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분신으로 한 34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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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분신으로 한 34년의 삶
  • 송진선
  • 승인 1996.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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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업연수원 교학과장 이백근씨(산외 가고)
나무에 자신의 생을 심으면서 34년간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산을 지켜온 이백근씨. 그에게 현재와 마찬가지로 미래는 산림으로 귀결된다. 인간생활의 근거지이고 문화의 모태이고 먼훗날까지도 가치있는 기록임을 알기 때문에 산림 가꾸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4월5일 식목일을 자신의 생일로 여기고 있는 임업연수원 교학과장 이백근씨(산외면 가고리 출신)는 나무와 함께 켜온 인생이다. 소신있는 임업인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우리나라 임업발전에 기틀을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다. 임업인 이백근씨는 산외 초등학교(22회)와 보은중학교(2회)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상 청주나 대전으로 진학하지 못하고 보은농공고 임과를 졸업했다.

형편상 대학을 가기란 매우 어려웠다. 혼자 진학준비를 했다. 주경야독으로 서울대학교 임학과에 입학, 치산에 대한 공부를 했다. 그가 임업에 관심을 두게된 것은 2남4녀중 차남인 자신이 고등학교 1학년일 때 큰 형이 군에 입대, 전쟁으로 부상을 입은 형을 면회하러가면서 헐벗은 산을 한 번 둘러본 것이 자신의 지금을 있게 한 것이다.

대학교에서 치산에 대한 공부를 한 정통 임업인 이백근씨는 62년 서울영림서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산림관계일만 34년간, 여기에 재학기간까지 합한다면 41년간 나무를 분신으로 한 생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일을 찾아서 하고 한번 주어진 일은 끝을 내고마는 승부근성이 있어 맡는 일마다 성공을 한다.

이백근 과장은 오랜기간 근무하는 동안 특히 기억에 남는 일로 지리산 천왕봉 주변에 헬기를 동원해 구상나무를 식재한 일을 꼽는다. 30여년전 해발 1천9백15m의 지리산 천왕봉에서 구상 나무 도벌로 인해 산림이 황폐화되자 그는 산림청에 건의해 헬기로 묘목을 운반해가며 지속적으로 조림을 해다시 구상나무 군락지로 만든 것이다.

또한 전북 무주의 덕유산 정상의 주목 군락지 조성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지리산 천왕봉에서 흔히 보는 구상나무나 덕유산 정상의 주목은 바로 이백근과장이 심은 것이다. 그러니 '이백근 나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녹화는 해도해도 끝이 없다고 말하는 이백근과장은 "우리나라는 산림자원 측면으로 보아서는 아주 빈약한 실정"이라며 산지를 생산임지, 공익임지 등으로 구분해 국토를 효육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맑은 물, 맑은 공기, 국민보건 휴식공간의 욕구충족을 위해서라도 더 늦기전에 산림을 가꾸는데 온국민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무에 뭍혀 산 그런 아버지를 보고자란 2남2녀의 자녀들도 독일에서는 산림관서에 근무하는 직원의 신랑감으로서 인기가 가장 좋다고 말하면서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말한다.

숲이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맑은 공기를 준다는 것을 그를 보면 알 수 있다. 고운 피부에 성품도 곱다. 아마도 나무를 분신으로 여기는 34년의 생의 결과가 아닐까. 맡은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백근과장은 그동안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으며 부인 변종응씨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두고있다.


<보은은 내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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