인이다.

자질구레한 것은 빼놓고서도 형 기호씨가 설계한 것이 김포골프장, 골프장 클럽 700, 남해고속도로, EXPO I·C 등이다. 지금도 스카웃제의를 받고있고 조경 관련 교육장에 강사로 초빙되어 강의도 하고있다. 전국의 조경회사의 관련이 있고 또 조경전문인들과도 인맥이 닿는 형 현호씨는 군내 판매 뿐만 아니라 군내 전역으로 보은조경에서 생산한 조경수를 판매하고 직접 조경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특히 형 현호씨의 조경에 대한 기본적인 아이템은 정형화가 아닌 자연을 정원으로 축소시켜 놓은 것 같은 조경을 했기 때문에 확실하게 자기의 위치를 고착시켰다. 이렇게 형과 같이 함게 걷는 조경업에서 점차 안정을 찾았다. 이들은 아름다운 마음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지역에 베풀기도 한다. 즉, 3년전부터 매년 식목일에 벚나무 느티나무 1천여 그루를 군에 기증하고 있다. 이외에도 관공서를 신축할 경우 조경수를 기증해 환경미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문화예술회관 광장의 보본사은 탑옆에 있는 주목도 바로 보은조경에서 기증한 것이다. 앞으로는 생명의 숲 조성사업에도 동참하고 싶다는 기호, 현호형제. 이들은 보은조경 농장이 공원으로 이용되고 또 학생들의 교육장으로 쓰여지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더 큰 포부는 측량뿐만 아니라 설계에서 시공까지 담당하는 국내 굴지의 원라인 조경회사로 키우는 것이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기호, 현호 형제는 젊음을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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