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불태워 꽃피운 이웃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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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불태워 꽃피운 이웃사랑
  • 보은신문
  • 승인 1995.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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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선 여사 장학사업 10년째
〔내속〕광주리장수로 푼푼히 모은 쌈짓돈과 식당을 운영하며 모은 물 젖은 돈을 아낌없이 후배를 위해 장학금으로 내놓으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가족도 없이 혼자 살고 있는 이옥선여사(57, 내속 사내)는 광주리장수일 때부터 속리중학교 졸업생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 해오고 있는데, 지난 10일 졸업식장에서 졸업생 권지원, 구재영, 권보영학생에게 각각 20만원씩을 전달해 수상자의 눈시울을 적신 것은 물론 장내를 숙연케 했다.

왜냐하면 이여사가 전달한 장학금을 만들기까지의 그가 겪은 고생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혼자되어 죽으려고 찾아든 속리산이 지금은 이웃과 더불어 따뜻하게 살수 있다는 것이 고마울 뿐"이라고 눈시울을 적시며 풀어놓은 이여사의 인생행로는 그야말로 가시밭길 자체였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속리산에 들어와 죽을 결심도 여러번 했지만 죽는 것도 뜻대로 안돼 시작한 광우리장수, 속리산을 물론, 원남 화령, 보은장등을 떠돌며 푼푼히 모은 마음으로 장학금 전달은 물론, 어려운 이웃에게 쌀 한말을 팔아주고 연탄, 하면, 밀가루도 남몰래 들여놔 주며 베푸는 인생을 살아오고 있다.

형편이 조금 나아져 주차장 앞에서 진주식당을 경영하면서도 돈이 아까워 사람을 쓰지 못해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설거지를 하다보면 발이 시퍼렇게 멍이 들기가 일쑤고 츄리닝 두벌로 일년을 지내며, 보일러 한번 제대로 틀지 못한 체 모은 피같은 돈이지만 어려운 이웃에게는 아낌없이 내놓는 이여사이다.

죽을 때까지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이웃을 돕겠다는 이여사는 이제 겨우 식당을 처분하고 평생 처음 한가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새마을부녀회장을 10년째 맡고 있고 새마을부녀회면회장, 부녀적십자봉사대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주어 감사하다고.

'장학금을 주신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성장해서도 이여사님처럼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는 4통의 편지를 받아 눈물을 흘렸다는 이여사는 "힘없는 내가 해준 작은 도움인데도 이렇게 기억을 해주니 오히려 고맙고 보람을 느낀다"며 오늘도 나를 태워 주위를 밝히는 촛불같은 삶을 살기 위해 어려운 이웃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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